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27일 새벽 2시30분
금방이라도 우리 머리위로 쏟아져 내릴 듯
영롱히 빛나는 별들과
극심한 가뭄속에서도 온 계곡을 지배하며 흐르는
백담계곡의 물소리를 벗삼아
싸늘한 밤공기를 가르며
백담사 까지의 6.8Km를 경보 선수처럼 내딛습니다.
<백담사 일주문>
용대리 설악산국립공원 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한지 1시간여 만에
당도한 백담사 일주문.....
쉬지 않고 속보로 강행한 탓에
등뒤에 땀이 베입니다.
<백담사 다리위에서>
백담사 휴게소앞의 조명이 냇물에 반사되어
속세의 오물로 찌든 내 마음의 눈동자를 씻어주고......
아직도 꼭두새벽인 3시35분경....
곤히 잠든 승려들의 독경을 재촉하는 타종소리가
너무나 야속하게 들리는 것은
내 연약한 감성의 탓이려니....
이 새벽녘의 등불은
"나"를 일깨워 세상을 밝히려는 의지의 화신이니...
아카시아꽃 향기를 안아다
저 불 밝힌 창문 틈 마다에
사알짝 넣어 주고 나와야지 .....
<또순님과 복란님>
조심해서 잘 다녀 오세요.
이제 부터는 혼자서 가야하니
요기서 인증샷 하나 남겨야징!~~~
람쥐대장님도 조금 있다 만나자구.... ㅎ
이제 오세암을 향해 이른 아침길을 걷습니다.
요참에 만경대에 올라
내설악의 정경들과 오늘 지나야할 천왕문을 내려다 봐야하겠지요.
<만경대의 왕괴불나무꽃>
금마타리
이맘때의 설악은
이 샛노란 금마타리꽃으로
기본 장식을 끝냅니다.
오세암 뒤편의 정경
중청과 용아장성과 봉정암 뒷편의 암봉과
가야동계곡의 천왕문
만경대의 둥굴레꽃
귀떼기청봉을 위시한 서북능선의 일부
서북능선 기슭의 우람한 근육 .... ㅎ
용아정성과 서북능선이 겹쳐 있어
마루금이 모호하네요.
또 서북능선쪽에서 보면
용아장성릉과 공룡능선이 이와 비슷하게 보이죠.
이제 곧 만나게 될 천왕문이 다소곳히 명상에 잠겨 있는 듯하네요... ㅎ
희운각을 중심으로
왼편으론 기개가 넘치는 공룡능선,
오른편으론 한 없이 부드러운 청봉기슭 ......
만경대의 요모조모
쌍둥이 바위지만
한쪽은 낙타를 닮고, 또 다른쪽은 산양 같아요.
7~8년전 어느 가을날 내려다 보았던 천왕문,
오랫만에 보니 감개무량하네요.
오세암 뒤편 모습을 다시 한 번 조망해 봅니다.
만경대에서의 마지막 한 컷을 담고,
오세암으로 내려 옵니다.
안녕, 안녕!~~~ 만경대!~~
내설악의 온 시선이 그대에게로 쏠리는 것은
그대가 설악의 중심추이기 때문이니
설악의 조화로운 아름다움과 함께 그 이름 영원히 빛나기를!~~
오세암에서
오세암 뜨락에서 올려다 본 만경대..
이제 봉정암으로 오르는 길위에 섰습니다.
오른편 계곡으로 내려가면 천왕문에 이를텐데,
가늠이 잘 안되어
어림 짐작으로 첫 계곡을 따라 내려가니
또 다른 계곡과 만나는 곳에 작은폭포가 있고
두 계곡이 합류되어 어어진 그 끝에
천왕문이 의젓한 자태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위취>
천왕문에 이르기 전의 작은 계곡에서
철 지난 시간 까지 나를 기다리다 지쳤노라
곱다랗게 눈을 흘기는 믿음직한 친구....
.
천왕문에서
30여년도 훨씬 전에
이곳 까지 왔다가 그냥 되돌아 갔었고,
지난 해 8월에도 길을 잘 못들어
이곳에서 오세암으로 도로 내려 갔었기에
오늘은 어떻한 일이 있어도 꼭 가고픈 계곡입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는 꼭 가야동계곡을 가볼 요량으로
능선을 타는 27명과 잠시 결별하고
혼자서 이 계곡 탐방길에 나선 것입니다....ㅎ
내 지나가야 할 계곡의 문으로
아침 햇살이 황금의 숨결로 찿아들어
천왕문 호수가 영원한 안식처 이기라도 한 듯
편안히 잠겨듭니다.
방랑시인 김삿갓의 삿갓 같기도 하고
비행접시 처럼 보이기도 하는 바위 하나,
우주를 유영(遊泳)하다 지친 비행접시 하나
이곳에 쉴 자리를 마련한 것일까?
뒤돌아 보니
만경대가 올려다 보이고....
그럼 이제 나는 이 천왕문과 각별한 시간을 보냈으니
이 비행접시를 잠시 빌려 타고
우주를 유영해 볼꺼나,
삿갓을 눌러 쓰고
주유(周遊)천하를 해 볼꺼나.....
옥쟁반 처럼 한없이 부드러워 보이는
천왕문의 암반위로 흐르는 玉水...
그 잔물결 아래로 황금의 숨결이 수놓아지고!~~~
비행접시 비위 뒤로
불과 1시간 전에
제가 이곳을 이윽히 내려다 보았던 만경대가
잘가라고 손을 흔들어 줍니다.
그래 만경대!~~
고마웠어,
그대가 그리워질 때면
다시 한 번 그대를 찿아 올께,
잘 있어!~~ 안녕!~~
오세암 지나서
제가 이곳으로 내려올 때 지나 왔던
작은 계곡 옆의 봉우리들도
아침 햇살 어린 황금의 눈으로 인사를 보냅니다.
이제 천왕문간에 섰습니다.
그러나 이내 가야동계곡으로
스스럼 없이 빨려들어
나는 내 자신을 주체할 수가 없습니다.
설악이라는 대찰(大刹)의 당간지주인양
하늘을 떠받치고 치솟은
천왕문의 공룡능선 쪽 문설주.....
천왕문을 지나며
왼편은 천왕문의 용아장성 쪽 문설주이고
오른편이 공룡능선 쪽 문설주네요.
왼편은 용아장성쪽 문설주이며,
오른편은 공룡능선 쪽 문설주네요.... ㅎ
양쪽 문설주 모두가
여늬 대찰의 당간지주 보다 멋진 명품이예요... ㅎ
용아장성 쪽 문설주
이렇게 아름다운 문설주는 본 적이 없어요... ㅎ
이제 가야동계곡의 서기(瑞氣)가 저를 혼미케하여
속세의 강을 건너 피안(피岸으로 이끕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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