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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궤적

선운사 꽃무릇 나들이

 

2018-9-16

 

고창 선운사 꽃무릇(상사화) 축제장을 찿습니다.

 

2007년 9월

 

고부간의 갈등으로 설 자리가 불편하신 노모님을 모시고

10여년간을 단 둘이 지하 셋방등을 전전하며 살다가

어머님이 돌아 가신 후

부인과 동거하며 살게되었으나,

 

그것도 잠시

다시 동거하며 산지 겨우 2~3년만에

저 세상으로 떠나 간 아내 .....

 

평소 그의 아내가

선운사를 꼭 한번 같이 가 보기를 간절히 바랬으나

끝내는 동행하지 못하고

지병으로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나 보내

마음이 아프다는 동네 선배 .....

 

그래서 부인 대신

이곳 지리에 다소 밝은 나와 함께

어느 비내리는 초가을에 다녀 갔던 선운사 .

 

그런 그도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를 걷고 있는지

알길이 없고 .....

 

오늘은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상사화를 만나러

이곳 선운산 자락에 발길을 들여 놓습니다.

 

 

이질풀

 

청룡산을 오르기 위해

낯선 산길에 접어들자

 

내 온단 소식을 들었는지

오랜 기다림 끝에

만면에 희색을 띄며 반겨주는 붉은 이질풀꽃!~~

 

등로 초입엔

오늘 축제의 주인공들이

막내둥이를 내 보내어

손님을 맞으라 일렀나 봐요.

 

햐!~~

고맙기도 해라.

 

그대 절정의 순간에

이렇게 잊지 않고

그대들 향연에 이 초라한 나그네를 초대해 주다니!~~~

 

배맨바위(청룡산에서)

 

인증샷의 겨드랑이 아래로

배맨바위 모습이 보여요........ 

 

 

배맨바위의 오른편 끝에

큼직한 암봉 하나가 보이는데 

바로 도솔암에서 올려다 보이는 천마봉이네요.

 

누가 이 바위 이름을 배맨바위라 처음 불렀을까?

 

*노아의 방주* 처럼

이곳에서도 대홍수와

그리고 역사로 남겨지지는 않았지만

어쩜 노아에 얽힌 사연 보다 더한 사건이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엉뚱한 상상을 해 봅니다.

 

층꽃

 

수까치깨

 

내가 처음 응봉산 용소폭포 산행 후

덕풍계곡에서 그대를 보았을 때,

그대의 단아한 모습에 얼마나 매료되었던지 .......

 

너무나 기쁜 나머지,

그대를 담아 보고, 안아 보고 ....

얼마나 그대에게 연연해 했던지 ....

 

그리고 지난해 였던가

욱백산 이끼폭포에서 그대를 마지막 보았던 때가 .

그 때에도 난 너무나 방가워 뛸듯이 기뻣었다오 .... ㅎ

 

가운데 바위꽃 처럼 피어오른 낙조대...

 

그 아래 공터에 산객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네요....  ㅎ

 

오른편 끝에 천마봉

 

낙조대에서 천마봉으로 이어지는 짧은 능선상에

많은 산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잡혀요.

 

아마도 이곳이 휴식을 취하기에 제일 안성 맞춤인 것 같죠?

 

배맨바위를 우회하여 내려가는 길...

 

커다란 암괴의 낭떠러지에 놓인 철사다리에서

오른편 능선을 담아 봅니다.

 

가운데 사자바위....

그리고 사자바위 왼편에 가뭇히 잡히는 낙타바위 ...

 

낙조대 아래를 우회합니다.

 

이 한 송이 연꽃 같은 낙조대

우회하지 않고 직접 오르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자연보호와 안전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해 놓았으니

따를 수 밖에요.

 

하지만 앞으론 산객들을 위하여

최소한 나무데크로라도 계단을 만들어

산객들의 안전도 도모하고 

멋진 경관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른쪽 사자바위,

왼편에 천마봉 .......

 

낙조대엔 많은 인파가 운집해 있네요.

 

마치 한송이의 연꽃 처럼 아기자기한 바위봉오리가

산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그 발길을 묶어 놓고 있군요.

 

낙조대의 아름다운 모습은

너무 가까이서 담으려니 잘 잡히지 않아요.

 

아쉬운 그 모습!~~~

 

낙조대 아래 천마봉에서 뒤돌아 보니

멀리에 배맨바위 조그맣게 보이고,

가까이에 철계단을 따라 산객들이 내려오는 모습이 보여요.

 

철계단이 놓여 있는 능선 부분도

상당한 스릴을 안겨주는 하나의 큰 암괴로 형성되어 있군요.... ㅎ

 

천마봉에서 내려다 본 <도솔암 전경>

 

천마봉 절벽위에서

청룡산을 배경으로 요염한 자태로 날 설레게 하는 그대 ....

그대를 누구라 불러야 할까요?

 

아니, 구태어 그대의 이름을 꼭 알아야 할 필요는 없어요.

다만 중요한 것은

제가 그대 곁에 있어 불편하시지 않다면 저는 그냥 좋으니까요.

 

다른 초목들은 이미 열매를 자랑스럽게 익혀 가고 있는 이 계절에

무엇을 못잊어

이토록 아름다운 자태를 흐트리지 않고

아무도 범접 못할 이 벼랑 끝에

혼자 고고히 미소와 향기를 전해주고 계시나요.

 

영원히 내 맘속에서

지울 수 없는 그대!~~~

보면 볼수록 근사한

암봉이예요.

 

천마봉에서 올려다 본 낙조대..

 

그 뾰쪽 봉우리에 누군가가 서로 마주 보며 서 있군요.... ㅎ

 

오른편 아래

마애불이 새겨진 큰 바위가 내려다 보이고,

그 마애불 바위 위 숲속에

도솔천 내원궁 언뜻 언뜻 희미하게 보입니다.

