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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지리산, 삼정산 - 7암자길

5월8일(음력 4월8일)

오늘은 부처님오신날이다.

 

지난 밤

강동역을 출발하여

오늘 새벽에

경남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 음정마을에 도착하여

오늘 거쳐야하는 7암자중 첫 경유지인

도솔암으로 오른다.

 

날이 밝아서야

벽소령대피소 전방 4.6킬로미터 거리의

이정표와 마주한다.

 

언제나 느끼는 바이지만

무박산행은 상당히 피로감이 중첩되어

초반 부터 기진맥진하기 일쑤다.

 

오늘도 그렇다.

 

벽소령으로 향하는 도로에서 오른편으로 꺾어

가파른 능선을 오른지 1시간여에

겨우 너덜지대를 지나고

머지 않아 올려다 보이는 

도솔암 --------

 

2019년엔 도솔암을 뺀 6암자를

그리고 2020년엔 오늘과 똑 같은 코스인

7암자코스를 다녀 왔었다.

 

6암자 코스만 다녀 오려면

서울에서 새벽녘에 출발해도 가능하지만

도솔암까지를 포함한 7암자를 목표로 한다면

무박산행을 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바이올렛님과 자녀들 : 도솔암 마당에서>

 

수행자나 관계인 외 일반인에게는

4월 초파일 

딱 오늘 하루만 개방하는 이 7암자길....

 

그리고 이 암자들!~~~~

 

지구와 바다를 상징하는 의미일까?

 

소담한 조각품 하나

우주를 담고 싶은 마음에

로켓다리를 달고

하늘을 나르는 꿈에

계속 젖어 있다;

 

년중 단 한번

세상 바람과의 만남 속에서

과연 그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무념무상의 경지에 든 듯

조신스런 그 어깨 위로

부처님의 말씀이 푸른 바람 타고

조용히 얹힌다.

 

<그랜드산악회 총무: 원더우먼>

 

도솔암에서 영원사 가는 길.....

 

새싹의 기운을 받아

푸르고 힘찬 또 한 해를 보내시길!~~~

 

온통 연초록으로 물든 날!~~

 

생명은 연초록으로 부터 ! ---

그리하여 나는

새생명으로 다시 태어 나나니 !~~~~~

 

<영원사 입구에서>

 

<금창초>

내가 금창초를 처음 본 것은 

10여년 훨씬 전

창원의 화왕산에서이다.

 

이 꽃을 처음 대했을 때의 그 감동은

이루 다 말 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 후로

해남의 두륜산과 달마산, 

그리고 이곳에선 3년전과 2년전에

오늘 이곳에서 보는 금창초가 

정말 사랑스럽게 느껴저 

또 눈을 맞춰 본다.

 

<영원사를 앞에 두고>

 

자목련과 철쭉꽃으로 치장한 <영원사> 

 

<선림>이라 표기한 걸 보니

이 절은

불법 보다는 선을 위주로 하는 사찰인가 보다.

 

<두류>는 지리산의 또 다른 이름이다.

 

<총무님과 바이올렛님>

 

이제 영원사를 뒤로하고

빗기재를 향해 오르기 전

기념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해주시는 님들

 

<참개별꽃>

 

<바위말발도리>

 

영원사에서 빗기재에 이르는 구간엔

힘든 산행길에

이처럼 심심찮게 나타나는 야생화들이

피로를 풀어 준다.

 

빗기재에서

삼정산으로 오르기  위한 능선으로 올라서기가

어찌 그리도 함들던지

 

언뜻 올려다 본 이 나무가

흡사 나의 찌그런진 입술 모양을 

흉내라도 내는 걸까?

 

이제 마지막 얼레지 하나,

 

잘 가란 인삿말에

내 피로가  봄볕에 눈 녹듯

잦아들어요. 

 

역원추형의 바위위 작은 평원에

한 가족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

 

부디 자손 만대로

무사히 번성하길 기원해 본다.

 

삼정산 오르는 길 앞에

출입금지 표지판이

떡 버티고 있네요.

 

그러나 언제 올지 모르는 나,

기어이 이 금지 구역을 통과합니다.

 

2년만의 해후 -- 

 

삼정산도 잘 있어!~~~~ 

 

삼정산에서 내려와 

<상무주암>으로 향합니다.

 

평소엔 자물통을 잠궈 놓는 듯

철조망 문에 문고리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철이른 <풀솜대>의 봉오리들이

자기들의 화려한 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못내 아쉽다는 듯

고개를 떨구고 아쉬움을 표하네요.....  ㅎ

 

상무주암에선

예전의 그 딱딱했던 너울을 벗고

떡이랑 음료를 준비해서 

나그네들을 대접하고 있다.

 

이곳의 사진도 담지 못하게 했던 계율(?)을 풀고

남녀 신도들이 적극적으로 

손님 접대에 참여하는 모습이 활기차 보인다.

 

그러니 

자연히 불전함도 두둑해지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Win - Win하는 계기가 되었다.

 

모든 게 보기에 좋았다.

 

<금낭화>

 

야생의 금낭화 

이런 횡재가 !~~~

 

주왕산 절골의 금낭화!

그 계곡물에 아롱진 금낭화의 미소

잊을 수가 없는데

 

여기 이곳의 그대 역시

지난 번의 만남 이후로

오늘도 기다리던 나에게 실망을 주지 않는구려.

 

<문수암> 입구에 금낭화가 한창이다.

 

<문수암>은 거다란 암괴 옆에

그 암괴에 기대어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 암괴 아래

깊히 파인 공간에는

100여명 이상이 족히 대피할 수 있을 것 같다.

 

<문수암>

 

<상무주암>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순례객들을 위한 편의는

적극적으로 베풀지 않고

작은 커피포트를 준비해 놓는 정도로

최소한도의 배려를 하고 있었다. 

 

<삼불사>가는 길

 

무성한 고비의 힘찬 웅자가

내 육신에 벅찬 에너지를 주입시켰다.

 

<삼불사>

 

삼불사 마당에 서니

지리산 주능선 위로 

선명한 무지개가 떴다.

 

이무렵 

한 달 전에 출가한 딸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 생일을 챙겨 주려는

이런 살뜰한 움직임은

결혼한 후에 비로소 나타난 변화이다.

 

무려 41년이 지난 오늘!~~~

그러나

이 정도도 다행이라 여겨야지 .

...  

핸폰으로 담은 무지개가

거의 표시가 나지  않는다.

 

1시간 이상을 걸었을까?

가까스로 <약수암>에 이른다.

 

상당히 지루하게 느껴지는 

산행길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부터 였다.

 

지지난 해에는 이 약수암에서 

길을 잘 못들어

인근 동네 한 농부의 트럭을 임차하여

가까스로 실상사 입구 까지 갔었고,

 

오늘 또한 

임도를 따라 실상사 까지

하염없이 걸어야 했으니

 

<실상사>

 

오늘도 시간에 늦은 관계로

실상사 내부를 둘러 보지 못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산행이다.

 

유서 깊은 <실상사>

 

이 장승들은 알고 있을까?

황산벌의 역사를!~~

 

그리고  이 외딴 산골

민초들의 애환을!~~~~~~~ 

 

이 해의 초파일도

이리하여

아주 작은 고행을 감수하며

수도승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하루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