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설악우골로 내려가는 지점을 지나
나한봉과 마등령을 향해 오릅니다.
지금 부터는
철저히 내 자신과의 싸움 --
내 젊은날 이었다면
충분히 매 순간을 즐기면서
걸었을 이 길 .....
그러나 지금의 나는
힘에 겨워하며
이 길을 걸어야만 하나니 ....
길위의 나그네는
이 정도만이라도
감사하고 있답니다.
설악의 면면은
모두가 예술적인 가치가 돋보이는
자연의 작품이다.
마치 써커스의 한 장면을 연출하려는 듯
설악우골의 문설주 위에
날렵한 바위새
그 모습이 구성지다.
이 언덕에
비바람, 눈서리 몰아치면
내 마음의 언덕에서도
그 울림이 울려 퍼지리 ....
비록 지금은
헐벗어
휑뎅그레 남루한 모습으로
추운 겨울 맞을 생각에
몸을 잔뜩 움추리지만,
그 움추림 뒤에는
그 추위를 이겨내고
더 아름다운 꽃과 열매를 맺을
희망과 다짐으로
충만해 있나니 .....
성스럽고 사랑스러워라
자연의 의지여!~~~
나의 공룡, 그대...
한 뜸, 한 뜸....
그리고 또 한 뜸,
갑옷인양,
문신인양,
자랑스런 그 돌비늘
천상의 의상이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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