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

지리산(거림-세석평전-천왕봉-중산리)

 

29012

 

오늘은 오랫만의 천왕봉 등정에 나서기로합니다.

2013년 7월 지리산 무박종주에 나섰다가

극심한 배앓이로 장터목산장에서 중산리로 하산해 버린 애석함을 달래기도 할 겸

종주에는 비록 절반에도 못미치는 거리이긴 하지만

싱그러운 지리산의 품을 여유자적하게 거닐어 보고 싶어서입니다.

 

극심한 가뭄으로 거림의 계곡물도

얕으막히 자세를 낮추고 아래로만 아래로만 흐르고 있어요.

 

말 그대로 거림(巨林:큰 숲) 이라면

울창한 숲을 의미하고, 이는 곧 큰 계곡을 상상할 수 있고

자연히 이곳을 흐르는 수량도 풍부할 것을 예견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그저 흐르는 둥 마는 둥

정말 보기에도 딱한 계곡의 모습이 처량해 보입니다.

 

낮이긴 하지만

때죽나무꽃이 하늘의 별 처럼 반짝이고 있어요.

 

양귀비꽃

 

계곡의 한 펜션에서 심어 놓은 양귀비

한창 열정적으로 피어 있군요.... ㅎ

 

약모밀(어성초)

 

요즘 만나보기 어려운 약모밀이 고운 낯으로 인사를 합니다.

 

꿀풀

 

인동덩굴

 

때죽나무꽃잎

 

낙화가 된 때죽나무 꽃잎 하나,

세월 따라 흘러갈 길 잠시 멈추고

자기 먼저 가노라니,

나의 나그네길 평온하길 바란다네.......

 

지리산 북해도교?

 

아마도 북해도와 연관이 있는 사람이나 단체에서

이곳에 다리를 건립해 주었나 보다..... ㅎ

 

이 코스는 2번 정도 지나간 기억이 있다.

봄과 가을에 각기 한 번씩 .............

 

이 반대편인 한신계곡을 타고 오르는 재미가 더 쏠쏠 한 것 같은데,

어떻든 오늘은 시간상으로 많이 절약이 되는 것 같다.

 

 

드디어 남해 삼천포 광양 백운산이 바라다 보이는

전망바위에 다다랐다.

 

8~9년 전 어느날

전망바위에서 만났던 그이는 지금도 안녕하실까?

김해에서 왔었다는 Gold-Peak....

 

산앵도는 절로 붉어

흥취에 젖겠지만

 

이 세상 돌아 갈 단 한줌의 땅도 없는 나그네,

갈길이 까마득하다.

 

이제 세석대피소에서 내려 오는 물길을 가로지른 다리를 통과합니다.

 

두루미꽃들이 무리를 지어 피어 있어요.

 

이렇게 큰 두루미꽃 군락지는 처음 보았어요...... ㅎ

 

동의나물

 

말오줌나무꽃

 

꽃황새냉이

 

이파리가 윤기가 나고

꽃과 잎새가 모두 아주 건강해 보이는군요.

그리고 이녀석들은 높은 산 계곡물가 양지 바른 곳을 택하여

터전을 마련한답니다....................   ㅎ

 

설악산 서북능선대승령에서 안산을 거쳐

십이선녀탕으로 내려가는 합수점과

이곳 지리산 칠선계곡마폭에서 부터 계곡을 따라 자생하고 있어요.

 

좀쥐오줌풀꽃

 

세석대피소

 

10여년전의 어느 초가을날

e목요산악회 한 산우님이 이곳에서 꼭 하룻밤을 묵고 싶다 하여

특별산행으로 8~9명이서 이곳 산행을 다녀 갔습니다.

 

물론 이곳 세석대피소에서 하룻밤을 지냈고

한 밤중에 이 대피소 윗쪽의 바위위에 몰려 앉아

한밤의 음악회를 가졌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촛대봉에서 황홀한 일출속에 우리는 서로 불타 올랐었죠....

 

 

오늘은 시간이 조금 늦은 것 같아

세석대피소를 들리지 않고 그냥 지나쳐 갑니다...

 

 

눈개승마

 

야광나무꽃

 

세석 습지에 샛노란 동의나물꽃과 하얀 꽃황새냉이가

서로 화려한 자태를 뽑내며 피어 있어요.

 

동의나물

 

꽃황새냉이꽃

 

10여년전의 어느 초가을날 밤

고요한 이곳에 모여 앉아 산상 음악회를 열었던

바위가 있는 산기슭 ~~~~~~

 

촛대봉을 배경으로

 

 

 

뒤로 천왕봉이 보여요...

 

산앵도

 

촛대봉에서

 

 

 

 

 

 

뒤돌아 본 연하봉

 

 

장터목대피소

 

 

고사목 군락지

 

중산리쪽 계곡

 

 

중간에서 올라 왔는데도

역시 장터목 대피소에서 부터 피로감이 엄습합니다....

 

 

 

 

통천문

 

 

 

정상 부근엔 아직도 철쭉꽃이 한창이네요.... ㅎ

 

 

 

이제 천왕봉이 바로 앞에 있어요.

힘을 내서 올라가야죠? ............... ㅎ

 

 

천왕봉에서

 

멋째이님, 곽중호대장 함께

 

 

 

천왕봉에서 잠시 지체한 뒤

사브작 사브작 중산리로 내려 갑니다.

 

못내 아쉬워 천왕봉쪽을 슬며시 돌아 봅니다.

 

 

 

 

 

 

 

중산리로 내려 오니

40년만의 기록적인 가뭄에도

끈질기게 생명을 부지하며 고운 꽃을 피워낸 때죽나무가

아직도 하얀 꽃으로 치장을 하고 나를 맞아줍니다.

 

산행중에 거의 먹을 것을 섭취하지 않아 허기진 배를

막걸리 한 사발과 해물파전으로 채워줍니다.

 

모두들 둘러 앉아 마시는 그 시원한 맛에

오늘 하루의 산행도 "굿"입니다.

 

오랫만에 천왕봉과의 해후가 이렇게 맑은 날 이루어져서 넘 좋았는데

이제 또 언제 쯤 그를 만날 수 있을지

다시 만날 때 까지 서로의 안녕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