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1월30일
눈이 많이 쌓인 이 점봉산을 넘어
강선리나 귀둔리쪽으로 하산하려다가
소점봉산 근처에서 길을 잃어버려
다시 점봉산을 넘어
출발지였던 원진개골로 내려 오느라고
정말 힘든 산행을 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오늘 또 다시
그 점봉산을 오르기 위해
남설악행 버스에 오릅니다.
오늘도 역시 필례령으로 오르다가
백두대간길의 일부인 등선대가 내려다 보이는
흘림골 옆 바위능선을 타기 위해
산행 초기에 좀 힘든 길을 택합니다.
흘림골 주차장에서 계곡을 타고 조금 오르다가
등선대를 오르려고 왼편으로 꺾어지는 지점쯤에서
그 오른편과 직선으로 보이는 멋진 바위군들!~~~
물참대
역시 군왕의 머리에 얹혀져도
조금도 손색이 없을 만큼
유려하고 당당한 아름다운 꽃.....
밧줄을 매어 놓은 누군가와
손을 잡아 이끌어 주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우리는 무사히 이 길을 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베푸는 자와 도움을 받는 자의
배려와 감사하는 마음의 매듭에서 피어나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 한송이를 봅니다.
서북능선과 왼편의 귀때기청봉.
그 아래 포근히 안긴 한계령휴게소
가리봉
고사목과 암봉들의 앙상블~~~
이 그지없는 자연의 단아함이여!~
<모자바위>
왼편 끝...
산조팝나무
흘림골을 옹위하고 있는 암봉들이
아련히 내려다 보입니다.
<만병초>
너무도 가문 탓에
거의 연명하기에도 힘에 겨워하는 모습이네요.
안쓰러운 생명체들 ......
이제 등선대 오른편의 암봉들도
멀리 아래로 밀려 가고.........
<흘림골 입구>가 내려다 보이고....
왼편 바위군은
등선대와 여심폭포쪽으로 방향을 틀기 전에
오른편으로 올려다 보이는
한떨기 바위꽃입니다.
필례령길을 사이에 두고
가리봉의 자태가 선연히 드러납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점봉산쪽 산기슭에도
아기자기한 암봉들이
아름다움을 은근히 뽐내며
자신을 드러냅니다.
흘림골 초입 오른쪽의 바위꽃...
이중에는 내 나름으로 이름을 붙인
*성화바위*도 있습니다.
그건 바위의 모습이 마치
성화를 봉송하는 횃불을 닮아 있기 때문이랍니다.
<6형제봉>
흘림골 입구의 이 바위꽃을
6형제봉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어요.
이 암봉을 끝으로
흘림골과는 안녕을 고하고,
망대암산을 향해 길을 재촉합니다.
암봉을 오르느라 허비된 시간을
이 조릿대가 무성한 호젓하고 순탄한 숲길에서
많이 보충합니다.
<백당나무꽃>
산수국꽃과 비슷하지만
나뭇잎이 다르네요..... ㅎ
<다래나무 암꽃>
<고추나무꽃>이 아직 만개하지 않았어요.
<붉은인가목꽃>
찔레꽃과 장미꽃의 중간쯤에 속한 것 같아요.. ㅎ
<노린재나무꽃>
남한산성에선 벌써 열매를 맺었는데,
이곳에선 이제 한창 만발했군요....
<둥굴레열매>
<풀솜대>
숲속에 숨어 반짝이는 별님 같아요.
인위적으로 정교하게 축조된 성문 같은데,
사실은 자연 석문이네요... ㅎ
종덩굴꽃
아직은 만개하지 않았네요...
석문2
망대암산 정상
바위중 하나가
두루미등 큰 새의 부리처럼 생겨서 인상적이예요..
흘림골, 주전골, 만물상등의 풍경들이
저 멀리 멀어져 갑니다....
<눈개승마꽃>은 목하 나비와 열애중 ....
두루미꽃
풀솜대꽃과 엇비슷하지만
두루미꽃이 훨씬
섬세하고 우아한 것 같아요...... ㅎ
매자나무꽃
앙증맞은 매자나무꽃이
올 가뭄의 폭탄세례앞에서 맥을 못춥니다.
덩굴꽃마리(지치과)
큰앵초꽃
벌깨덩굴
<연산홍(철쪽)>
정상에 가까워지니
꽃의 색감이 끝없이 깊어집니다.
점봉산 8부능선 위로는
연분홍의 철쭉,
연산홍의 물결이
내 눈동자와, 내 가슴과 내 심장을
온통 연분홍으로 물들입니다.
보고 싶었어, 점봉산!~~
그대를 ...
그리고 또 그대와 함께
숨쉬며 공생하고 있는 모든 생명체들을!~~
<붉은병꽃>
내가 그대를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과연 돌아 올 수 있을까?
하지만 오늘, 그대를 이렇게 만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
내일은 생각하지 말아야 하겠지?
지나친 바램도 이제 나에겐
하나의 독소가 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한 터에....
이럴 때 천상 어디에선가
달콤한 멜로디가 흘러 나오고
나는 그대와 함께
눈부시게 돌아가는 월츠의 흐름속에서
이 해후의 아름다움을 만끽해야 하는건데............ ㅎ
올라 왔던길을 다시 되짚어 내려가는 길목....
가리봉과 그뒤쪽 멀리에서 안산도
언제 들릴거냐고 따지듯히 묻고 있네요.
그래, 그대들은 내년에도
그리고 또 그 후년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곳에서 피어나고 있겠지...
그래, 피어나려거든
앞으로 더 아름답고 튼실하게 피어나길 바래보아요.
<기생꽃>
앞서 가던님의 눈에 띈 기생꽃...
내 그댈 담지 못하고 그냥 내려 갔다면
내 마음의 행낭이 얼마나 초라했을까?
망대암산에 서니,
귀때기청봉과 안산이
우리의 재회를 짖궂게 가로막으려는 구름 베일을
성가시다는 듯 밀쳐내고
방가웠노라고 인사를 하네요............. ㅎ
망대암산에서
다시 긴 조릿대 숲길을 지나
계곡에 닿습니다.
<제비난초>
숲길에서 정말 보기 힘든 난초를 만났네요.
제비난초.... 정말 방가워.
<할미밀빵>
어쩜 앞으로 다시는 엄두도 못낼 산행을 하나 또 기록합니다.
2026년 까지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지역이라
쉽게 통과할 수 있는 곳에는 감시 초소들이 세워져 있어
출입을 통제하기 때문이죠..
아무튼 점봉산!
야생화의 천국이기도 한 산,
다시 볼 수 있는 그날 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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