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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설악산 칠형제봉과 용소골

 

29013

 

2015-08-08

05:40 --------------------------강동역:승용차 2대로 출발

09:00-------------------------- 설악동 도착

10:20 ------------------------- 잦은바위골 진입

 

생애 처음으로 칠형제봉을 오르기로 합니다.

지난해 가을 처음으로 천화대를 탐방한 후

올해에도 이렇게 좋은 기회가 주어짐을 감사히 여기며

산행길에 합류합니다.

 

대장 포함해서 남자 7명 여자4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저항령계곡을 가로지른 다리를 건너는 대원들

 

비선대 아래 다리위에서

 

대장님과 제가 스위치 했네요.... ㅎ

 

비선대 위 500m 거리에 있는 설악골 입구

 

천화대릿지를 오르려면 이곳으로 입산하여

계곡의 왼편 능선을 타야하겠군요... ㅎ

 

 

비선대 위 1Km 거리에 있는 잦은바위골

잽싸게 잠입합니다.

 

오늘도 32도를 넘는 무더위에 벌써 땀이 송송 베이기 시작하고

잦은바위골 계곡물은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요.

 

지난해 천화대 산행 때는

오른편 계곡의 물이 많아서

왼편 바위에 희미하게 보이는 밧줄을 잡고 행-오버로

밧줄에 대롱 대롱 매달려 바둥거리며 오르다가

팔꿈치와 정갱이 등에 약간의 찰과상을 입었었는데

올핸 오른편 계곡물이 적어 그쪽 바위를 맨손으로 타고 오릅니다.

 

잦은바위골을 오르다가 뒤돌아 본 모습 ...

 

왼편의 능선들은 천화대 릿지 시작점으로

이능선을 타고 오르면

왕관봉희야봉, 범봉에 이를 수 있고

이 능선의 뒷편에 설악골이 있어요.

 

 

 

 

 

 

참길님!~

 

이제 이곳에서 폭포가 보이는 오른편으로 오르면  

50m폭 100m폭을 거쳐 희야봉 범봉에 이르고

작은 돌들이 너부러져 있는 더 좁다란 직진 계곡으로 오르면

7형제봉릿지 이르는 갈림길에 안착해요..

 

이 갈림길 주변은 경관이 아주 빼어나네요.

바나나바위라 명명하는 바위도 있구요.

 

 

 

소나무를 머리에 이고 있는 바위봉우리가 너무 이뻐

확대해 보았네요..... ㅎ

 

 

 

 

나리잔대

 

한라산이나 백두산등 고산지대에서 주로 자생하는 종이라하네요... ㅎ

척박한 땅에서 살아 가느라 정말 힘들 거 같아요.

안쓰러운 잔대!~~~

 

그러나 어쩌겠니

지금은 제5의 계절....

서로가 서로에게서 돌아 앉을 채비를 하거나

이미 그런 단계에 와 있는 세월인 것을!~~~~~

 

 

모데미풀꽃

 

제철을 훨씬 넘긴 모데미풀

나를 위해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떠나려 하네요.

 

황량한 바위틈 돌무데기 위에서

지금껏 불평없이 미소 띄어 주어서 고맙다고

칠형제봉들이 감사의 마음을 전해주고 있어요.

 

 

 

저 봉우리 위에서는 누가 노닐고 있을까?

밤이면 서로 헤어졌던 별들이 내려와

오랜 기다림의 회포를 풀고

새벽 여명의 빛줄기를 타고 다시 하늘로 귀천 할 것 같기도 하고

 

고귀한 많은 신들이 모여

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기도하는 성전 같기도 하네요.

 

 

이제 이곳을 떠나면

아름다운 그의 모습이 자꾸만 눈에 아른 거릴 것 같아

담고 또 담아 봅니다.

 

 

 

 

 

장수하늘소의 집게발 처럼 뾰쪽한 바위봉우리 뒤로

공룡능선상천화대가 구름에 가려 희미한 모습이군요.

 

구름 오른편에서 범봉이 모습을 드러내고.....

