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복숭아꽃 만발한 산성길을
위풍도 당당하게 걷는 상춘 등산객들 !~~
그러나 세계문화유산의 성곽 바로 밑을
이렇게 마구 걸어도 되는건가요?
연주봉 옹성 이 길 양옆에는
*출입을 통제합니다*라는 문구가 또렷히 적혀 있는데 말이죠.
아! 그대, 가막살나무꽃이런가!~~~
지지난 해 이 같은 여름날
설악 가야동계곡에서 나에게 기절 미소를 보내주던
그 낯익은 얼굴이여!~~~~
부디 영원하기를 ......
아, 한무리의 별떨기들이 떨어져 내려요.
어느 여름날 밤
소백산 김삿갓계곡 노루목산장 상류 야영지에서
내 머리위로 소나기 처럼 내리 꽂히던
그 영롱한 별무리들!~~~
이제 세월의 강을 따라
많이도 흘러 내려 왔구나!~~
여늬 꽃들 처럼
찬란하지도 영롱하지도 않아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하는 그대.......
그래도 내면의 그 오롯함과 당당함이
그 어느 꽃 보다 더 강하게
내 시선을 잡아 끄는 걸
그 뉘인들 어찌 막으랴!....
서문 전망대와 연주봉옹성암문 사이에는
이렇게 통행금지 경고판이 엄연히 설치되어 있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당당히
이곳을 통과하는 산꾼들이 아주 많네요.
이리 해도 되나요?
월동기와 장마철에는
지금 처럼 이런 상태로 통행을 하게되면
이 성곽은 수년을 견디지 못할 겁니다.
마치 뿌리가 잘린 거목 처럼
허물어져 버리고 말거예요........... ㅠㅠ
세계문화유산을 품은 시민의 한사람들로서
품위와 자격을 갖추었으면 해요.
통행인들의 발걸음에 시달려
이제 머잖아 주춧돌이 결단날 형편이네요.
그래 주춧돌아,
아프더라도 조금만 더 참아
내가 안간힘이라도 한 번 써볼께 ....
나는 남한산성 관리공단에 전화를 했어요.
일요인인데도 고맙게 전화를 받네요.
나는 이 상황에 대해 전해 주었고
공단 직원은 이를 보고하겠다고 대답하네요.
그러나 나는 이 문제의 해답을 예단할 수 없어요.
공단측이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었다면
지금 까지 이렇게 방치되고 있진 않았겠죠?
안개 포말 속에
철쭉들의 마지막 장송곡이 애잔해요.
또 그 미소는 얼마나 처량하던지요.
그러나 아직도 탱글탱글한 붉은 미소로
안개나라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고운님들 ...
안개속이면 어떻고
또 햇볕 가운데라 한들 어떠하리
이 모든 상황속에서도
우리는 감사의 노래를 부르며
열매속에 묵묵히 영양분을 채워가고 있는
이 초목들의 경건함에
그저 옷깃을 여밀 따름이나니 ...
내 마음속으로 조용히
생의 환희를 읊조리며
이 자리를 뜨리라 ......
안개속으로 퍼지는 햇살!~~~~
한 때는 나의 생도 이렇게
칙칙한 안개를 헤집고
펼쳐 나가기를 기대했었건만 ! ,,,,,,
이 등산로를 정비하고,
이 만남의 다리를 설치했던 <산할아버지>는
이 계곡 한켠 바위틈에 작은 암자 하나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네요.
참으로 열정이 돋보였던
그 이 .......
부디 지금도 이 길과 함께
영원의 길을 걸으시길!~~~~
목하 위례신도시로 탈바꿈하는
옛 공수부대의 연병장과 막사들이 있었던 곳
지금 내려다 보이는 이곳은
북위례의 한 부분이네요.
초고층의 아파트들은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고
시야를 가로막아 정신을 피폐하게 하고,
동식물들의 삶터를 빼앗아
종의 다양성을 용납하지 않네요.
이제 이 땅에서 살아 남을 존재들은
오직 사람들 뿐 .....
그 사람들의 인성은 과연 온전할까요?
지금은 어딜 가나 국수나무꽃이 한창이예요.
시선을 별로 강하게 잡아 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의 독무대를 위해서
다른 많은 꽃들이 무대 뒤에서
이 별나지 않은 국수꽃의 활약에 박수와 환호를 보내줍니다.
뉘엿 뉘엿한 석양이
멀리 롯데월드의 등을 가만히 두드리며
오늘도 한 궤적을 잘 마무리 했노라고
축하의 말을 전음으로 안겨줍니다............ ㅎ
이제 곧 세상은 어둠에 잠기겠지만
또 다른 밤의 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겠죠?
인간들에 의해서 밝혀질
문명의 이기(利器)들----
야화인 듯, 현실인 듯
새벽과 단절된 밤은
그렇게 서글픔을 숨기고 우리들 곁으로
다가와 사뿐히 내려와 안긴다.
한강이여
흐르거라
내 영혼을 담아
흐르거라.
이 세상 그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바람이고 싶었지만
한 걸음만 움직여도
비를 먹음은 구름이 되어
숲으로 바다로 맨땅위로
곤두박히고 마는
처절한 한 줄기의 빗방울.......
그래서 이 밤도 나는
그대의 어깨를 부여 잡고
목이 매도록 흐느낀다.
덕소 일원과 팔당대교의 야경 ...
산 아래로는
제3기 신도시로 확정된 교산지구가
화려한 변신을 위한 준비를 하느라
은연중 분주한 모습이고,
멀리 팔당대교 아래로
미사지구 아파트들도
이제 꿈자락을 펼쳐놓고
하루의 고단함을 달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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