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

공룡능선(2015-06-28)

 

29010


복정역 1번출구 --------------------- 밤11시40분

한계령 들머리 ----------------------   새벽3시 입산

중청대피소  ------------------------   아침6시30분

희운각 대피소 ----------------------   아침 7시20분

마등령  ----------------------------   아침 11시

비선대 -----------------------------   오후 2시

설악동 C주차장 ---------------------   오후 3시30분

 

벌써 6월도 다 지나가는데

이렇게 미적거리다가는 올 해

공룡능선 산행은 물건너 가는 게 아닌가 싶어

마음을 다그쳐 먹고 서둘러 무박산행을 신청합니다.

 

산행 신청은 N산악회로 했건만

메시지 알림으로는 다른 산악회로 편승하라 연락이 왔네요.....ㅎ

요즘 메르스와 불경기 탓에 등산객이 줄었나 봐요.

 

한계령삼거리에서 바라 본

백운동,구곡담,수렴동계곡과 용아, 공룡능선쪽

 

안개가 짙게 깔린 서북능선에서

 

기린초

 

끝청에 가까워서야

겨우 카메라에 꽃들의 제 모습이 잡히네요.

 

큰물레나물

 

백당나무

 

둥근이질풀

 

정향나무

 

산꿩의다리

 

자주색 봉오리에서

이렇게 새하얀 꽃송이로 피어 나다니!~~

 

이제 중청대피소대청봉을 옆에 끼고

중청봉을 휘돌아 소청봉 갈림길로 내려가야 합니다.

 

지난 설 다음날 새벽, 

폭설이 내린 이 설악

오색에서 올라 와 이곳을 지날 때

눈이 무릎까지 덮히던 길가에

지금은 이름모를 기화요초들이 만발하여

싱그러운 아침을 선사합니다.

 

덤불조팝나무꽃

 

소청 삼거리

 

안개가 짙어

오늘의 전도를 가늠키 어렵게 만들어요.

 

6월 말 ...... 아침 7시가 다 되어 가니

태양도 많이 떠 올랐건만

설악, 천불동계곡 그 주위는 안개 바다 그 자체네요..... ㅎ

 

왼편으로 신선대의 일부가 보이고

 

공룡능선 천불동계곡

 

희운각 내려가는 길목에서

 

1275봉 앞의 범봉을 위시한 천화대의 모습도 또렷해요.

 

마등령과 황철봉, 세존봉까지도 조망되네요.... ㅎ

 

 

 

당당한 범봉 뒤에 숨어 

부끄러운 듯 얼굴을 가리고 미소짓는 희야봉

 

공룡능선 전경

 

희운각 쪽으로 조금 더 내려온 위치에서

다시 한 번 공룡을 조망해 봅니다.

너무 아쉬워서 ...................

 

안개 까운을 걸치고 아침 산책에 나선 범봉

 

 

안개가 시시각각 출몰했다간

밀려 가고 또 밀려 오곤 해요....

 

안녕!~~

범봉!~~~

 

가야동계곡

 

천불동계곡

 

터리풀

 

신선대 능선

 

희운각 다리위에서

 

어제 비가 내렸다고

계곡물이 제법 우렁찬 소리를 내며 흘러요.... ㅎ

 

가야동계곡

 

중청과 대청 운무에 가려 있고

 

희운각 전망대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갈까 망설이다가

그냥 신선대를 향하여 출발합니다.

 

이제 언제 식사를 하게 될지 모를 일입니다.

저는 으례껏 산행중에 사진을 담다가 시간에 쫒기면

끼니를 건너 뛰기가 다반사니까요.

 

등대풀

 

신선대전망대로 오르기 직전의 가파른 벼랑길에서

아마도 설악산에서는 처음으로 이 등대풀을 안아 보는 것 같습니다.

 

 

신선대에서 바라보는 정경들 ....

 

가야동계곡쪽

 

용아장성릉서북능선쪽

 

천화대의 왼편 날개

 

신선대에서 보았을 때 범봉은 오른편에 있고

지금 보이는 곳이 왼편이네여.

신선대전망대에서

 

천화대1275봉, 그리고 나한봉마등령 등이 한덩어리로 뭉쳐 있어

어느 봉우리가 어느 봉우린지 잘 구별이 안되네요....... ㅎ

 

신선대전망대에서

 

범봉 오른편으로 작은범봉,

그 뒤로 지난 가을에 올랐던 희야봉, 왕관봉이 안개바다 위로 고개만 쭈삣히 내밀고...

석주길, 염라길, 흑범길등 천화대릿지에 연결된 길들이 웅크리고 있을 것입니다.