 

 

나는 1275봉!~~

내가 구름에 휩싸여 친구를 제대로 대접을 못한 거 같아 미안하다네.

그러나 비와 구름은 큰님의 혼이 스민 기운이고

난 그 기운이 빚어 놓은 작품이니

난 어쩔 수 없이 비와 구름의 뜻을 따라야 한다네....

 

나의 오랜 친구....

산 나그네여,

그러니 오늘은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고

조금 서운하다 싶어도

비 구름이 보여주는 만큼만 서로 마주 보며 만족하고 

또 다음을 기약이나 하세!~~~

 

이대장님 대원

 

큰님의 손길은 태양, 지구, 비, 구름, 눈, 서리, 바람

그리고 그것들을 아우르는 세월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세월속의 존재들이고

세월을 거스릴 수는 없습니다.

 

여기 연꽃송이 속의 한 꽃술 같은 설악의 이 봉우리도

큰님의 혼이 깃든 기운, 즉 갖은 풍화작용의 작품이며

인간과 더불어 세월속의 존재들인 것입니다.

 

다만 인간들에게는 100여년이라는 한정적인 나이를 주어서

자기의 뜻을 널리 알리고 자기 작품들과의 연대감을 가지고 관리를 잘 하도록

특별한 배려를 한 것일 뿐이지 특권을 준 것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도 현재의 인간들은 큰님의 뜻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자기들의 안위와 편리만을 추구하며

개발논리를 앞세워 무자비한 생태계의 교란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큰님이 보시기엔 결코 용서 받지 못할 너무나 엄청난 파괴행위인데도

인간들 앞에선 위대한 업적을 이룩한 영웅으로 비춰지기도 하고

또한 자신들의 그 업적을 과시하기도 합니다.

그 모든 파괴행위는 머지 않은 미래에

그리고 어느 부분에서는 바로 우리의 눈앞에서 부메랑이 되어 

우리와 우리 자손들에게 되돌아 오고 있는 데도 말입니다.

 

큰님이시여!

오늘 우리들을 이곳 까지 이끌어 주시어 감사하나이다.

이대장님께도 큰 능력을 주시어

당신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도와 주심을 또한 감사하나이다.

 

오늘 우리가 당신의 이 아름다운 모습에 접했다 하여

우리 자신을 너무 과신하게 하지 마시고

늘 당신의 품안에서 겸허한 자세를 잃지 않도록 우리 마음을 주관하여 주시옵소서....

 

설악에 피워 올리신 당신의 꽃술을 안아 봅니다.

그리고 얼굴도 맞대어 보고

가슴을 안고 서로의 심장의 고동소리도 확인해 봅니다.

그리고 수만년 동안 이 꽃술을 빚어 놓으신 당신의 마음을 읽어 내고

제 마음속에 한자 한자

다시 또 오랜 세월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도록

당신의 마음을 새겨 넣습니다.

 

자연과 공생하라고,

이웃과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라고 .......

사람이건 자연이건 모든 피조물들은 큰님 안에서 

서로 평등한 존재들이므로...........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네요..

 

 

 

 

안녕!~~ 안녕!~~~

내 친구여, 내 님이여, 세월속의 동반자여.

부디 안녕!~~~~

오늘 아름다운 그대 모습 보게되어 정말 행복했어.....

 

 

솜다리

 

설악 솜다리들은 거의가 이렇게 바위틈에 어렵사리 터전을 마련하여

생명을 부지하고 있어요.

물론 다른 친구들도 그렇지만

그 개체수가 계속 줄어드는 솜다리 같은 경우엔 더욱 마음이 아파요.

 

솔체꽃

 

이 설악을 찿을 때 마다 나는 그대의 모습을 그려 봅니다.

행여 올해엔 만나 볼 수 있을까 하고....

그대를 볼 수 있는 시기는 7월~9월 사이인데도

5월이나 6월에 설악을 찿을 때라도

나는 망녕되이 그대를 보아야만 할 것 같은 마음에

산행길의 길섶에 무수히 눈길을 주곤 합니다.

