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1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
이 같은 초겨울에
계룡산을 찾은 적이 없었던 나는
오늘의 여정이
새롭게 느껴지기 까지 한다.
젊은 시절 몇번인가 찾았던
동학사 계곡 주차장에서 내려
곧바로 오른편의 천정골로 접어 든다.
역시 처음 오르는 계곡이며,
이 계곡에서 2Km남짓 되는
남매탑을 거쳐,
삼불봉과 자연성능을 거쳐,
관음봉 아래서 갑사로 통하는
연천봉 고개에서
역시 오늘 처음 찾는
신원사로 하산할 것이다.
역시 첫 만남은
소중하고 마음 설레게 하는 것 ....
그래서
오늘 산행이 나에겐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얏호!~~
천정골과 신원사 계곡 ....
조금 있다가 보세 .......
예전 이곳
동학사 계곡을 찾은 것은
주로 꽃피는 봄날,
아니면 여름날이거나,
단풍철이었던 같다.
오늘 처럼 이렇게
어정쩡한 계절에 찾지는 않았던 듯하다.
동학사 주차장에서
불과 200미터 정도 되는 지점에서
오른편으로 갈라지는 천정골 ...
심한 가뭄 탓인가
목마른 개울이
애처러워 보인다.
올라 오는 등로를 덮고 있는
12월의 서설이
아침 햇살에 찬란히 부숴지며
현란한 별무리를 흩뿌린다.
고도를 높힐 수록
차거워지는 날씨에
벗어 두었던 점퍼를
도로 꺼내어 입고,
머리를 싸맸던 얇은 수건도 벗고
방한모로 갈아 쓴다.
겨울 산을 오를 때면
기상 이변에 대비해야 하니
아무래도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남매탑을 옹위하고 있는
신성봉과 645봉이 웅혼한 자태로
남매탑을 내려다 보고 있다.
내가 이곳에 머무는 잠시 동안에
몇 차례나 이 탑의 주위를 돌면서
각 4면 마다에서
합장을 하며
탑돌이를 하는 중년의 아낙네 ....
무슨 소원을 빌고 있을까?
부디 그녀의 소원이 하늘에 닿아
성취하기를 나도 같이 빌어 본다.
남매탑을 옹위하고 있는
645봉이 내려다 보이고,
그 오른편으로는
동학사 계곡으로 합류하는
가파른 경사면이
깊은 골을 형성하며
흘러 내린다.
멀리
천황봉에서 건너다 보거나,
동학사쪽에서 올려다 보면
마치 3기의 부처상으로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 .....
5년 전에는
큰골을 지나 금잔디 고개를 넘어
이곳을 통과하여
자연성릉과 갑사로 하산한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지금 보다 1개월 쯤
빠른 11월 20일 경으로
단풍이 최절정을 이룬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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