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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서북능선(한계령 ~ 귀떼기청봉 ~ 대승령 ~ 장수대): 2015-05-31

 

29011

 

설악의 변방 ...

서북능선!

 

나는 오늘 다시 님을 만나러 갑니다.

결코 녹녹치 않을 변방의 생활을 어찌 잘 견디며 살아 가는지!~~~

이 봄의 기록적인 가뭄속에서 행여 생명의 끈을 놓지는 않았는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그대를 만나러 갑니다.

 

한계령에서 서북능선상의 한계령삼거리를 향해 오르는 길목에서

 

삼거리에 가까워지니

귀떼기청봉으로 오르는 쪽에 비켜 선 삿갓 모양의 바위가

씽끗 미소를 던집니다.

 

한계령삼거리에서 백운동계곡 쪽을 바라보며

 

동행님들은 대청봉쪽으로 ...

그리고 나는 귀떼기청봉 향하여 잠시 아쉬운 석별의 정(?)을 나눕니다.

 

아직 한 번도 대청봉을 오르지 못했다는 한 동행님을 위하여

산행 매니아인 다른 한 산우님이 안내겸 봉사를 하는 거랍니다.

 

건너편으로 용아장성릉공룡능선이 겹쳐 있어

구별하기가 쉽지 않군요........ ㅎ

 

올라 올 때 삿갓 모양으로 보이던 바위

 

귀떼기청봉은 이 바위 옆을 통과하여야 합니다.

 

물참대

 

언제건 이 계절에 이곳을 지날 때면

빠뜨리지 않고 인사를 하는 물참대 ...............

 

참 곱기도 하지 .............

 

이제 너덜바위들이 기다리고 있는 바위능선길위에 서 있어요.

 

도둑바위골을 지나며

 

간간히 산비탈 위에 박혀 있는 바위봉우리들!

 

멀리서 보면 그냥 평범한 단 한개의 봉우리에 불과하지만

그 하나 하나의 봉우리를 가까이서 바라보면

정말 기묘하고 아름다운 하나 하나의 조각품 같아요.

 

그것이 바로 설악....

바로 그곳에 빚어 놓은 신의 작품들이랍니다.

 

 

 

멀리 중청봉에서 부터 봉정암 왼편 아래로

용아장성릉공룡능선이 서로 뒤엉키어 모습을 잘 알아 볼 수 없습니다.

 

마치 용들이 용틀임을 하며 엉켜 있는 듯

역동적인 모습이 장관이군요........ ㅎ

 

뒤로 오른편에서 부터 공룡능선천화대1275봉, 그리고 나한봉 마등령 까지...

그리고 앞으로는 용아장성릉옥녀봉오세암 앞쪽의 만경대 까지....

한 눈에 들어 옵니다...

 

 

마가목나무꽃이 아랫쪽에선 시들어 가고

정상에 가까워질 수록 이제사 꽃망울을 터뜨리는 녀석들도 있어요.

 

다시 백운동계곡 건너편으로

용아공룡... 두마리의 용이 서로 또아리를 틀면서

승천에 대비하고 있는 듯해요... ㅎ

 

대청봉으로 향한 님들은 지금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져요.............. ㅎ

 

앙징스럽고 귀여운 마가목나무꽃

 

이렇게 하얀 꽃들이 그토록 빠알간 열매를 맺을 수 있다니 .....

이 능선의 가을은 이 꽃들이 자신을 수없이 많은 담금질로 빚어 놓은

빠알간 루비의 물결로 끝 간데 없이 출렁이리라.

 

매자나무꽃

 

귀때기청봉 정상이 가까워지면

생각나는 님들,

노오란 매자나무꽃, 털진달래, 괴불나무꽃, 빨간 인가목꽃, 그리고 기생꽃.....

 

 

왼편 한계령 건너로 가리봉,주걱봉,삼형제봉등의 가리봉능선

제가 걷고 있는 이 서북능선과 평행선을 그으며 걸어 가고 있어요... ㅎ

 

귀때기청봉 오르는 길

그 왼편 능선 끝 부분에 안산의 모습도 어렴풋이 잡히네요.

 

괴불나무

 

너덜지대 오름길의 큰 바위 사이에

어렵사리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연명해 가고 있는 괴불나무...

뭇 산객들의 발길에 밟히지 않으려고

큰바위 틈 사이에 몸을 웅크리고 꽃을 피우고 있어요.

 

서북능선 귀요미 털진달래꽃.........

 

지금은 철쭉꽃 마저 다 시들어버릴 시기인데

이곳의 털진달래꽃은 선연한 붉은 빛을 띄우고 우릴 기다려요.

 

귀때기청봉에서...

 

노란 매자나무꽃 뒤로 안산이 오롯히 앉아 기다리고 있어요.

하지만 오늘은 그곳에 이르기 전에

대승령에서 하산해야 합니다.........

 

안산이여!~

외로워하지 말아요.

그대에게는 한 달 전에 다녀오지 않았나요?