그러다가 그대를 못 볼라치면 괜히 아쉬운 감정에 사로잡히곤 한답니다.

 

솔체꽃이여!~~~

왜 그대는 나에게 그런 존재가 되었을까?

 

그러기에 오늘 그대를 볼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겐 큰 행운이고 기쁨 이었답니다.... ㅎ

 

그러나 오늘 당신은 척박한 환경에서

너무나 가혹한 삶을 이어가고 있었기에

내 마음이 너무나 아팠어요.

 

이제는 당신이 어디론가

좀 더 비옥하고 양지바른 곳으로 훨훨 날아가서

행복하게 살아 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후미대장을 보느라 수고가 많으신 님.....

빗속에서도 묵묵히 책임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네요... ㅎ

 

많은 비경들을 한꺼번에 보여주기가 아까웁나,

아니면 다음에 다시 오라는 무언의 신호이던가

비구름에 감춰진 비경들이 더욱 보고 싶어 지네요.

 

범봉 천화대

그리고 그 뒤로 1275봉

 

 

1275봉 구름 보우트를 운해에 띄워 놓고

어디론가 유유자적 흐르고 싶은가 보다...... ㅎ

 

마가목 열매

 

아직 빨갛게 익진 않았네요.....ㅎ

마가목 열매가 모두 익으면 설악산은 붉은 물결에 밀려

마가목들의 귀로에 함께 휩쓸리고 말텐데!~~~~~ 

 

 

1275봉 범봉 사이, 그 멀리에서

세존봉도 삿대를 저으며 운해에서의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네요..... ㅎ

 

설악골로 내려가는 전망 좋은 이곳에서

대장님의 설명을 들으며 잠시 휴식시간이네요....

 

커단 바위를 소파 삼아 편안한 휴식에 든 작은 바위...

작은 바위위에 무등을 타듯 올라 앉아

천화대공룡설악골의 멋진 경관을 즐기는 덩치 큰 바위도 있네요... ㅎ

 

 

 

 

 

 

또 한 모퉁이를 돌아 드니

정말 멋진 풍광이 펼쳐지네요..

 

사랑초님!~~

 

복란님

 

 

 

눈꽃님

 

멋진 배경이어서 모셔옵니다.

 

 

 

 

 

이제 이 암벽의 아랫쪽을 왼편으로 휘돌아

용소골로 진입할 것입니다.

안개비가 자욱해서 일말의 불안감이 없지도 않아요.

 

 

이제 용소골로 내려 갈 마지막 점검을 합니다.

 

칠형제봉 릿지 왼편에 끼고

용소골로 하강합니다.

 

칠형제봉의 직벽은 올려다 보기만 해도

그 위용에 압박감을 느껴 아찔하네요.

 

용소골의 왼편 칠형제봉...

 

오른편은 비구름에 숨어 있는 신선암봉쪽의 직벽 또한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듯 으시시할 정도로 아슬하슬하겠죠?

 

용소계곡의 맨 위 매마른 폭포를 내려 갑니다.

 

 

이슬비가 내려서 폭포에 물이 조금씩 흐르기 시작합니다.

하강을 시작한 지 15분 쯤 지났을까?

이슬비는 이제 소나기성으로 변해 계곡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번개와 천둥도 요란스러워

더욱 마음을 움추러 들게 합니다.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한 지 거의 20여분 만에

좁다랗고, 계곡 전체가 직벽에 가까운 폭포로 이루어진 이 용소골

많은 물이 굉음을 내고 쏟아져 내려

금방이라도 우리 모두를 휩쓸고 내려가 계곡 아래로 떨어 뜨릴 것 같습니다.

 

대장님은 로프를 들고

이리 저리 내려갈 길을 탐색해 보지만 마땅치 않아

거의 15분 이상을 허비하고 나서야 밧줄을 묶고

한 사람씩 폭포옆을 통과하여 하강시킬 방도를 마련합니다.

