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30분에 오색탐방지원센터를 출발했으니
꼭 3시간이 걸린 셈이다.
점봉산과 흘림골 저 뒷편으로
골골이 골안개가 자욱하다.
오늘은
일년중 가장 멋진 단풍옷으로 갈아 입는 날....
그러니 어찌
인증샷을 기대할 수 있으리오.
내설악은 아직도
새벽잠의 여운에서 깨어나기 싫은 것일까
부유스름한 베일을 온몸에 두르고
선뜻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있다.
이제 무너미고개 전망대를 지나
공룡능선의 초입
신선대를 향해 오릅니다.
때 마침
무너미고개 전망대는
수리중이어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군요.
무너미고개엔
화려한 의상을 걸친 설악의 선녀들이
서로의 옷매무새를 고쳐주며
가을 향연의 무대에 열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제 부터는
하늘의 꽃(天花)을 내려다 보며
그 꽃봉오리 속으로 들어선다.
천화대능선의 준봉들을 뒤돌아 보며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으랴!~~~~
마음의 눈물을 흘리는
나그네의 혼(魂)
신선대에서
공룡능선을 바라보면
몇 Km에 이르는 공룡능선이
일직선으로 늘어서 있어
어느 봉우리가 앞이고 어느 봉우리가 뒤에 있는지
원근 구별이 잘 안돼요.
특히 천화대 가운데 들어서면
그러한 상황은
더욱 뚜렷해요.
1275봉의 명물
무박의 산행은 언제나 힘들다.
희운각대피소에서
고구마 1개로 아침을 ....
그리고 이곳 1275봉에서
떡 1개와 귤1개로 점심에 가름한다.
25년 전 쯤
그 사람은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 능선에
산나그네들의 발길이 끊길 시간 ....
설악의 심금을 울리며
피리를 불던
그 사람,
당귀차 한잔을 건네며
자신의 귀가를 서두르던
그 사람....
그 사람도
지금 쯤
나 처럼
가을 속을 걸으며
인생의 황혼을 색칠해 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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