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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하나 이슬 하나

물의정원, 남한산성의 봄꽃들

세월은 덧없어요.

 

점점 야위어져 가는 내 신체의 변화에

그저 숙연해지는 내 심사....

 

그러나 그런 내 마음의 변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절은 또 다시 한 모퉁이를 돌아

벌써 봄이 깊었네요............. ㅎ

 

개암나무 숫꽃

 

제 숙명의 상채기

떨켜를 재치고

저는 이렇게

붉은 미소를 보여드릴 수 있어 감사해요.

 

님이 보시기에 

제가 모진 자해(自害)를 저지른다고 여기셨을지 몰라요,

 

하지만 그 아픈 세월의 흔적 속에서도

저는 이렇게 황홀한 미소를 준비하고 있었답니다.

 

생강나무꽃

 

쓸쓸한 제 모습이 너무 초라해 보였어요.

그래서 잎이 채 피어나기도 전에

이렇게 꽃으로 먼저 치장을 해 보았어요.

 

그래서 조금은 위안이 되네요.

 

때로는 꽃샘추위에

내 온몸이 얼어 붙기도 했어요.

 

그래도 가끔씩 찾아드는 봅볕 속에서

세상의 황량함을 누그려뜨려주는 내 모습이 대견스러워

봄바람을 붙들고 조용히 흔들리며 웃음을 띄워 보아요.

 

물의정원에서

 

호수의 살결은 푸른빛,

그러나 오늘 따라 무채색으로 나를 맞아요.

 

석양볕 아래

서걱이는 갈대의 매마른 음조가 애처로운데

갈대숲에서 날 반겨야 할 오목눈이 조차 어디로 간 것일까

 

잎진 나무와 비인 돌의자의 풍경안으로

자꾸만 걸어 들어가고 있는

내일의 내 눈동자여!~~

 

갈대밭에 스러지는 황혼

 

기다림은 여유로움의 다른 색깔이던가요?

 

봄을 기다리는 잠시 동안,

더디어진 강물 위에서 꿈을 꾸어 봅니다.

 

흐르지 않는 겨울 실개천은

내 한쪽 얼굴의 반영(斑影)이런가.

 

야위어진 얼굴위에

곧 감겨질 듯

노안(老眼)이 야속타.

 

푸른빛은 어디쯤에서 행군을 멈추고 있는 것일까?

 

무료한 마음은

강물에 어린 미류나무 가는 줄기 마다에

새싹을 틔워보는데.....

 

~~~~~~~~~~~~~~~~~~~~ 3월 23일 ~~~~~~~~~~~~~~

 

올괴불나무꽃

 

 

긴 기다림 끝에

들릴 듯 말 듯 속삭이는 봄 소식 ...

 

그 여린 희망의 속삭임에 주위를 돌아 보지 않고

버선발로 성급히 달려 나온 앙증맞은 작은 꽃 떨기들!~~~

 

아침 저녁 매운 추위속에

여리디 여린 볼따귀에 보송히 솟아난 솜털 사이로

*모진 시련의 시간들이었지만

기다림의 순간들은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어요,*

라며 붉은 입술로 자기의 아픔을 덮어버리고 말아요.

 

솜나물

 

양짓녘으로 오세요.

추위에 내몰린 마음들이여,

 

제 작은 가슴에

이 양짓녘 햇볕을 듬뿍 품었다가

다가 오는 그대의 휑한 가슴에

한 아름 가득 안겨 드릴께요.

 

현호색

 

햇빛에 눈이 부시어

봄의 모습을 볼 수는 없어도

다가서는 그대의 기척에 내 가슴이 떨려요.

 

* 자 들어 보실래요?

제 가슴의 울림을 전해드리는 귀여운 트럼펫 소리를! *

 

 

청노루귀

 

언제나 혼자는 외로워요.

그러나 동행이 있다해도

늘 행복하다 말 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오늘 같이 따사로운 날엔

그 누구라도 좋겠어요.

 

좀 더 가까이 와 주세요.

외로운 이여!

 

노루귀

 

둘 보다 셋이 되니

더 따스해 보여요.

 

노루귀

 

만개한 노루귀 ....

어느 한 부분 흠잡을 데 없이 완전한 아름다움이네요.

 

내 마음속에서도 이렇게 곱다랗게 피어나기를!~~~

 

청노루귀

 

꿩의바람꽃

 

태양을 따라 궤적을 그리는 그대 얼굴....

 

그러다 그 태양이 석양녘에 안녕을 고하면,

마음 둘 곳 없어

꽃나래 접고 땅에 코를 박듯히

고개를 떨구고 흐느낌으로 긴 밤 지새우는

 

바람속의 해바라기 여인이여!~~

 

꿩의바람꽃

 

복수초

 

복수초

 

복수초

 

내 앞 동산 남한산성에도

벌써 봄의 화신인 꽃들이 져 가요.

 

왔는가 하여 돌아 보면

어느 새 저만치 앞서 날아가네요.

 

비워지는 내 마음을 채워둘 수가 없어

이렇게 헛되이

손가락 궤적을 따라 마음을 움직여 봅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