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풍길 .. 그 아름다운 동행님들 ..
꽃비가 내리는 걸 보니
이제 봄도 사뭇 깊었나 보다.
나물 캐는 저 여인네도
한닢 낙화로만 보이나니 ....
땅이 아무리 매말랐더라도
우리 끈끈한 형제애로 더불어 살자구요.
그러다 보면
어느날엔간 봄비가 내리는 날도 있겠지요.
은혜의 단비 말이예요.
저는 가시 옷으로 무장하고 있으니
함부로 덤비지 마세요.
다만 제가 알맞은 시간이 되어
빠알갛게 미소 지을 그 때에
잘 맞추어 오세요.
당신의 정중한 숨소리가
제 가슴을 에워싸고 다가 오면
바로 그 때
제 모든 정성으로 빚어 넣은 진수,
한아름의 산딸기로
당신과 하나가 될래요.
제가 너무 헤픈 미소를 띄웠나요?
그러나 어쩔 수 없잖아요.
제 미소의 주인은 시간 ...
오직 시간만이
저를 그 지경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런 제 헤픈 미소와 꿀 미끼 탓에
벌, 나비들이 과로로 힘들었다구요?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건 공평한 거래인 것 같아요.
공정한 기브 엔 테이크(Give and Take)...
그 공정한 거래를 통해서
저는 열매를 맺고
제 미소의 허울을 벗어 버려요
이제 또 시간의 부추김으로
열매속에
내 분신들의 진수를 다져 넣어야죠.
그렇게 저는 쉴 틈이 없어요.
저는 시간의 아들이며
동시에 시간의 한 부분이며
그러기에 저는 시간 그 자체이며
곧 자연입니다.
척박한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어쩌자고 그리도 곱게 단장을 하는가 ...
가슴을 열지 않고
몇만년을 버텨온 저 바위 마저
어여쁜 그대 유혹에 못이겨
가슴 가장 아늑한 곳에 자리를 마련해 주노니
부디 가솔들 더불어
세세년년 번성하기를!~~~~
저는 이제 해체기가 가까워졌나봐요.
제 빛이 어딘지 야위워지지 않았나요?
그래요.
이제 저는 제 바톤을 이어 받을 계주자에게
제 자리를 내어주고
구름 처럼 바람 처럼 사라져야 하네요.
그래서 지금의 제 빛이 시들해짐은
그런 해체기의 한 준비 단계이겠지요.
하얀 조팝나무꽃과 산벚의 조화가 멋진
남한산성 서문쪽 전망대 ......
봄빛
그 연초록 잎사귀 사이로
치렁 치렁 고결한 하얀 꽃댕기 !
참 사랑스럽기도 하여라 .....
산할아버지께서 이곳에 벚나무를 심어 놓은지가
아마 15년은 됐음직 하네요.
한 분의 배려의 마음이
시간이 흐른 후에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밝은 마음을 선사하네요.
감사합니다.
산할아버지! ~~~~~~~~~~~
이 만남의 다리와
헬기장으로 오르는 소롯길을
시멘트 포장하는데 필요한 모래, 자갈등을 운반하는데
이 부근을 지나는 산객들의 도움이 컷어요.
저도 몇번인가
모래, 자갈등을 운반해 드렸었는데,
그분은 이 아름다운 길을 완성해 놓은 지
몇 해 지나지 않아
예기치 않은 설암(舌癌)으로 세상을 떠나셨네요.
그대를 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은
어찌 그리 여유스러워지는지!~~
이 자줏빛 괴불주머니를 대할 때의
짠하고 시린 마음과는
판이하게 다르니 ~~~
예전엔 동서울 골프장으로 통했으나
지금은 롯데에서 부지를 사들여
캐슬렉스골프장으로 불리는 필드 울타리 곁에
이렇게 자그마한 애기 연못이 있네요.
이 길을 지나 300미터 쯤 더 오르면
위례둘레길과 만납니다.
제가 사랑하는 등산로 ....
언제나 이맘 때면 기다려지는
그리운 님!~~
그 이름 , 영산홍 .....
철쭉 보다 넓고 큰 꽃송이들이
연분홍빛으로 날 반기는 이 길 ~~~
사랑스런 이 능선길!~~
오늘도 나는 이 능선위에서
행복 바이러스를 주위 사방으로 펴뜨려 봅니다.
나는 이 초봄의 연초록 숲길로
축복 받은 신랑 처럼 으쓱거리며
한 없이 빨려 들어 갔어요.
대지에서 빛나는 푸른 별 세 낱!~~~
이 봄의 축제를 빛내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 주신 어여쁜 선녀 별님들 ....
아직은 근대 문물이 몰려 들기 전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
내 엄니 내 누이들의 머리를 치렁 치렁 치장했던
댕기머리 같은 꽃떨기들 .....
다만 색깔만 다를 뿐인 그 모습 .....
이제 내가 그리도 기다렸던 그대도
내게 마지막 인사를 건내는 게 부담스러워
살그머니 내 시선을 피하려고만 하는구료.....
내 산보 코스인 이 연주봉능선길 ...
서문을 통과하여 이 암문으로 빠져 나와
연주봉 옹성을 옆에 끼고 돌아 내려 오거나
전망대에서 최근에 완공된 나무데크를 따라
헬기장으로 내려오는 게
나의 일상이니 ............
이제 산벚꽃도 마지막을 장식하려는 듯
길위엔 약한 분홍빛의 꽃잎들이
양탄자 마냥 깔려 있어
측은한 마음이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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