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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설악산 - 토왕성폭포

 

29014

 

새벽 5시 12분 ----------------------------------  강동역

 

그토록 보고 싶었던 그대를 만나러 가는데

왜 이리 우중충한 기분일까?

 

언제나 꿈속에서만 맴돌고 있었던 그대와의 만남,

그 기다림의 환상이 실현 되는 이 순간이 믿기우지 않아서 일까?

 

어떻든 비몽사몽간에 비룡폭포를 지나

토왕골로 내려섭니다............... ㅎ

 

 

 

토왕골 입구

비룡폭포 상단...

 

저 멀리 아득히 푸른 숲의 물결위로

은은한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하는 토왕성폭포....

 

그의 왼편에는 칠성봉이 버티고 앉아 폭포에 물줄기를 공급하고

그 오른편에는 선녀봉*별을따는 소년들* 바위와 은벽길

수많은 릿지와 아름다운 바위 봉우리들을 더불어

산정(山情)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갈증을 풀어 주고 있는 곳.

 

물론 나도 그 그리움의 한계점에 이르러

오늘에야 그 목마름을 해소할 수 있겠거니.......

 

550봉, 600봉 그리고 선녀봉의 모습이 참으로 수려하고 기개가 넘쳐요....

 

오늘 처음으로

이렇게 그대 가까이 다가 설 수 있는 기회를 주어

말 할 수 없이 고맙고 감격스러워요......

 

안견몽유도원도 대하는 듯

몽환적인 분위기의 봉우리들이

이 산나그네를 위해 첫 마당을 펼칩니다.

 

 

선녀봉으로 오르는 경원대산악팀의 개척 루트가 눈길을 끕니다.

등반이 전혀 불가능해 보이는

바위 비탈길의 숨은 루트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 길을 통해서도 *별을 따는 소년들* 바위에 이를 수 있을 것 같네요.... ㅎ

처음 이길을 개척한 산악인들의 의지가

참으로 경건하고, 꿈도 서려 있고, 또 넘 무거운 것 같군요.

 

오른편에 노적봉이 올려다 보이고 ....ㅎ

 

토왕좌골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하지만 나는 이 휴식시간에

1m 남짓 높이의 수직 바위 언저리에서 사진을 찍다가

발뿌리가 엇갈려 아래로 추락하는 작은 사고로 오른편 좌골을 다쳐서

이후 산행길 내내 상당한 고통이 따르는 산행을 계속해야만 했네요.

 

멀리에서 바라 보면

그저 평범하게 일직선으로 낙하하는 모습의 토왕성폭포

실재로 와서 보니

4단으로 굽이치고 쉬어 가면서 떨어지고 있어요.

 

아니면 멀리에서는

이 폭포의 상단만 보여서일까요?

 

올해는 평년 보다 수량이 상당히 적어

우렁찬 폭포의 모습은 볼 수가 없었지만

그래도 우려했던 만큼의 적은 수량이 아니어서 다행이었어요.

 

폭포에서 뒤돌아 보니

한 등성이 너머에 *별을따는 소년들*의 모습이 보여요....

 

우린 궂이 찾지 말아 달라는

님의 당부를 거슬릴 수 밖에 없었어요.

 

용서해 주세요.

 

제가 태어나서

꼭 한 번 만이라도 보고 싶었던   당신!~~

그래서 이렇게 찾아 왔는데

 

그게 죄가 된다면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어요.

 

어쩜

저는 이 계곡, 당신의 품안에서

영영 이 세상으로 다시 돌아 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얼마나 주저했는지

님께서도 잘 알고 계실거예요.

 

하지만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제가 이 세상을 하직하는 슬픔 보다도

훨씬 간절했기에

오늘 이 길위에 서 있게 되었어요.

 

사랑하는 당신!~~

 

당신의 품에 안기기 전에

저에게 이렇게 작은 상처를 안겨 주신 것은

부디 조심하라는 당신의 사랑의 채찍으로 알고

조심해서 당신의 마음을 헤아릴 것입니다.