 

대장님이 그 무시무시한 폭포수 옆을 어떤 방법으로 통과 시킬 수 있을지

나로서는 도저히 대책이 서지 않을 거 같아서

나름으로 폭포 옆 암벽으로 기어 올라가서

혹여 작은 대피로의 흔적이라도 발견할 수 있을까 찿아 보려 했지만

이 역시 공염불이 되고

오히려 대장님의 일거수 일투족을 바라보며

오직 대장님께 의지하는 다른님들께 큰 누를 끼친 것 같아서

여간 송구스런 마음이 아니였어요.....

 

하얀 비옷을 입은 님이 있는 윗쪽에서는

대장님이 양다리 부터 팬티를 입듯 허리에 밧줄을 맬 벨트 체인을 입히고

아래에서 기다리는 김홍춘대장께로 하강 시키면

아래에서 김대장님이 벨트 체인을 풀어 다시 그것을 밧줄에 묶어

윗쪽의 이대장님께로 올려 보내기를 9번인가 10번 했을 겁니다.

그리고 1인당 소요 시간은 대략 10분~13분 정도였을 거예요.

 

기다리는 님들은 이대장님 뒤 10여미터 떨어진 곳에서

그 과정을 지켜 보며 빗속에서 기다렸구요.

 

그동안 천둥 번개도 조금씩 잦아들고

세차게 내리던 소낙비도 우리의 마음을 안심시키 듯

알레그로-비바체에서 모데라토 안단테로 그리고 지금은 라르고로

아주 평화스런 가운데 기다리라고,

너무 호되게 몰아 붙이고 불안감을 조성해서 미안했노라고

조용히 속삭이며 내리고 있어요.

 

큰님 이시여!~~~

이 모든 과정이 감사할 따름이예요.

 

이제 무사히 하강하여

천불동 계곡 오련폭포 아래에서

우리가 두려움에 떨며 어렵게 하강한

용소골의 폭포 마지막 구간을 돌아다 봅니다.

 

 

천불동계곡에서

 

귀면암

 

 

잦은바위골 조금 아래

오전에 올라 올 때 모습

 

하산 할 때의

같은 자리의 계곡 모습..

 

비선대장군봉 마중을 나오고.....

 

비선대 다리위에서 천불동을 바라보며

 

비선대에서

 

와선대 쯤에서는 계곡물이 넘쳐 흘러

등산로를 따라 물이 흐르네요............

계곡.. 특히 폭포를 따라 내려가는 계곡산행에서는

소나기성 비가 정말 무서웁네요.

정말 아찔했던 순간들!~~~

 

그리고 정말 감사한 하루......

 

설악동으로 오르 내리다 보면

와선대 즈음에서

언제나 처럼 다정한 포즈로 입맞춤을 하고 있는 이 앙징스런 한쌍의 바위...... ㅎ

우리들 사이에서도 항상 화해와 배려의 마음이 꽃으로 피어 있기를!

~~~~~~~~~~~~~~~~~~~~~~~~~~~~~~~~~~~~~~~~~~~~

 

어제의 그 짜릿하고 아릿다운 순간들은 되돌릴 수 없네요

안녕!~~ 하고 손을 한 번 흔들어 주는 순간

태양을 향해서는(공전) 초속 30Km,

지구 스스로는(자전) 초속 463m의 속도로 돌아 가고 있으니

우리가 어떻게 한 순간이나마 온전히 우리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우리는 그저 항상 만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 말고

끝없이 사랑할 일이 우리가 할 일의 전부일 것 같아요.

순간 순간에 주어진 일을 사랑하고

매 순간 만나는 자연과 생명체들과 사람을 사랑하는 일 ......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사랑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찿아 나서는 일도 중요할 거 같아요.

이익 창출을 위한 인위적인 아름다움 보다는

우리가 느끼지 못하지만

심지어 신 까지도 고뇌하지 않으면 안 될 좀더 원초적인 시간의 산물들.....

그들을 만나러 나는 늘상 이렇게 나그네 길 위에 서 있는 것 같아요.

 

산행길 위에서 서로 나그네로서 만나는 님들!~~

항상 고맙고, 늘 건강,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