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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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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들꽃들(2) ~ 전기 포트와 녹차를 우려 내는 예쁘고 작은 기구를 하나 샀다. 보면 볼 수록 귀엽고 신기해서 지난 여름 백령도에서 사온 약쑥차를 한번 달여 본다. 씁쓸하면서도 정갈한 기운이 가슴 하나 가득 메우며 한없이 아래로 아래로 나를 침잠시켜버린다. 나는 지긋히 눈을 감아 본다. 나는 없고 세상에는 어..
가을의 들꽃들 (1)~ 스산한 가을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한다. 벌써 한해가 저물어 가는 것인가? 강원도 산악지대에는 첫눈도 내리고 얼음도 얼었다. 하루의 황혼녁이 아쉬움을 던져 주 듯이 한해의 늦 가을은 애수를 가져다 준다. 또한 늦 가을은 인생의 황혼기를 생각키우기도 하는 상징성을 내재하고 있어서 더욱 가슴이 ..
민들레 홀씨 ... 동물은 식물과는 달리 어디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는 있으되 동물 역시 자기의 보금자리를 떠나서는 결코 자손을 퍼뜨릴 수가 없다. 여기서 보금자리란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고향을 말하지만 그 고향이야말로 식물로 말하면 자기가 뿌리 내린 토양 처럼 모든 양분과 기후 바람 햇볕 까지도 포함한 일..
인사동 나들이 친지의 작품전에 갔다. 인사동 성보갤러리에서 전시되는 韓自會(한국의 자연을 사랑하는 모임)회원들의 자연을 담은 모습들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당산중학교 교사이기도 한 친지는 여름방학을 모두 이 작품전 출품을 위하여 쏟아 부었다고... 이곳에는 그 친지의 작품 3점 만을 올리기로 한다. 잔대..
번개와 동행한 아침 산행길 ~ 번개 천둥과 동행한 아침이었다. 남한산성 서문까지 올라 갈 때는 좋았었다. 날씨는 칙칙했지만 햇빛이 나지 않아서 그런데로 시원해서 잘 나왔다 싶었다. 그러나 서문에서 연주봉 옹성을 향해서 몇 걸음 옮겼을 때 부터 갑자기 쏟아지는 비가 걸음을 멈칫하게 했다. 비에 젖은 꽃들의 모습을 담고 싶..
친구의 눈동자... 친구의 불안한 음성이 귓전을 울렸다. 평소 같으면 무척 명랑하거나 적어도 명랑한 척 이라도 했을텐데 그날 따라 유난히 착 가라앉은 목소리가 무거운 슬픔 같은 것을 안고 내 가슴으로 굴러왔다. 눈의 수정체 수술을 해서 앞으로 한 달간은 꼼짝 못하고 집에 갇혀 있어야 한다고... 수정체는 눈의 망..
요즘 ~ 요즈음... 계속되는 장마 때문에 산행도 여의치 않다. 잠시 틈을 내서 그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거의 잃어버린 컴퓨터 워드를 배우러 동네 복지관에 나간다. 오래전에 배운 것에 많은 부분이 추가 되어 있었다. 아직도 안면마비 증세는 완쾌가 되지 않았다. 서울레저에는 월.수.금요일에 계속 나가서 수..
장미의 계절에 ~ 넝쿨장미가 반겨주던 그 집... 사람들은 평화로왔고 정원에는 계절에 맞춰 예쁜 꽃들과 정원수들이 붉게 또 때로는 푸르고 새하얗게 잠들고 깨어나서 웃고 대화를 나누던 집... 가끔은 거문고 소리와 가야금 소리가 울릴라 치면 꽃들은 더 짙은 향기를 발하며 같이 취해 돌아가던 시절... 넝쿨장미는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