 

오늘 당신에게 투정 부리듯 찾아 온 저의 무모함을 너무 나무라지 마시고 

부디 기나긴 방황의 길에서 돌아 온

잃어버렸던 당신의 아들로 여기시어

따스한 어머니의 품으로 안아주세요.

 

당신의 품에 안겨 부르는

산나그네들 .. 그 가슴속의 노래들이 들려 와요.....

 

행여 철없이 부르는 저희들의 노래에 흠이 될까봐

우렁찬 목소리를 죽이고

비단 옷고름을 하늘 하늘 바람에 나부끼며

무언의 노래와 함께 흩날려 내리는

당신의 비길데 없이 고운 자태와 마음도 느껴지고요 ........  .

 

어쩜 오늘 하루만은

위험을 무릅쓰고 꿈에 그리던 당신을 찾아 온

이 산나그네들에게

당신의 제국을 송두리채 넘겨 버릴 마음이신 것 같아

송구스럽지만 저희 가슴속의 모든 것을

당신의 이 영토에 털어 내고

이 지극한 당신의 아름다운 속살로 다시 채워 넣으렵니다.

 

이곳에서의 율동은

모두가 꿈결인 양 그렇게 흘러 가네요.

 

단 몇십분 동안 피었다 시들어 버린다 해도

결코 서러워하지 않고

순순히 자기의 갈길을 찾아 떠나는

사막의 한 선인장 꽃의 여정 처럼

 

그렇게 소중한 순간들이

흘러 왔다 또 흘러 가네요.

 

토왕좌골릿지 뒤로 *별을 따는 소년들*

 

사간을 잃어버린 나

 

그러나 동행님들이 떠나가는 발자욱 소리에

차마 고집할 수 없이 어울려 가야 하는 

나의 더딘 마음......

 

 

 

 

 

 

 

 

 

나리잔대

 

 

금강초롱꽃

 

 

왼편에 노적봉... 오른편에 *별따는 소년들*

 

 

바로 앞쪽에 권금성안락암...    

그리고 그 뒤로 울산바위

 

쑥부쟁이

 

토왕성폭포 윗쪽

화채능선상 칠성봉에서 발원

 

참취꽃

 

토왕성폭포 상단

 

우리들의 그리움과 꿈들이 어울려 

토왕성폭포위에 한송이 꽃으로 피어 올랐어요.

 

우리가 아직 존재의 의미에서 자유스러웠을 때

한 미립자로 허공속을 배회하던 그 순간의 순수함으로

우리는 이곳에서 만나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한송이 꽃을 피워 올렸어요.

 

노적봉과 그 너머 달마봉

 

용담

 

햇살이 비취니

형용할 수 없이 투명에 가까운 Blue가 완성되네요.

 

 

토왕성폭포!

아픈 나를 잘 이끌어 줘서 고마웠어요.

 

토왕성폭포!

나의 그리움을 채워주어서 넘 고마웠어요.

 

토왕성폭포!
그대 가슴을 열고 품어주어서 정말 감사했어요.

 

토왕성폭포!~~~

이제 다시는 그대를 만나지 못할지라도

오늘의 순수한 아름다움으로 그대속에 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늘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잘 있어요.

토왕성!~~

안녕!~~~~~

 

이 우람한 바위를 *숙자바위*라 부르는 것 같아요.

이 바위능선을 따라가면 화채능선에 닿겠네요.

 

이제 숲길을 헤치고

*별을 따는 소년들* 바위 쪽으로 이동합니다.

 

이 암릉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별을 따는 소년들* 바위능선상의 뾰쪽 바위가 있고,

대부분의 산꾼들은 이곳 뾰쪽바위에서 인증샷을 찍습니다.

 

 

*별을 따는 소년*릿지길과

건너편의 노적봉

 

인증샷을 담기 위해 뾰쪽바위로 가는 행렬

 

거의 일방통행이어서

한 사람씩 들어가 찍어야 합니다.