그러니 또 다음날을 기다려 주면 고맙겠어요.....

 

철쭉과 매자나무

 

상투바위골 건너로 가리능선이 나와 보조를 맞추며 달리고 있고...

 

반쯤만 피어 있는 붉은 인가목꽃 입술은

많은 할 말을 입다물고 참아야하는

현대인의 표상 같이도 보이네요.

 

붉은인가목

 

" 저는 설악 변방 서북능선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많은 생명체들 중 하나랍니다.

 

겨울이 되면 이곳엔 무릎을 덮는 눈이 쌓이고,

그위엔 매서운 바람이 이 능선을 지배하여

감히 그 어떤 강인한 생명체도 살아 남지 못할 것이라 여겨지지요.

 

하지만 우리는 그 모질고 혹독한 환경속에서도

이처럼 아름다운 꽃을 피워 올리며

생명의 찬가를 소리쳐 부르고 있어요.

 

그리고 오늘도 이렇게 제 눈에 아름다운 눈동자를 맞춰주시고

제 가슴의 꽃술을 보고 감격해 하시는 당신을 만났으니

저는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어요.

 

해 마다 봄이되면 제가 새로운 꽃송이를 피워 올리 듯

당신도 어려운 역경이 닥쳐 올지라도

그때 마다 새로운 용기와 삶의 지혜로 그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세요.

그리고 저 처럼 이렇게 예쁜 꽃을 피우고,

튼실하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으시기 바래요.. "

 

고마워요.

붉은인가목이여!~~

나도 그대의 분신들이 연연히 이 능선을 지키며

설악 변방의 아름다움을 가꾸어 가는 것을 보고 싶어요.

 

 

 

산앵도

 

언제 보아도 다정스럽고 싱그런 미소로 맞아 주는  그님 !~~~

산앵도의 행차가 예사롭지 않아요.

 

큰연령초

 

이제 전성기를 지나서 인가

탄력을 잃은 연령초꽃이 어딘지 슬퍼 보이는군요.... ㅠㅠ

 

뒤돌아 본 귀때기청봉

 

아픈 세월의 흔적이런가

정상에서 부터 거칠게 할퀸 자국이 또렷히 보여요.

상투바위골

 

서북능선 귀때기청봉옆 1456봉 기점으로 흘러내린

계곡 .............

 

털댕강나무꽃(Korean Abelia)

 

 

상투바위골

 

 

상투바위골과 그 건너 가리봉 능선 .ㅣ..

 

솜다리(에델바이스)

 

기생꽃

 

정말 보고 싶었던 그대...

행여 그대를 못 보고 가면 어떡하나

은근히 조바심도 났었지만

그런 나의 마음을 달래주려는 듯

이렇게 활짝 웃으며 기다려준 그대.

 

그래서 나는 그대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나 봐요.

 

둥굴레꽃

 

상투바위골

 

큰앵초꽃

 

 

마치 바위갈기를 흩날리는 天馬 처럼 날렵한 서북능선

평행선을 그으며 달리는 가리봉능선에게 여유로운 미소를 보내며

서로 화답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이 많은 바위중에 어느 바위가 상투바위인지 알 수가 없어요.

 

이제 1456봉 1408봉 사이의 장군바위골을 내려다 보며 걷습니다.

그러나 이역시 어느 바위가 장군바위인지 알길이 없네요... ㅎ

 

풀솜대

 

별처럼 빛나는 눈동자의 풀솜대.....

 

물참대

 

고대국가의 왕관이

바로 이 물참대꽃의 모형을 본떠서 만든게 아닌가 여겨질 정도로

물참대와 왕관의 모습이 많이 닮아 있어요.

 

꿩의다리

 

산조팝나무

 

산조팝나무꽃의 이 완벽한 아름다움은

결혼식의 부케로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눈이 부시도록 너무 아름다워 잠시도 그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어요.

산조팝나무!~~~ 

 

 

귀때기청봉에서 부터도 멀리 떠나 왔군요.

이제 언제 또 다시 이 능선위에 서 볼까?

알 수 없는 미래가 나를 슬프게해요.

 

붉은병꽃이 어우러진 철계단을 따라 오르는 산객

 

 

산조팝나무꽃

 

이토록  탱글탱글하면서도 화려하고 성결한 꽃송이가 또 있을까?

 

1408봉 정상을 향하여 오르는 산우님들!~~

 

만병초꽃망울

 

그토록 내가 보고 싶어하던

산백작약, 만병초, 기생꽃, 솜다리중에서 이제 만병초꽃을 또 만나서

뛸 듯히 기뻤네요.

 

하지만 왠지 내 마음이 서글퍼요.

 

그대는 왜 그리 아파 보이는지!~~~

결코 건강해 보이지 않고 어딘지 병색이 완연히 깊어진 그대!~~~

그대를 어이해야 하나요?

 

1408봉으로 오르는 철사다리

 

철사다리 아래에 산조팝나무꽃들이

융단을 깔아 놓은 듯 피어 있어요.

