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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강진 덕룡산(2015-04-04)

 

봄을 맞으러 갑니다.

영취산에서의 진달래 향연이 조금 미진한 부분이 있었나 봅니다.

봄에 대한 채워지지 않는 욕심을 나는 왜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강동역:~~~~~~~~~~~~~~  아침 6시50분

도암면 봉황리 소석문 ~~~~  11시30분

 

동봉 ~ 서봉 사이에서 번개와 우뢰를 만나다.

그칠 줄 모르는 소낙비를 피하여 하산 결정....

이름모를 마을회관에서 하산식 후 서울로 출발 ..

 

 

덕용산의 들머리 소석문 북쪽에 위치한 석문산

 

석문리 일대

 

 

어디가 강이고, 어디가 바다인가?

어디 까지가 평야이고, 또 어디서 부터가 산이란 말인가?

 

경계의 모호함은

내 생이 끝나는 순간 까지도

나를 끈질기게 잡아 흔들고 있다.

 

사스레피나무 꽃

꽃이런가, 열매런가?

 

사스레피나무의 꽃이

올망졸망 마치 작은 열매를 연상 시킨다.

 

거기 님이 있어

나는 외롭지 않았고

 

내가 님으로 하여 힘을 얻었기에

작은 내 영토에도

또 다른 님의 혼들을 불러 올 수 있었어요.

 

아무리 척박한 환경 속에 뿌려저도

저의 혼은 잠들지 않았어요.

 

제 속에 살아 움직이는 생명의 의지가

아무리 단단한 암봉의 정수리에라도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니까요.

 

그대 아직도 제가 그저 연약하기만 한

한송이 덧없는 꽃잎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기시나요?

 

그래요,

저는 한방울의 빗방울에도 땅으로 떨어져 딩굴고,

아직 물러서지 않은 한겹 서릿발에도

몸을 떨며 부서져 내려요.

 

하지만 아직도 봉오리 인채로 남아 있는 제 동료들이

제가 사라진 빈자리를 메우고 피어나서

튼실한 열매들을 맺어 줄 것이니

이 어찌 슬퍼만 할 일이던가요? ....

 

 

 

 

 

 

 

 

 

 

 

지나온 능선길

 

 

 

산자고

 

몇년 동안을 보지 못했던 그대....

요기 이렇게 고운날 볼 수 있어서 고맙고 기쁘다네...

 

하늘을 향해 활개를 치고

대지를 박차고 오를 기세가 대단하이!~~~

 

고운 이여!~~

이쁜 내 산자고, 그대여!~~

 

 

 

 

댓잎현호색

 

점현호색

 

 

 

 

 

 

 

 

 

 

 

 

 

 

 

 

 

 

 

 

 

 

 

 

 

 

 

 

 

 

 

 

 

 

 

동봉을 조금 지나자 말자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며 멀리서 천둥 소리가 가슴을 흔듭니다.

갈길은 아직도 멀기만 한데 큰일이군요.

 

 

지나가야 할 서봉 능선

 

서봉쪽 정경

 

동봉쪽 정경

 

 

 

 

 

 

 

 

안되겠네요.

서봉을 오르려는 순간 천둥 번개와 함께

비구름과 소나기가 앞을 분간키 어려울 정도로 쏟아집니다.

 

쏘나기와 함께

붉은 동백꽃도 우수수 떨어집니다.

한 세상이 허물어지 듯

속절없이 생의 끈을 놓습니다.

 

내님이 그리도 애지중지 버둥거리며 맺어 놓으려던

그 열매는 어찌 되었는지

알길 조차 없는데...............

소나기와 바람은 천둥과 번개를 데려와

내님을 그렇게 데려가 버렸습니다.

 

순식간에 도랑물로 변해버린 등산로를 따라

첨벙 첨벙 물에도 빠지고

진흙으로 범벅이 된 비탈길에서

행여 미끄러질세라 조심에 조심을 하며 내려 갑니다.

 

함박 웃음을 지울 사이도 없이 떨어져

무수히 짓밟히는 만발한 동백꽃 터널을 따라 내려 오며

그 처절한 아름다움을 가슴으로만 가슴으로만 품으며

나도 어쩔 수 없이 서글픈 미소로 화답하며 내려 옵니다.

 

 

주작산이 올려다 보이는 수양제에 다다릅니다.

비는 조금 소강상태에 접어 들었지만

아직도 리드미칼하게 강약을 조절하며 흩뿌리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지리산 칠선계곡에서 보다 더 혼쭐이 난

우중 산행!~~~

오래 기억될 것 같군요..... ㅎ

 

수양관광농원 주차장에 이르러

산행이 종료 됩니다.

 

돌아 오는 길

어느 마을회관인가를 섭외하여

서울에서 정성껏 준비해 온 산행 후식을 듭니다.

 

처음 부터 끝까지 성심성의껏 산행을 준비하시고 인도하신

산악회 회장님과 임원들께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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