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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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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사골의 추억 28834 1975년 이던가 하여튼 그 무렵.... 나의 청년시절 한 해의 마지막 날 저는 어느 조용한 산사나 계곡에서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한 해를 마무리 할까 하는 생각으로 지리산 자락의 뱀사골을 선택했습니다 그 즈음의 뱀사골은 세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계곡이었지만 이곳..
은행나무 골목의 추억.... 전주의 전통 한옥 마을에 이웃한 풍남동의 은행나무 골목 교수님댁에서 나는 대학시절의 대부분을 보냈다. 넓은 골목길 무성한 탱자나무 울타리가 끝나는 곳에서 사립문을 열고 들어 서면 한 켠으로 긴 넝쿨장미 담장을 따라 걸어 들어 가야 본대문이 나타나고, 본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제일 먼저 나..
그리운 사람 날씨가 추워지니 어깨도 움추려들려 한다. 이럴 땐 아스라히 떠오르는 추억속으로의 정든 여행을 더듬어 봄도 가슴을 데우는 한 방법이 될성 싶다. 어느 날 그녀가 왔다. 전주 은행나무 골목의 교수님댁... 넝쿨장미가 긴 소슬대문간을 어지러히 덮으며 자태를 뽑낼 때 교수님 딸과 친구였던 그녀는 그..
어느 추석 무렵... 대둔산 골짜기에서 ~ 설날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추석이라니 ..... 비가 잦았고 태풍과 폭우의 피해가 큰 곳도 있긴 했지만 아무튼 세월의 파도 앞에서 보면 어쩔 수 없는 상채기들을 남기고 갈 수 밖에 없었나 보다. 그렇게 우리는 또 다른 추석을 맞아 조상들 앞에 우리가 추수한 열매를 받쳐 놓고 감사를 드려야하느..
당황스런 제안 ~ 대학 강의가 시작되기 전 아침 1시간씩 TESL이라는 영어 회화 시간이 전교생을 상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교수님은 영문학과 최**라는 여자 교수님이었는데 당시에 50대 후반 정도의 다정다감하고 아주 섬세한 여성미를 풍기는 분이셨다. 교실은 1곳 뿐으로 전체 수강생이 4~50명 정도 밖에 안되었지만 학..
젊은 날 ~ 우화를 마친 나비가 찾아왔다. 올 봄들어 처음 보는 모습이다. 이제 꽃들이 피는 소리에 참지 못하고 나왔다가 아직은 추운 탓인가 조금은 움추린 모습이 기운이 없어 보인다. 친구 아들의 결혼식에서 그녀를 보았다. 법대 40명 중에 홍일점이었던 그녀... 1학년 겨울 방학 때는 * 안경을 끼고 처음 교실..
아름다운 친구 ..영원한 청년이여 ~ 대학 입학 등록금 납입 마지막 날... 마감 시한은 오후 4시 30분. 전주 제일은행. 순창에서 농협에 근무하는 자기 친구에게 내 입학등록금을 구하러 간 친구겸 한살 위의 친척 형에게서 소식이 없다. 래듸오에서는 계속 정읍과 순창 복흥면 사이 갈재에 폭설이 쌓여 교통이 두절되었다는 뉴스를 내 보내..
모슬포 해변의 추억 ~ 제주엔 돌과 바람과 여자들만 많은 줄 알았었다 그러나 거기엔 유채꽃이 더 많았다.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곧 쓰러질 듯한 가녀린 모습은 영낙없이 노란 갈대 처럼 보였다. 벌들은 지천인 꽃밭에서 계속 노래를 불렀지만 바람이 센 날은 고행길의 연속이었다. 멀리서는 눈덮힌 한라산이 해안의 작은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