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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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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삼정산 - 7암자길 5월8일(음력 4월8일) 오늘은 부처님오신날이다. 지난 밤 강동역을 출발하여 오늘 새벽에 경남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 음정마을에 도착하여 오늘 거쳐야하는 7암자중 첫 경유지인 도솔암으로 오른다. 날이 밝아서야 벽소령대피소 전방 4.6킬로미터 거리의 이정표와 마주한다. 언제나 느끼는 바이지만 무박산행은 상당히 피로감이 중첩되어 초반 부터 기진맥진하기 일쑤다. 오늘도 그렇다. 벽소령으로 향하는 도로에서 오른편으로 꺾어 가파른 능선을 오른지 1시간여에 겨우 너덜지대를 지나고 머지 않아 올려다 보이는 도솔암 -------- 2019년엔 도솔암을 뺀 6암자를 그리고 2020년엔 오늘과 똑 같은 코스인 7암자코스를 다녀 왔었다. 6암자 코스만 다녀 오려면 서울에서 새벽녘에 출발해도 가능하지만 도솔암까지를 포함한 7암..
남원 봉화산의 철쭉꽃 (4월23일) 오늘은 백두대간 6구간이라 이르는 남원 봉화산을 찾는다. 이곳은 마침 철쭉꽃이 한창이라 산행의 묘미가 더해지는 하루였다. 눈이 시릴 정도로 찬란한 보랏빛 제비꽃들이 앞 다투어 환영인사를 나왔다. 이곳으로 오는 길에 흥부와 놀부의 전설이 전해오는 아영면 소재지를 지나 왔는데 코로나19 여파인지 읍소재의 활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마음이 무척 시려 왔다. 내 어렷을 적에는 몹시도 북적대던 읍이나 면 단위의 소재지들 .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그 소도시들이 예전의 영화의 그늘에 숨어 그저 마지 못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아픈 현실!~~~~ ... 곱다란 철쭉꽃 군락 넘어로 경남 함양군 백전면의 부락들이 앞으로 분주해질 농번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가 따스한 봄볕 아래 아지랭이 속에서 꿈을 꾸고 있는 듯하다. ..
설악산 : 2021-05-22: 한계령 < - > 중청봉 2021-05-22 새벽 3시30분 어둠속에서 한계령 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한다. 올 설악산 첫 탐방길이다. 지난 5월1일 지리산 종주길에서 얻은 오른쪽 발목 부상과 그로 인한 왼쪽 오금쟁이의 근육 뭉침 현상으로 걷기가 어려운 상황인데 내가 너무 무리한 것 같다. 사실 몇년 전 부터인가 이 설악을 오를 때면 "내가 얼마나 더 이 산을 오를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늘 내 자신에게 던지곤 한다. 그러면서 내 컨디션이 좀 좋지 않을 때는 오늘 처럼 무박이 아닌 1박2일로 다녀야 하겠다고 생각하지만 컨디션이 괜찮을 때는 오늘 처럼 이렇게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무박산행에 동참하게 되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나도 나무들도 세월속에서 같이 늙어 간다. 이 나무를 처음 만났을 때, 그리고 십여년 전만 하여도 세월의 흔..
설악산 : 중청봉 -- > 설악동 (21-05-22) 중청에서 설악동을 향하여 내려 갑니다. 30여년 전 부터 무수히 오르내렸던 이 길 이제 점점 애증의 농도만 짙어가고 이 나그네는 이 산자락에서 점점 더 작아지는 자신의 모습을 서글프게 지켜 보아야만 합니다. 큰님이시여, 당신의 이 동산을 헤집고 다니던 때가 너무나 행복했나이다. 큰 사고 없이 예까지 이른 것은 모두 당신의 보살핌 때문이었음을 아노니 비록 제가 가끔 님을 잊고 경솔한 행동을 보일 때라도 제 본심이 아님을 아시고 바른길로만 인도해 주소서!~~~~ 천당릿지의 모자(母子)상 세월이 가도 어머님의 모성은 변치 않을 것임을 보여주려는 것일까 마주 앉은 모자 너무 다정스럽다. 천당폭포 양폭 협곡 3주 전 지리산에서의 부상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설악산 무박산행은 무리였나 보다...
