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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금대봉.대덕산의 야생화 군락지에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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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엔 목적이 있는 여행과

그냥 아무 목적 없이 여유자적하게 떠나는 여행이 있다

 

이번 산행은 멋진 야생화를 만나러

야생화의 천국이라고 일컫는

태백시의 금대봉(1418M)과 대덕산(1307M)으로 정했다.

 

서울에서 4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두문동재(싸리재)에서 시작하여 약 4시간 반 동안의 산행길이 되었다.

 

 

두문동재를 버스로 오를 때 부터

길 양옆으로 늘어서서 정답게 손을 흔들어 주기도 하고

몸을 깊숙히 숙이면서 은은한 미소를 보내오는

이 맑은 영혼의 분신들을 어찌해야 좋을까 ~

 

이 풋풋한 영혼의 향기를 보내주는

야생화들이여!

 

 

 

산 오이풀

 

 

 

마치 로마 병사들의 투구인양  의연한 투구꽃 !

 

길섶에서 호위를 하듯 ...보디 가드를 하듯...

그들은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이 직분에 충실하고 있다.

 

 

 

 

금대봉 까지 약 1시간 여 ...

이곳에 오르는 동안에도 들꽃들은

계속 만면에 해맑은 미소를 띄며

숲속 나라의 얘기를 들려 주며 기꺼이 동행이 되었다.

 

 

 

 

목요산악회장에게 한컷 부탁했다...

 

 

 

 

각시취

 

 

 

쥐손이풀 ...또는 둥근 이질풀

 

 

나는 야생화에 대해서 아는 게 전혀 없다.

다만 이번 기회에 관심을 가지고 싶어서

이 산행을 택한 것이다.

얼마나 관심을 이끌고 갈 것인지 ~

일단 시작한 일이니 노력은 해 봐야지 ~

 

 

비록 야생화에 대한 사랑 뿐 아니고

우리 국토에 대한 사랑을 새롭게 하여

내가 숨쉬고 생명을 이어 받은 이 땅에 관하여

더 많은 애착을 가지고

앞으로 살아 있는 동안 자연을 아끼고 보살피며 가까이 하고 싶다.

 

내가 다시 돌아 가야 할 곳도 바로 이 땅이니까 ~

 

 

 

 

 

마타리

 

사람은 누구나

대자연 속에서 끝없는 유영(游泳)을 하며

자신만의 궤적을 그리다 사라지는 것 ~

그러나 그 궤적은 일분 일초도 지나지 않아서 지워지고 마니

사실은 상상 속의 그림일 뿐 ~

우리는 *현재의 나* 외엔 아무 의미도 없으리니 ~

지금 내 곁에서 미소 짓고 박수 치고 얘기하는 동행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벗일 것이다 ~

그리고 이 꽃들과 벌들과 나비들과 나무들

 

 

 

 

까실 쑥부쟁이

 

 

 

 

 

 

 

분주령에서 점심을 같이 했던 일행들 ~

이들은 밥과 반찬을 골고루 많이도 싸와서

많이 남겨 갔을 것이다 ....

너무 채비를 단단히 하는 3인방들 ...

 

 

꽃은 어떤 존재인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미소와 향기와 분비물을 간직한

신의 오묘한 작품 !

 

꽃은 생명을 이어 가기 위해서 식물들 스스로가

모든 노력과 체력을 다하여 만들어 내는

결정체(結晶體) ~

 

꽃은 식물들이 수치심과 자존심을 버리고

유혹의 미소를 외부로 내 비치는

단 한번의 요부적(妖婦的) 행위이다.

 

이 행위에서 밀리면

그들의 존재 가치가 없는 것은 물론

대를 잇지 못하고 끊기고 마니

필사적인 아름다움~

잔인한 아름다움이라 할 만 하지 않은가?

 

 

 

이곳 금대봉의 꽃들은

종류가 다양하지 않은 것  같다.

 

지금은 늦 여름과 초 가을의 꽃들만 피어서 그럴까?

지난번 방태산 정상에는 7월 말경이었는데

아주 다양하고 화려한 꽃들이 많았었다고 기억하는데 ~

 

 

 

 

 

이제 억새들은 다른 꽃들의 퇴장을 저으기 바라 보고 있다.

자기가  새로운 자태를 뽑낼 시간이 다가 왔음을 알면서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

 

이렇게 꽃들은 보채이지 않고

자기 영역을 지키면서 대자연의 질서 속에서

평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을 ~

 

비록 내부로 부터는

아름답게 보이려는 피나는 노력을 하지만

그것은 오직 자기로 부터 시작하여 자기에서 끝나는

아름다운 자유의 참모습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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