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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궤적

계룡산 나들이 (2018-09-09)

 

청년시절에 2~3번....

그리고 3년 전 가을에 한 번 다녀 왔던 계룡산을 찾는다.

일요일이라 딱히 갈만한 곳이 없어

동네 지인의 권유로 동행했던 동네 산악회 .....

아침 부터 돌아 오는 내내 술과 춤 파티가 열린다.

 

소란스럽고 무질서하여 내 체질은 아니지만

동네 지인들 끼리의 한달에 한 번 떠나는 야외 모임 쯤으로 생각하니

그런데로 가벼운 마음이 된다.

 

청년시절에는 주로 홀로의 산행이었고,

3년 전에는, 지금은 활동이 지지부진한 N산악회 함께였었다.

 

지난 번의 산행은 상신탐방지원센터용산구곡을 들머리로 하였지만

이번에는 갑사 주차장을 들머리로 한다.

 

갑사 -> 진달래고개 -> 남매탑 -> 삼불봉 -> 진달래고개 -> 갑사

 

버스에 탑승한 총 인원은 50여명인데,

산행에 동참한 인원은 불과 8~9명에 불과 하다.

그것도 불과 10Km가 될까 말까한 짧은 길인데도 말이다..... ㅎ

 

 

 

오를 때는 갑사를 들리지 않고

간단히 인증샷 하나만을 남기고

그대로 지나쳐 갑니다....... ㅎ

 

청년시절에는 고색창연했다고 해야 하나....

어떻든 아주 낡은 건축물이었는데,

지금은 부티가 나는 건물로 거듭나서

보는 내 마음도 밝아져요 ....

 

최근에 비가 자주 내려

폭포의 수량이 적당하네요.

 

오르는 계곡길 곳곳에

뿌리로 바위를 보듬어 안거나

야릇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괴목들이 상당히 많아

흥미 진진하게 계곡길을 탐방할 수 있었네요.

 

<용문폭포>

 

청년시절에는 주로 동학사 계곡을 통하여 올라 왔었기에

은선폭포가 친숙하게 느껴졌었는데,

용문폭포는 처음이라 기분이 새롭네요.

 

 

<신흥암>

 

수정봉 아래 신흥암은 일부는 새롭게 단장을 마쳤고,

또 일부 건물들은 단장을 하고 있는 중이군요.

 

목하 한국의 거의 모든 사찰들이

이렇게 오랜 기간을 요하는 건축물을 시공중에 있거나

보수를  하고 있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신도들의 모금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측은하게 여겨지네요......  ㅠㅠ

 

단청을 기다리는 한 건물앞 마당에서

뙤약볕 아래서 호미로 제초를 하고 있는 승려의 모습

 

한 폭포를 지나

진달래 고개 넘어 삼불봉 오르는 길목 삼거리에서

남매탑(오뉘탑)에 들립니다......

 

남매탑

 

염아자 (사진이 흐리게 나왔군요)

 

아주 귀한 친구군요.

마편초과의 특이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아이!~~~

15년 전 쯤 처음으로 주흘산 산행을 하기 위하여

산아래 들머리인 어느 동네 어귀에서 만나

지금 까지도 내 기억속에 선연히 남아 있는 친구!~~~

 

그후, 방태산 조경동계곡 탐방을 위해 임도를 따라 오르다가 

우연히 만나게되었던 아이 .

나는 이 아이의 곡선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억속에서 

항상 흐뭇한 미소를 남몰래 흘리곤 합니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에 합격한 동량들에게

임금이 홍패와 함께 하사했다는 종이꽃을 어사화라 했고

어사화접시꽃을 말한다고 했는데,

본인의 생각으로는 이 염아자꽃이 꼭 어사화의 모습과

꼭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ㅎ 

 

 

 

<삼불봉 오르는 철계단에서>

 

이곳에서 자연성릉을 따라 가면 

관음봉에 이르고,

관음봉에서 천황봉연천봉으로 갈립니다.

 

3년 전에는 연천봉에 들렸다가

갑사로 하산했네요.

 

천황봉 아직도 입산 통제가 되어 있구요.

천황봉 아래 쌀개봉 까지만 개방이 되어 있어요.

 

삼불봉에서 관음봉에 이르는 자연성릉

계룡산 산행의 백미가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오늘은 산악회 사정상 이곳을 지나 갈 수 없으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 산행이 되었어요.

 

진달래 고개 거쳐 다시 갑사로 하산합니다.

 

역시 원시림 같은 계곡을 가득 메우며 흐르는

시원한 폭포수의 울림에 묻혀

산여울 함께 흘러 내리다 보니

 

어느 새 갑사에 도착했군요.

 

갑사 마당의 베롱나무꽃과 흰구름과 절간의 기와지붕이

거어히 내 시선을 오래 잡아 끄네요..... ㅎ

 

 

요즘 사찰의 얼굴격인 전면을

이처럼 선전, 홍보 프랭카드들이 누더기 처럼 걸려 있어

식상하게 하고 있는데,

 

우리 고유의 사찰에 대한 품격을 여지없이 짓밟는 행위인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슬퍼져요.

 

계룡사의 한 켠에 고즈넉한 별채...

대적전 ...

 

베롱나무꽃고운 미소와 함께

아름다운 향기가 폴폴 날릴 것 같아

너무 적요하고 평화스러워요.

거기다 이 첫 가을 오후 햇살은 얼마나 곰살맞던지요.

 

아쉽게도 이 대적전 내부에 안치되어 있는

아미타여래삼존을 옮겨 오지 못했네요.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작품...

너무 궁금해요.... ㅎ

 

이 문외한의 눈에도

승탑은 아주 훌륭한 예술적 가치가 느껴져요.

 

신라말기, 고려초...

그 오래전의 우리나라 불교문화

이처럼 깊이 있고, 성행했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군요.... ㅎ

 

 

꽤 유서가 깊은 철당간이로군요... ㅎ

 

벼락을 맞았는데도 극히 일부만 훼손되었다니....

하늘도 이 당간을 많이 봐주었군요.

 

3년만의 계룡산 여정 ...

 

오늘은 계룡산의 한 부분만을 가벼운 마음으로 올랐지만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주 예전, 나의 청년시절에 올랐던 그 길,

동학사 -> 은선폭포 -> 관음봉 -> 연천봉 -> 자연성릉 -> 갑사 이어지는

산행을 다시 한 번 꼭 시도하고싶어요.

~~~~~~~~~~~~~~~~~~~~~~~~~~~~~~

그 시절 ......

남루한 단청의 초라한 절간에서

역시 남루한 매무새의 동승 형제가

내 마음을 시리게 했던 그 가난했던 세월 ...

 

지금은 그 시절에 비해

모든 면이 화려해졌고, 새롭게 변모했지만

아직도 그 시절의 아픔을 뛰어 넘지 못하고,

이렇게 시린 가슴으로 시린 세월의 강가를 서성이고 있는 까닭은

왜일까?

 

알 수 없는 내 마음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