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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주왕산에 울려퍼지는 가을의 노래 ...


11월 2일 밤11시40분

지난 주에 이어

연속으로 토요일 밤에 강남 신사역 6번출구에서

주왕산 무박산행에 나섭니다.


오늘도 지난 주 처럼

주산지를 들리지만

주왕산 들머리는 대전사에서 장군봉을 향하여 오르기로 합니다.



일주일만에 다시 찾은 주산지의 아침


팽팽히 당겨진 활시위의 행렬인양

긴장감을 주는 왕벚나무들이

아침 물안개와 차분하게 인사를 나눕니다.



주산지에 모여드는 가을의 정령들!~~


온 계절의 옷을 벗는 나무들 사이로

분주히 날아드는 그들의 행진이

조용하고 무거우면서도

가늠할 수 없이 날렵하기만 합니다.


주산지에서 버스로 대전사 쪽으로 이동합니다.


10년전 e목요산악회에서 다녀 갔던

꼭 그 코스를 따라 갈 겁니다.


그날은 서로 아는 지기들이 많아

이곳에서 청송 사과막걸리와 안주거리를 사가지고 올라 갔었지만

오늘은 단신이라 그냥 오르기로 합니다.


미세먼지가 자욱하여

기암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기암교: 장군봉 오르는 길>


꼭 10년만에

이 다리를 건느게 되는군요.


이 코스를 따라가면

제3폭포(용연폭포) 까지는

7.2Km가 되네요.


지금의 제 컨디션으로는

4시간 가까이 걸릴 거 같아요.


오른편에 기암

마치 해안에 면한 암벽 같군요.


안개바다에 띄워져

어디론가 하염없이 흘러만 가고 있는

기암울 위시한 암봉들 ---


10년 전엔 보지 못했던 나무데크 계단이

올려다 보기가 어지러울 정도로 가파르군요.


마치 천국에 이르는 계단 같아요..... ㅎ


왼편 윗쪽으론 장군봉에서 이어지는 암봉이 올려다 보입니다.


오른편 끝에 기암(奇巖)


대전사 쪽에서 보았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 ....


모든 사물은 이렇게

어느 한 면만을 보고 평가할 일이 아니군요.


사람도 마찬가지겠죠?


왼편 암봉 아래에도

시선을 끄는 동굴 하나가 건너다 보입니다.


상당히 큰 동굴 같은데 .......

호기심이 당기는 걸 ,

그러나 오늘은 그냥 지나쳐야 하겠어요 .... ㅎ


미세먼지가 너무 짙어

주왕산의 오늘의 산수화는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요.


10년전엔 이곳에서

e목요산악회 회원님들과

청송 사과막걸리로 건배를 들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었는데 ........  


이곳에서오른편으로 꺾어

금은광이를 향해 나아 갑니다.


금은광이로 가는 능선상,

기암을 조망할 수 있는 마지막 전망대에서 ....


장군봉에서 한참을 내려온 잘룩한 안부에서

다시 가파른 오르막 기슭을

숨을 헐떡이며 올라서니

기암에서 부터 연결된 암괴의 정상에 다다릅니다.... ㅎ

 

오른편에 주왕계곡의 폭포들과

연화봉, 병풍바위들을 거느리고 있는 이 능선에도

가을은 어느 덧 깊어져

황혼녘 나그네의 모습 처럼

화려함 가운데 어딘지 서글픈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어요.


이제 금은광이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삼거리라 표기되어 있긴 하지만

원래는 4거리네요.


오른편으로 내려가면 제3폭포,

왼편으로 내려가면 달기폭포달기약수가 있는 월외동,

그리고 곧장 올라가면

명동재를 거쳐 왕거암봉가메봉으로 이어지네요.


이곳에서 용연폭포(제3폭포: 쌍폭포)를 향하여 내려갑니다.



한창 때를 지난 때문일까

기후 탓일까,

예년의 아름다움에 못미치는 올해의 단풍 ....


이 작은 언덕을 넘어서면

제3폭포 내옆으로 다가 설 것입니다.


제3폭포의 상단


용연폭포 상단에서


제3폭포는 2단으로 되어 있고,

상단은 외줄기, 하단은 2줄기로 갈라져 흘러 내리네요.


다시 제1폭포에서




제1폭포에서


왼편 학소대와 오른편 병풍바위




학소대 쉼터


학소교


연화봉과 연화굴


자하교 아래 단풍이 곱게 미소를 보내며

내년엔 더 고운 모습 보내줄 터이니

너무 섭섭해 말라며 위안의 말을 전합니다.


멀리 장군봉이 오늘 수고 많았노라며

내 마음을 보듬어 줍니다.


주왕산을 찾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

주왕산의 랜드마크 같은 기암!~~

~~~~~~~~~~~~~~~~~~~~~~~~~

언제 또 다시 볼 수 있을까?

언제나 아쉬움과 아련한 미련이 남게되는 여행의 끝 ...


나는 언제 쯤 그런 미련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


출발시간이 약간의 여유가 있어

길가 실내 포장마차에서

막걸리 한병과 파전 한 접시를 주문합니다..


아침 장군봉에 오를 때는

안개가 주왕산을 바다위에 띄워 흘려 보내더니

지금은 사람들의 바다위에 떠 올려져

어디론가 자꾸만 밀려 가는지 .....


벼란간 한바탕 광풍우가 몰아치니

길가에 면한 조리대 위로도 광풍을 타고 쏟아지는 소낙비...


비에 젖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창문 없는 창밖의 등로에

가을이 미친여자 날뛰 듯 날아 다니고 ......


내 가슴의 폭포를 타고 흐르는

한 잔의 막걸리에 휩쓸려

또 다른 한 무리의 가을은 길을 떠나가고 ....


시장 바닥 같은 식당안에서는

어디서 날아 왔나

서툰 한국말씨의 이방인 아가씨가

손님 주문을 어렵사리 처리하고

잘 한건지 잘 못한건지 몰라

애매한 미소로 얼버무리고만 있네,


하긴 그래

그 이상 무엇을 어떻게 더 잘 하겠어......


그렇게 또 한 가을이 갔다.

내 마음의 폭포를 따라 흘러

더 깊은 내 마음 호수에 앙금으로 남아 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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