 

아름다워라!~~

하늘에 피어 있는 한송이 꽃이여!

 

탐닉에 익숙해 진 내 손으로는 만질 수도 없고

눈앞의 이익만 쫒는 내 눈으로는 감히 바라 볼 수도 없는 그대...

 

그러나 이렇게 짙은 사파의 안개속에서 헤매이다가

문득 그대가 그리워

내 마음속으로 부터 그대를 부르거든

제 손을 잡아 주세요.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이 안개 밖, 광명의 세계로 이끌어 주세요.

 

저는 어려서나

나이가 지긋해진 오늘 날 까지도

어리석고 유치한 굴레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사오니

 

나의 지극한 그대

하늘의 꽃이여, 내 항상 그리는 천화대여!

 

이 안개 바다위 물결 따라 

그대 분신 하나 가만히 보내와

제 마음의 동산에서 피어나게 해주세요.

 

범봉과 그 뒤로 세존봉

 

신선봉

 

천화대를 오르면서 뒤돌아 본 신선봉과 그 능선

 

신선봉능선

 

범봉

 

안개바다 위의 외로운 바위섬

 

 

 

돌양지꽃

 

어쩌자고 이 척박하고 모진

바위 언저리에 터전을 마련했나요?

 

그래도 이렇게 곱디 고운 빛을 선사하는 여유를 가지셨군요.

 

천화대와 그 뒤로 1275봉

 

1275봉과 천화대의 위용

 

그 뒤 왼편으로 나한봉이 버티고 서 있네요.

 

 

범봉

 

천화대릿지의 정상인 노인봉(왼편)과 범봉

 

천화대의 왼편(가야동계곡쪽)을 조망해 봅니다.

 

 

오른편 봉우리가 노인봉, 천화대릿지의 정상부분

 

 

 

근접촬영해 본 범봉

 

 

천화대를 지나면서 ........

 

이제 천화대의 꽃술 부분에 안깁니다.

모든 게 다 평화롭습니다.

모든 불평, 불만이 썰물 처럼 빠져 나갑니다.

 

제 영혼은 천화(天花) 향기의 작은 포말이 되어

이 꽃술들의 사이 사이로 유영하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아늑한 선률이 흘러와

안개바다 위에서 현란한 율동으로 승화됩니다.

 

여기에 나는 이미 없고

연꽃 한 송이 홀로

사파(娑婆)를 잠재운 안개바다에서 미소를 머금고 피어 올라

시바의 춤을 이윽히 바라보고 있어요.

 

천화대 능선을 오르는 님들이 어렴풋이 보이고

그 뒤 왼편에서 의젓하게 산객들을 맞이하는 1275봉

 

가야동 계곡쪽

 

어느 새 범봉이 제 바로 오른편에 다가 와서

힘을 내라 다독여 줘요.... ㅎ

 

모데미풀

 

그대를 그렇게 찾아 헤매었건만

그대는 어느 길을 그렇게 돌아 돌아 오셨나요?

이젠 그대를 영영 잃어버리고 못만날 줄 알았었는데......

 

하여튼 고마워요.

이렇게 튼실하고 고운 미소로 돌아와 주셔서요..

 

 

나는 지금 천화대의 속삭임과 무작위의 율동에 정신이 혼미하여

시간을 잃어 버렸어요.

 

천화대(범봉쪽)

 

나의 지배자는 내 영혼이나 정신이 아니고

천화(天花)의 웅혼한 울림이거나,

안개바다위에서 펼쳐지는 정중동(靜中動)의 율동이거나,

 그 꽃술들이 주고 받는 향기랍니다.

 

 

이제 천화대 능선을 오른편에 끼고 1275봉으로 넘어 갑니다... ㅎ

 

1275봉 그 왼편 뒤 멀리에 나한봉

 

1275봉 그 형제 봉우리들

 

 

지나온 천화대를 돌아 봅니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아름다운 님들이여!~~~~

 

내 마음속 영원한 꽃이여!~~

천화대

 

천화대릿지가 시작되는 천화대노인봉

그 왼편에 범봉 안개바다 위에 떠 있어요.

 

다시 1275봉 향해 오릅니다.

 

1275봉으로 오르다가 다시 뒤돌아 보게 되는 천화대..


안개바다의 파도는 천화대의 해벽에 부딫쳐

가까스로 진군을 멈추고....


 

 

드디어 설악

천화대에 대한 나의 어리석은 미련을 지우게 해 줄 요량으로

안개의 힘을 빌리려나 봅니다.