 

 

 

뾰쪽바위

 

뾰쪽바위 릿지 넘어가야

*별을 따는 소년들* 바위로 갈 수 있는데,

오늘 우리는 여기서 인증샷만 찍고

왔던 길을 되짚어 나가 은벽길로 하산할 것입니다.

이곳에서 인증샷을 담을 대원들을 위해

L대장님 뾰쪽바위에 보조밧줄을 매어 놓고

첫번째로 회심의 인증샷을 담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네요.... ㅎ

 

이제 한 사람씩 차례로 인증샷을 담을 차례죠..... ㅎ

 

 

여려 보이는 님이 강심장이시군요... ㅎ

 

 

*별을 따는 소년*을 만나려면

정말 어려운 릿지길을 통과해야 할 것 같네요.

 

저는 여기 까지 왔으니

나도 별을 한번 안아 보고 갈까 하다가

시간상, 그리고 위험스럽게도 보이고 해서

아쉬움으로 남긴 하겠지만 그냥 통과하기로 합니다.

 

 

기우제를 올리는 제사장이라 해야 할까?

 

 

뭔가를 간절히 염원하는 여제사장 발레리나 같아요

 

이제 왼편에 토왕골과 숱한 은봉들을 옆에 끼고 

은벽길을 따라 걸어요.

 

솜다리봉이 의연한 자세로 안녕을 고합니다.

 

은벽길에도 멋진 암봉들이 자주 나타나네요.

 

선녀봉 아래로 솜다리봉별을따는손년들 바위등

수많은 암봉들이 있겠지만

우리 시야에서는 숨어 버리고 잘 나타나 보이지 않아요.

 

 

설악 호텔이 내려다 보이는 멋진 전망바위네요... ㅎ

 

 

 

설악산을 처음 와 본게 일주일 전잦은바윗골이고

오늘이 그 두 번째 산행이라는데

그저 놀랄 따름이네요.................. ㅎ

 

하이스톤님

 

닉으로 미루어 보아

높은 암봉을 좋아하시는 산우님이신가봐요... ㅎ

 

 

마지막 까지도 흐트러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선사하시는군요.

과연 멋져요!~~~  

설악산! ~~~ 그대!~~~

 

수고 많으셨어요. K.H.C. 후미대장님.....

 

 

 

 

 

 

 

 

어려운 역경을 함께 견뎌온 친구는

그 우정이 더욱 깊어질 것 같군요..... ㅎ

 

 

 

숨이 막히도록 아름다운 비경들을

숨돌릴 틈도 주지 않고 쏟아내어 안겨 주는 설악이여!~~

무궁 무진한 그 아름다움을 언제 다 보여줄 것인가?

 

 

황혼이 젖어들기 시작하는 솔밭위로

설악의 설화가 얽혀 내리기 시작하고......

 

이제 가을을 수놓을 설악분취

아름다운 가을 무대를 꾸며

화려하게 펼쳐 보일 자기 차례를 은근히 기다리는 눈치네요.

 

기다림이란 언제나

생명의 불꽃 처럼 선연한 것

 

달을 기다리는 그대 모습

여느 성자의 그것 처럼

고고하고 애잔하여라

 

황혼녘의 설악동 광장

 

울산바위를   지나며 .....

 

님이시여!~~

또 한 획을 긋습니다.

 

제 생의 그림이

비록 보잘 것 없고 조잡한 것지라도

거기 까지가 제 능력의 한계라 여기시고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 주소서

 

이제 가을이 가까이 왔나이다.

제가 올리는 제단의 제물이 너무 부실하여

저는 당신께 얼굴을 들 수가 없나이다.

 

그러나 또 다른날의 성대한 제단을 위하여

저의 허약한 무릎을 곧추세워 주시고

순수하고 용기 있는 지혜를 허락하여 주소서........

 

두려운 마음으로 처음 등정한 토왕성폭포의 산행이

안전하게 마무리 된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늘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며

나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며, 내 생명 자체라 여기고

그 앞에서 겸손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