지리산 종주기: 성삼재 - > 세석대피소 (2021-5-1) 내가 처음 지리산 무박종주에 나섰던 게 2013년 7월 16일이었으니 지금으로 부터 거의 8년전의 일이다. 그 당시는 야생화들도 많이 피어 있었고, 날씨도 맑아 지리산을 걷기에 딱 좋은 날씨였던 것 같다. 그러나 오늘은 이곳의 날씨가 여간 심술스러운 게 아니다. 소태풍급의 바람에 안개비에 그리고 또 때로는 얼굴을 할퀴며 달겨드는 우박에 .... 여간 심술스럽고 요사스러운 게 아니다. 어떻든 우린 새벽 3시 30분 쯤 성삼재에 도착하여 산악회에서 준비해 간 요리로 간단히 아침식사에 가름한다. 성삼재에서 중산리 까지는 대략 35Km로 설악 공룡능선이나 화채능선 보다 더 길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어둠속 폭풍우를 뚫고 한참을 걷다 보니 노고단이런가 저 멀리에 무법자들의 가랑이 사이로 불빛이 새어 나온다. 나는..
지리산 종주기 (세석대피소 - > 장터목대피소: 2021-05-02) 5월2일 -- 큰님께서 안겨주신 "나의 날"이다. 나는 그것을 느낀다. 어제의 발목 인대가 나간 것 ;;;; 그리고 세석대피소의 휴식 .... 그리고 온 숲을 날려 버릴듯한 그 폭풍의 황혼녘 .... 그 모든 일들이 큰님의 뜻인 줄을 느낀다. 그래서 지금 까지의 모든 일에 감사드린다. 그런데 오늘 아침 또 문제가 터졌다... 나에게 얼음 찜질을 해주신 고마우신 세석대피소 관리인 김용환님!...... 그런데 곤란한 문제가 생겼어요. 이 고마우신 김용환님이 어젯밤 부터 오늘 아침 까지 계속해서 나에게 부탁겸 지시를 내리네요. 백무동이나 천왕봉 쪽으로 내려갈 생각을 하지 말고 꼭 거림 쪽으로 내려 가야만 한다구요....... 그래서 나는 알았노라고, 그렇게 하겠노라고 건성으로 대답만 했었습니다. 하지만 난 꼭..
지리산 종주기(3) - 장터목 대피소 - 천왕봉 고도(1750m)가 높아지고 눈보라가 치니 ,아침 샛때가 지났는데도 기온이 오르지도 않고 추위가 더욱 심해진다. 취사장을 서둘러 찾아 남은 떡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강풍에 대비하여 준비해 간 비옷을 방한복 대신 겉에 걸친다. 천왕봉과 해후할 준비는 대강 끝냈다. 이날이 마침 일요일 이었기에 많은 인파로 넘쳐났다. 옛날 이곳이 지리산의 남쪽과 북쪽 사람들이 서로 만나 물물교환을 했다던 말 그대로 5일장 처럼 붐볐다. 새벽 같이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넘어와 백무동이나 거림으로 내려갈 산객들 .... 반대로 새벽에 백무동이나 거림에서 올라와 천왕봉을 올랐다가 중산리로 내려 갈 사람들!~~~ 추위 속에 떨면서 식사를 했지만 그래도 아쉬워서 다시 한번 돌아 보며 작별 인사를 하는 내 마음!~~~ 양짓녘의 진달래꽃..
계룡산(2020-12-19) 영하1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 이 같은 초겨울에 계룡산을 찾은 적이 없었던 나는 오늘의 여정이 새롭게 느껴지기 까지 한다. 젊은 시절 몇번인가 찾았던 동학사 계곡 주차장에서 내려 곧바로 오른편의 천정골로 접어 든다. 역시 처음 오르는 계곡이며, 이 계곡에서 2Km남짓 되는 남매탑을 거쳐, 삼불봉과 자연성능을 거쳐, 관음봉 아래서 갑사로 통하는 연천봉 고개에서 역시 오늘 처음 찾는 신원사로 하산할 것이다. 역시 첫 만남은 소중하고 마음 설레게 하는 것 .... 그래서 오늘 산행이 나에겐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얏호!~~ 천정골과 신원사 계곡 .... 조금 있다가 보세 ....... 예전 이곳 동학사 계곡을 찾은 것은 주로 꽃피는 봄날, 아니면 여름날이거나, 단풍철이었던 같다. 오늘 처럼 이렇게 어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