 

 

1408봉 정상에 까지

철사다리가 지그재그로 놓여 있군요.... ㅎ

 

지금껏 한계령 삼거리에서 부터

도둑바위골,소승폭포 상단, 상투바위골,장군바위골을 굽어보며 지나왔네요.

그러나 주마간산(走馬看山)격으로 지나쳐 와서 그 진면목을 볼 수가 없었어요.

그 하나  하나 마다에도 얼마나 많은 절경들이 숨쉬고 있을지 ....

 

그 모든 아름다움을 볼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쉬워요....

지나 온 한계령쪽을 돌아 봅니다.

저 멀리에 흘림골의 상류 부분과 점봉산의 모습이 보여요.

 

 

1408봉에서 내려다 본 선바위골

 

 

안산이 가까이 보이네요.

 

솜다리

 

극심한 가뭄을 이기고 살아 남기가 녹녹치 않았을 터....

이럴때 과연 나는 그대에게 뭐라고 말해 줄 수 있을까?

그건 그저 그대의 숙명이라고 가벼히 치부하고 말 수 밖에 없는

나의 가엾은 한계여!~~~~~~

 

 

이 바위를 선바위라고 하는 걸까?

 

먼 곳을 응시하는 그는

이스트섬의 석상 모아이의 원조가 아닐까?

 

매자나무꽃

 

나도옥잠화

 

이제 완전히 져버리고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능선의 마지막에서 나를 기다려 주었네.

그리운 이여!~~

 

그래요, 누가 뭐라해도 그대도 역시 옥잠화 맞아요....

이제 한 줄기의 능선만 넘으면 대승폭포가 나타나겠죠?

 

능선을 가득메우고 시립해 있는 바위들의 위세가 등등하네요.

 

관중과 큰앵초의 하모니

 

물참대

 

산조팝나무

 

관중

 

두루미꽃

 

풀솜대의 꽃이 별 처럼 빛나는 눈동자라면

두루미꽃은 별속에서 별처럼 빛나는 눈동자이리라!~~

 

눈개승마

 

대승령에 가까이 왔을 때

나뭇잎 사이로 상아빛으로 반짝이는 보석 같은 바위 봉우리 하나!~~

 

꿩의다리아재비

 

 

이제 흑선동계곡이 내려다 보입니다.

지금은 휴식년제기간이라 탐방이 금지된 지역입니다.

이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백담사에서 수렴동쪽으로 휘돌아 가는

영신담, 구용소,황장폭포 나오겠죠?

 

물참대

 

이제 또 언제 볼 수 있을까?

아쉬워 마지막 한 컷을 힘주어 담아 냅니다.

 

나비나물

 

나비나물, 고마워.....

그대에 대한 찬사가 없어서 너무 서운했겠지?

그러나 세상엔 그대 처럼 조연이 어쩜 주연 보다 더 필요할 때가 많거든!

그러니 너무 서운해 하지 마!

 

 

고광나무꽃

 

이 시기엔 고광나무, 말발도리, 물참대등 비슷한 꽃들이 많군요.... ㅎ

 

금마타리

 

이곳 대승폭포 이맘 때 쯤 지날 때면

언제나 이곳에서 나를 반겨

황금빛 웃음으로 부서져 내리는 보석의 얼굴 하나!~~

 

그래서 나는 또 이곳에

내 마음의 분신을 키우고 있는 듯

그렇게 정이 스며 있어요.

 

대승폭포

 

깊은 가뭄으로 물이 한방울도 흐르지 않아요.

가련한 대승폭포!

 

가리능선에도 황혼빛이 스며들어요.

 

한계령쪽을 조망하며

 

지나온 서북능선

 

내려가야 할 장수대쪽을 조망해 봅니다.

 

 

오늘의 싸나이들 !~~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ㅎㅎㅎ

 

가리봉 쪽의 계곡으로 부터

어둠이 짙어지는군요............ ㅎ

~~~~~~~~~~~~~~~~~~~~~~~~~

변경이라 서러워하지 말아요. 서북능선이여!

우리 신체의 한 부분만 온전치 못하면

전체가 불균형의 작품인 것을 익히 알고 있나니

그대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자부심을 가지고

전체로서의 설악의 이미지를 지켜가는 일에 열정을 다 하시기를!~~~

 

그리하여 오늘 처럼 이 불청객이 그대를 찿아 오더라도

이 지구위를 함께 살아가는 나그네들로서

서로을 따스히 보듬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사랑하는 설악....

사랑하는 서북능선!~~~

오늘 그대가 보여준 고운 모습 길이 간직할께요...

 

잘 있어요.

내 사랑,

아픈 만병초여, 기생꽃이여, 가뭄에 시들어가는 솜다리여,

그리고 아직 역동적인 산조팝나무여,물참대여, 두루미꽃이여, 풀솜대여.....

일일이 부르지 못하는 모든 님들이여!~~

 

안녕!~~~~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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