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계곡.숲속길의 명상

(57)
홍길동과 미네르바 홍길동이 있었어요. 내 슬픈 모습이 보이면 수백년의 거리를 훌쩍 건너 와서 저의 축 쳐진 어깨를 가만히 어루만져주던 그 사람 풀잎들이 시들어서 앓아 눕는 모습이 안쓰러워서 일까요? 그이가 또 왔어요. Minerva라는 이름으로 돌아 온 그이를 향해 풀잎들은 환호의 박수를 보내고 광풍은 숨겨 놓은 비..
풀잎위에 눈은 내리고... 눈이 내렸어요. 예년의 1/3 수준에 머무른 강우량 탓에 산에만 오르면 바짓가랭이에 하얗게 옮겨 붙은 먼지가 귀찮게만 여겨졌었는데 비록 5cm라는 적은 적설량 이지만 이렇게 하얀 손님이 되어 내려 오니 얼마나 고마운지요. 몸져 누운 풀잎위에 눈은 쌓이고 휜 허리를 양손 짚어 지탱하며 속으로만 칭..
새해에는.... 새해도 벌써 사흘이 흐른다. 도도한 역사의 강물위에 점 하나 보다 작은 미물인 나..... 그래도 존재한다는 기쁨과 이 아름다운 세상을 이루고 있는 한 부분이라는 자부심을 어찌 간과할 수 있으랴. 그렇다면 나는 항상 새로와 지는 시간의 강물위에서 나 자신도 항상 새로와 지며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
오색으로 물든 가을 아침 숲길에서 나의 숲길에 고즈넉히 내리는 이 가을 아침의 햇살은 어느 님의 따스한 가슴을 휘돌아 나오는건가요? 그님의 마음에는 평화가 깃들었든가요? 이렇게 많은 색깔의 아름다움이 모두 조화롭게 제 자리를 지키며 행복해 하던가요? 그래요. 당신의 가슴을 감돌아 나오는 이 빛은 나의 가슴속 언저리에서 흘..
가을이 깊었어요... 새움을 바라보며 꿈을 꾸던 날들도 벌 나비되어 꽃밭을 나르던 날들도 꿈결속에 흘러 가 버리고 이제 낙엽의 길위에 나 홀로 서 있네... 꽃들이 가슴을 열고 꽃술을 흔들면 사랑의 빛에 갇혀 포로가 되어 버리는 슬픈 곤충....... 그러나 꽃이 지고 낙엽만 날리는 이 가을엔 곤충들의 날개는 낡아 나르지 ..
씨앗 하나만을 남기고.... 그래... 인생이 한낱 꿈에 지나지 않을진데 무한히 작은 미립자로 왔다가 역시 무한대로 광활한 우주 가득히 해체되어 떠나간들 어떠리. 하지만 그럴지라도 될 수 있는 한 아름다운 꿈을 꾸자. 슬프거나 아픈 악몽 보다는 비록 꿈일지라도 행복한 꿈이 낫지 않겠는가? 사는 동안은 인위적인 것들 보다..
물망초 깊어 가는 밤을 따라 여름도 깊어 가누나... 하늘의 별들도 세상의 꽃들도 모두 그대의 미소 뒤로 사라져 버렸네... 어느 누가 다시 말할 수 있으랴 아픔이 없는 이별을 ~ 어느 누가 감히 초연할 수 있으랴 죽음 보다 더 아픈 이별 앞에서 ~ 죽음은 아무 것도 모르는 세상 속으로 들어 가 버리는 것... 이별..
라일락 향기 따라 오신 님~ 꽃의 미소가 이토록 가슴 에이는 아픔인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라일락의 향기도 이토록 무거운 슬픔의 그림자인 줄을 예전엔 정말 몰랐구요. 그대가 가끔 던져 주는 웃음 마저도 어두움에 가려서 볼 수 없고 다만 풍경소리의 여운같은 흔적으로 남아요. 그대의 향긋한 흔적이 그리운 날은 더 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