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 2021-05-22: 한계령 < - > 중청봉

2021-05-22

새벽 3시30분

 

어둠속에서

한계령 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한다.

올 설악산 첫 탐방길이다.

 

지난 5월1일

지리산 종주길에서 얻은 

오른쪽 발목 부상과

그로 인한 왼쪽 오금쟁이의 근육 뭉침 현상으로

걷기가 어려운 상황인데

내가 너무 무리한 것 같다.

 

서북능선 북능이 올려다 보이고 

 

사실 몇년 전 부터인가

이 설악을 오를 때면

"내가 얼마나 더 이 산을 오를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늘 내 자신에게 던지곤 한다.

 

그러면서 

내 컨디션이 좀 좋지 않을 때는

오늘 처럼 무박이 아닌

1박2일로 다녀야 하겠다고 생각하지만

 

컨디션이 괜찮을 때는

오늘 처럼 이렇게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무박산행에 동참하게 되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수십년 동안 이 곳을 통과하면서 인사를 나누던 나무 

 

나도 나무들도 

세월속에서 같이 늙어 간다.

 

이 나무를 처음 만났을 때,

그리고 십여년 전만 하여도

세월의 흔적이 이토록 무상할 줄은 몰랐다.

 

그런데 

수십년간의 인연을 돌이켜 보는 지금,

 

나도 그대와

그렇게 판박이라는 것을 인정하며

한점 흰구름이 되어

정든 이 한계령을 넘는다.

 

귀룽나무꽃

꽃들은 

내 곁으로 와 웃었다

 

예까지 오느라

얼마나 힘들었느냐 물으며 웃었다.

 

나도 따라 웃었다

 

그대 미소를 보니

피로가 싹 가셨다 대답하며

씨-익 웃었다

 

지금 쯤 

마등령 고갯마루

외설악이 내려다 보이는 벼랑 위에서도

귀룽나무꽃들이 만발하겠지

 

그 귀룽나무꽃잎에 새겨졌던

내 미소들은

지금은 어느 하늘가를 배회하며

떠돌고 있을까

 

사랑하는 꽃들

그 꽃들의 후예인 열매들도!~~

 

올려다 보이는 <나폴레옹 모자> 

이제 한계령3거리에 가까이 왔나 봐요.

 

저 나폴레옹 모자 바위는

한계령3거리에서 귀떼기청봉 쪽으로

약40~50미터 거리에 있으니까요.

 

멀리 가리봉은 안개베일로 얼굴을 가리고 ---

 

들머리인 한계령쪽을 뒤돌아 보니

상투바위에서 한계령 건너편으로

안개 모자를 짖눌러 쓰고 얼굴을 가린 가리봉곁으로

주걱봉과 삼형제봉 모습이 

잡힐 듯 말 듯 아련하다.

 

오늘 지나가야할 서북능선 북능 

막상 지나갈 때는 

잘 느껴지지 않던 자태가

 

이렇게 멀리 떨어져서 보면

더 없이 멋진 풍경으로 안겨 오는 것을!~~~~~

 

한계령의 운해

왼편 윗 부분에 조그맣게 잡히는 도둑바위 ~~~

 

나는 고독한 도둑바위!~~

 

사파를 끌고 가는 운해위에 앉아

나와 세상의 시시비비를 

귓전으로 흘린다.

 

나폴레옹모자 -- 한계령 삼거리의 랜드마크 ----

멋진 그대 모습,

나도 나폴레온 모자를 쓰고

이 능선을 거닐며

 

대청, 공룡, 용아와 함께

내내 구름을 타고 

흘러볼꺼나!~~~~

 

일출시 --- 한계령삼거리에서 바라 본 공룡능선과 용아장성의 꿈속의 춤

먼동속에서

몽유도원도를 완성한 설악!~~

 

아!~~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결

유려한 그대의 율동이여!~~~

 

고혹적인

그대의 관능미여!~~~

 

  도둑바위와 운해 ---

아직도 

자기의 임무를 완성하지 못해서인가

 

한계령의 운해는

아쉬움의 끈을 놓지 못하고 ---

 

오른쪽 끝 중청봉 -- > 무릉도원 (용아와 공룡의 꿈속 유희)

멀리 공룡의 1275봉과

가까이로 봉정암의 암봉들도

이제 아침을 맞을 준비로 

기지개를 켠다.

 

사자들의 영혼위로 내리는 새벽 빛

 

서북능선 북능에서 내려다 본 안개바다 위의 도둑바위

 

나도옥잠

 

구름을 이고 있는 점봉산과 한계령 건너 흘림골이 또렷하고 --- 

 

아기자한 흘림골 ---      마치 숨겨 놓은 보석상자 같네 ..

 

서북능선에서 내려다 본 운해

 

 

 

풀솜대 꽃망울

 

개별꽃

 

큰앵초

 

끝청봉에서

 

끝청봉에서

 

용아장성릉과 공룡능선, 그리고 멀리에 북설악

 

가운데는 봉정암의 암봉들 그리고 왼편으로 용아장성릉과 오른편으로  멀리에 천화대와 1275봉 등 --

 

귀때기청봉과 백운골의 경사면들

 

진달래 만발한 등산로

 

야수는 꽃을 좋아해

 

가운데 봉정암, 그 왼편으로 용아장성릉,그리고 그 뒤로 공룡능선과  더 멀리에 북설악 

 

봉정암 뒷편의 암봉군: 마치 한 송이의 꽃봉오리 같아요.

 

드디어 왼편에 중청, 오른편에 대청봉이 올려다 보입니다.

 

대청봉

 

노랑제비꽃

 

철 늦은 얼레지의 춤

 

중청대피소에서 올려다 본 대청봉

 

중청에서 내려다 본 외설악

 

 

 

천당릿지, 만경대, 화채봉, 숙자바위, 망군대등 ....

 

오르지 못하는 중청봉이 올려다 보이고 ....

 

이제 언제 또 다시 이길을 걸어 볼 수 있을까

그리운 날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