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

점봉산(2017-06-03)

 

29032

 

지난 해 11월30일

눈이 많이 쌓인 이 점봉산을 넘어

강선리귀둔리쪽으로 하산하려다가

소점봉산 근처에서 길을 잃어버려

다시 점봉산을 넘어

출발지였던 원진개골로 내려 오느라고

정말 힘든 산행을 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오늘 또 다시

점봉산을 오르기 위해

남설악행 버스에 오릅니다.

 

오늘도 역시 필례령으로 오르다가

백두대간길의 일부인 등선대가 내려다 보이는

흘림골 옆 바위능선을 타기 위해

산행 초기에 좀 힘든 길을 택합니다.

 

 

흘림골 주차장에서 계곡을 타고 조금 오르다가

등선대를 오르려고 왼편으로 꺾어지는 지점쯤에서

그 오른편과 직선으로 보이는 멋진 바위군들!~~~

 

물참대

 

역시 군왕의 머리에 얹혀져도

조금도 손색이 없을 만큼

유려하고 당당한 아름다운 꽃.....

 

밧줄을 매어 놓은 누군가와

손을 잡아 이끌어 주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우리는 무사히 이 길을 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베푸는 자와 도움을 받는 자의

배려와 감사하는 마음의 매듭에서 피어나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 한송이를 봅니다.

 

서북능선과 왼편의 귀때기청봉.

그 아래 포근히 안긴 한계령휴게소

 

가리봉

 

고사목과 암봉들의 앙상블~~~

이 그지없는 자연의 단아함이여!~

 

<모자바위>

 

왼편 끝...

 

산조팝나무

 

흘림골을 옹위하고 있는 암봉들이

아련히 내려다 보입니다.

 

<만병초>

 

너무도 가문 탓에

거의 연명하기에도 힘에 겨워하는 모습이네요.

안쓰러운 생명체들 ......

 

 

이제 등선대 오른편의 암봉들도

멀리 아래로 밀려 가고.........

 

<흘림골 입구>가 내려다 보이고....

 

왼편 바위군은

등선대여심폭포쪽으로 방향을 틀기 전에

오른편으로 올려다 보이는

한떨기 바위꽃입니다.

 

 

필례령길을 사이에 두고

가리봉의 자태가 선연히 드러납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점봉산쪽 산기슭에도

아기자기한 암봉들이

아름다움을 은근히 뽐내며

자신을 드러냅니다.

 

 

 

흘림골 초입 오른쪽의 바위꽃...

 

이중에는 내 나름으로 이름을 붙인

*성화바위*도 있습니다.

 

그건 바위의 모습이 마치

성화를 봉송하는 횃불을 닮아 있기 때문이랍니다.

 

 

 

 

<6형제봉>

 

흘림골 입구의 이 바위꽃을

6형제봉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어요.

 

이 암봉을 끝으로

흘림골과는 안녕을 고하고,

망대암산을 향해 길을 재촉합니다.

 

암봉을 오르느라 허비된 시간을

이 조릿대가 무성한 호젓하고 순탄한 숲길에서

많이 보충합니다.

 

<백당나무꽃>

 

산수국꽃과 비슷하지만

나뭇잎이 다르네요..... ㅎ

 

<다래나무 암꽃>

 

<고추나무꽃>이 아직 만개하지 않았어요.

 

<붉은인가목꽃>

 

찔레꽃장미꽃의 중간쯤에 속한 것 같아요.. ㅎ

 

<노린재나무꽃>

 

남한산성에선 벌써 열매를 맺었는데,

이곳에선 이제 한창 만발했군요....

 

<둥굴레열매>

 

<풀솜대>

 

숲속에 숨어 반짝이는 별님 같아요.

 

인위적으로 정교하게 축조된 성문 같은데,

사실은 자연 석문이네요... ㅎ

 

종덩굴꽃

 

아직은 만개하지 않았네요...

 

석문2

 

망대암산 정상

 

바위중 하나가

두루미등 큰 새의 부리처럼 생겨서 인상적이예요..

 

흘림골, 주전골, 만물상등의 풍경들이

저 멀리 멀어져 갑니다....

 

<눈개승마꽃>은 목하 나비와 열애중 ....

 

두루미꽃

 

풀솜대꽃과 엇비슷하지만

두루미꽃이 훨씬

섬세하고 우아한 것 같아요...... ㅎ

 

매자나무꽃

 

앙증맞은 매자나무꽃

올 가뭄의 폭탄세례앞에서 맥을 못춥니다.

 

덩굴꽃마리(지치과)

 

큰앵초꽃

 

벌깨덩굴

 

<연산홍(철쪽)>

 

정상에 가까워지니

꽃의 색감이 끝없이 깊어집니다.

 

점봉산 8부능선 위로는

연분홍의 철쭉,

연산홍의 물결이

내 눈동자와, 내 가슴과 내 심장을

온통 연분홍으로 물들입니다.

 

보고 싶었어, 점봉산!~~

 

그대를 ...

그리고 또 그대와 함께

숨쉬며 공생하고 있는 모든 생명체들을!~~

 

<붉은병꽃>

 

내가 그대를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과연 돌아 올 수 있을까?

 

하지만 오늘, 그대를 이렇게 만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

내일은 생각하지 말아야 하겠지?

 

지나친 바램도 이제 나에겐

하나의 독소가 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한 터에....

 

이럴 때 천상 어디에선가

달콤한 멜로디가 흘러 나오고

나는 그대와 함께

눈부시게 돌아가는 월츠의 흐름속에서

이 해후의 아름다움을 만끽해야 하는건데............ ㅎ

 

올라 왔던길을 다시 되짚어 내려가는 길목....

 

가리봉과 그뒤쪽 멀리에서 안산

언제 들릴거냐고 따지듯히 묻고 있네요.

 

그래, 그대들은 내년에도

그리고 또 그 후년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곳에서 피어나고 있겠지...

 

그래, 피어나려거든

앞으로 더 아름답고 튼실하게 피어나길 바래보아요.

 

 

 

<기생꽃>

 

앞서 가던님의 눈에 띈 기생꽃...

내 그댈 담지 못하고 그냥 내려 갔다면

내 마음의 행낭이 얼마나 초라했을까?

 

망대암산에 서니,

귀때기청봉안산

우리의 재회를 짖궂게 가로막으려는 구름 베일을

성가시다는 듯 밀쳐내고

방가웠노라고 인사를 하네요............. ㅎ

 

망대암산에서

 

다시 긴 조릿대 숲길을 지나

계곡에 닿습니다.

 

<제비난초>

 

숲길에서 정말 보기 힘든 난초를 만났네요.

제비난초.... 정말 방가워.

 

<할미밀빵>

 

어쩜 앞으로 다시는 엄두도 못낼 산행을 하나 또 기록합니다.

2026년 까지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지역이라

쉽게 통과할 수 있는 곳에는 감시 초소들이 세워져 있어

출입을 통제하기 때문이죠..

아무튼 점봉산!

야생화의 천국이기도 한 산,

 

다시 볼 수 있는 그날 까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