 

잠깐 천화대에서 눈을 떼는 사이에

안개베일로 천화대의 모습을 지워버리려 합니다.

 

솜다리

 

 

어제 잠간 내린 비 때문이던가?

오늘 따라 솜다리의 모습이 생기가 돌아요.

 

한달 전 서북능선에서 보았던

그 서글픈 솜다리의 모습과는 조금 달리 보여요.

 

 1275봉을 오르기 직전의 거대한 돌기둥 하나...

마치 돛단배의 돛 같기도 하고,

소의 혀를 확대하여 세워 놓은 것 같기도한 바위가

이 곳을 오를 때 마다 피로에 지친 나에게

이상야릇한 최면을 걸어 피로를 잊게합니다.


1275봉 고갯마루의 이정표

 

멀리 나한봉과 안개에 덮힌 마등령이 건너다 보이고..........

 

출렁이는 안개의 바다는 외설악 품안 가득히 밀려와

호시탐탐 내설악 까지 한 입에 집어 삼킬 기회만 노리고 있는

침략자의 모습으로 비쳐지고.....

 

 아마도 설악골로 내려 가는 길이 있을 법한 안부에

거대한 석문이 양쪽으로 버티고 서서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는 듯합니다.


지난해엔 이곳에서 C대장님을 만나

서로 한 컷씩 인증샷을 찍어 주기도 했던 곳이네요.... ㅎ


 

 

 

 1275봉도 멀찍암치 멀어져 가고....


 천화대 뒤로

안개바다위로 유유히 흐르는 신선봉 형제가

참으로 자유스러워 보입니다.


 

 세존봉


 금방이라도 1275봉나한봉 까지 집어 삼킬 듯....

안개바다의 위력이 대단해 보입니다.


 

 

 

 

 세존봉


 그리고 범봉


두 봉우리는 남과 북에서 서로의 정과 사랑을

눈빛으로만

그리고 때론 이렇게 일렁이는 안개바다의 파도의 춤으로만

느끼고 전하고 있답니다.


마치 견우직녀 처럼!~~~~~


산꿩의다리(마등령)


꿩의다리류는 원래 꽃잎들이 약간 볼록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있던데

이녀석들의 꽃잎들은 모두가 미쓰코리아의 다리들 처럼 미끈 미끈하여

제대로된 이름인지 알길이 없어요......  ㅎ


 마등령에서 바라본 운해


천불동천화대도 안개바다에 묻혀

형체도 알아 볼 수 없어요.


겨우 1275봉화채봉 정도만이 

힘들게 신호를 보내주네요.


 

 이제 비선대를 향하여

마등령을 출발합니다.


 

 세존봉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길 때 마다

안개바다와 공룡능선대청, 중청봉도 나를 따라 이동합니다.


 

 

 

 나는 언제 다시 이곳에 서 있을 수가 있을까

그래서 이 웅혼한 설악 대자연의 교향악에 젖어

설악과 함께 춤을 추어 볼 날이 있을것인가?


어쩜 다시는 그럴 날이 오지 않을지라도

이제 오늘의 내 온 몸의 전률로

내 세포 하나 하나를 문신해 버린 이 순간을

구원(久遠)의 제단위에 올리고

모든 그리움과 사랑으로 부터 자유로워지리라.....


 설악의 안개해변을 따라 걸으며

*해변의 길손*(Strangers on The Shore)을 흥얼거려 봅니다.


 그리고 내 노래가 끝나면

또 다시 이어지는 베토벤영웅이나 합창교향곡에 맞춰 춤을 추는

안개바다의 율동을 감상하느라 온 정신을 빼앗기며

힘든 줄 모르고

평소 같으면 아주 힘들었을 너덜지대의 하산길을 걸어 내려 옵니다.


 

 

 

 장군바위 위의 유선대에서

몇사람인가의 흐릿한 형체가

밧줄에 의지하여 하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군봉을 올려다 보며


 금강굴 갈림길에서



 비선대 다리에서


왼편이 장군봉, 오른편이 적벽


 비선대 다리위에서 천불동계곡 향하여


 

 

 비선대에서


 와선대에서


오랫만의 설악산 공룡능선 무박산행 무사히 마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그 설악산 운해의 선물도 고마웠구요.


평생 잊지 못할 천화대와 천불동계곡과 공룡능선과 안개바다의 어울림이

이토록 멋진 하모니를 이룰 수 있다는 것도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를 사랑하는 이 마음이

이제야 그에게 통하여서 였을까요?


고마웠어요.

그토록 아름다운 연출로 나를 맞아 준 설악이여....

늘 그리운 이여!~~

내 영원한 연인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