 

이제 천마봉에서 내려 와

도솔암마애불 쪽으로 향합니다.

 

천마봉에서 계곡으로 내려서니

기다렸다는 듯 튀어 나와

나를 방가히 맞아 주는 상사화 무리들!~~

 

* 저희들이 오늘

예쁜 모습 보여드리려고

얼마나 준비하고 기다렸는지 아세요? *

 

그 미소,

그 마음,

너무 고마워 !~~

 

마애불이 새겨져 있는 천인암(千忍岩)과 나한전,

그리고 내원궁등의 보호를 위하여

기와로 울타리를 만들었군요.....

 

마애불상

 

이렇게 규모가 크고 예술적 가치를 지닌 마애불상

우리나라에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천마봉 아래

도솔암에서 약 150m 윗쪽에 세워진 내원궁 ...

 

일명 상도솔암이라고도 명명하네요.

 

천마봉청룡산이 올려다 보이고,

천인암(千忍岩) 위에 세워졌으며

중생을 제도하는 지장보살 모신 내원궁 ....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마음속의 기도터 이기도 합니다...... ㅎ

 

물론 저는 불교인도 아니지만요.

 

 

내원궁에서 올려다 보이는

천마봉과 저 멀리에 청룡산

 

내원궁산신각 쪽에서 건너다 본

서쪽 능선쪽의 다정스럽고 가즈런한 암봉들 ..

 

마애불, 도솔암, 내원궁 뒤에 두고

용문굴을 향해 오릅니다.

 

그 중간에

긴 세월의 세심한 손길로 가다듬어진

바위조각품이 눈길을 끕니다.

 

용문굴(아래서 윗쪽을 향해)

 

용문굴(위에서 ->아래로)

 

이 굴이 아니었으면

이곳을 오르내리는데 상당히 불편을 느꼈울 것 같은데,

적절한 곳에 안성맞춤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는 느낌이네요.... ㅎ

 

용문굴 위 능선을 타고,

소리재로 향하다가 건너다 본

사자바위(왼편)와 천마봉(오른편)

 

건너 능선 왼편 끝에 사자바위, 그리고 그 오른편에 청룡산...

오른편 끝에 작은 바위 하나가 배맨바위,

그리고 가운데 낙조대와 그 약간 왼편에 천마봉

 

사자바위천마봉 ...

 

낙타봉

 

사자봉 보다 더 왼편에서

주인이 시키기만 하면 언제건 어디건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명을 다 하겠다는 의지의 표상 같은

낙타봉의 모습이네요........  ㅎ

 

용문굴에서 -> 소리재 -> 참당암 까지의 코스는

특이한 면이 보이지 않았네요.

 

그저 잡목이 우거진 그저 그런 숲길이었고,

내변산직소폭포에서 재백이 다리 까지의 숲길 만큼

그렇게 인상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소리재에서 견치산을 경유하여

선운산(도솔산) 까지 다녀 올 수도 있었겠지만

여늬 때 처럼 시간에 쫒겨서 다녀 오기가 싫었네요..... ㅎ

 

실은 마음속에서

상사화라는 아름다운 님들의 기다림이

자꾸만 나를 잡아 끌어서 말이죠.

 

참당암 입구 언덕에도

상사화가 고즈넉히 그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것 같아요.

 

어떤 책자에는 이곳을 암자라 표기하지 않고

*선원*이란 이름으로 소개하고 있군요.

 

이 선원의 한 켠을 수놓고 있는

이곳의 상사화들 .....

 

그 선원이란 이름에 걸맞게 화려함 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꽃 처럼 느껴져요..... ㅎ

 

참당암(선원)

 

참당암을 떠나 오며

 

도솔산계곡을 벗어나 선운사계곡으로 들어섭니다.

 

아픈 세월의 채찍에도

아프다는 내색도 하지 못한 채

그렇게 견뎌 온 세월 내내

이제는 파 헤져진 내 오장육부를 드러 내놓고서도

 

웃을 수 있는

또는 웃어야만 하는

그대와 나는

있는 그대로,

또는 보여지는 그대로,

 

자연의 한 부분이니

서러워 말지어다.

 

내 애증의 동행들이여!~~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 하여도

그것은 내 숙명의 한계,

 

우리는 사랑에 있어서도

항상 최상의 조합을 꿈꾸지만,

그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니

 

어쩜 인간 모두는 일면

상사화의 숙명 안고 살아가고 있는 셈이 아닐까?

 

 

 

 

 

 

 

 

 

내 청년시절 ....

한 친구가 이곳의 한 암자에서

취직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녀석 응원차

동백꽃이 곱게 물든 어느 봄날,

 

이곳 선운사내에 하나 밖에 없는 가게겸 식당에서

풍천장어 구이로 식사를 하였고,

이 친구와 목하 열애중이던

이 가게의 외동따님과도 마주 앉을 기회가 주어졌었네요.

 

그당시에 막 알려지기 시작했던 *풍천장어* 진진한 맛에

비록 친구의 연인이기는 하였지만

어여쁜 아가씨가 합석한 귀한 자리 ......

 

지나 가 버린 세월속의 한 부분이지만

잊을 수 없는 장면들이었네요.

 

그러나 이번에 꼭 만나고 싶었던

*송악*나무를 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군요.... ㅠㅠ

 

선운사 주차장 건너편의 절벽을 타면서 자라고 있는

우리나라 최고(나이, 크기)의 송악 .. 천연기념물 제367호 ...

 

다음 어느 날엔가는

다시 이곳을 찾아

만개한 동백꽃송악을 만나고,

풍천장어 까지 곁들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래보며

선운사 상사화 축제장돌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