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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한계령-소승폭포-귀떼기청봉 - 재량밭골

 

29017

 

오늘도 첫 산행의 설레임을 안고

한계령 숲길로

실락원을 되찾은 아담의 분신이 되어 스며듭니다.

 

아직 이른 아침

숲속 소롯길은

얼마간의 사람들 발길 쯤엔 아랑곳하지 않고

의연하게 몸을 곧추 추스리고

원시 동산으로의 귀향을 꿈꾸고 있는 중이로군요.

참취꽃

 

잡목만이 무성한 원시림 같은 숲길에

내 눈길을 사로잡는 한다발의 꽃선물......

 

오늘 처음 나를 맞는 그대여,

그대로 하여 오늘 나는

순결한 세계로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되었나니.....

 

구절초

 

평화와 순수만이 숨쉬는 공간에서

나도 한 송이 꽃이 되고

폭포를 굽어 보는 바위 언저리의 고고한 나무가 되고....

 

소승폭포

 

어쩜 나의 나그네길에서

그대를 영영 만나 보지 못했을 뻔 한

아슬 아슬한 순간이 지나가고 .....

 

나는 이렇게 그대를 이윽히 바라 보며

그대를 만난 기쁨에

안도의 숨을 돌리고 있다오.

 

우리 모두는

이 순수한 자연의 선물에 대해

경이로움과 감사함으로 경배하며

우리 마음과 가슴에 새겨 두고 있어요..... ㅎ

 

이 크신 축복에 대해

기뻐하며 깊히 감사드립니다.

 

토왕성폭포대승폭포에 비해

그 규모면에서 조금 작긴하지만

주위의 경관은 그에 못지 않게 수려하군요.

 

그리고 오랜 동안의 접근 금지 탓에

주위 환경이 훼손되지 않아

처녀림 같은 순수함의 기운이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 주네요 .......... ㅎ

 

청량함이 감도는 봉우리... 또 봉우리....

 

폭포 옆의 가파른 암벽을 밧줄에 의지해 오르면서...

 

폭포주변의 산세가 아주 절경입니다..

 

위험스런 암벽 구간이 많아

Lee 대장님이 자일을 설치하는 동안

비교적 여유스럽게

주위의 경관들과 교분을 쌓습니다.

 

머리를 목화구름꽃으로 장식한 고목 나무 한그루가

꽃그림자를 가리봉 산정 까지 길게 드리웠네요.... ㅎ

 

안녕!~~  소승 폭포.....

 

이제 시야에서 사위어져 가려하는 그가 못내 아쉬워

그님을 갸웃히 내려다 보며

손을 흔듭니다....... 

안녕, 안녕!~~~

 

어쩜 내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 될 이 순간이 너무 애절해요.

소승폭포.....  잘 있어요!~~~

내 또 하나의 순수의 님이시여!~~

 

폭포옆의 몇번의 암벽 위험 구간을

이제 거의 다 통과한 것 같군요..... ㅎ

 

머리에 하얀 구름을 이고

꿈을 꾸고 있는 가리봉!~~~

 

바위틈 언저리 사이에

조금만이라도 양지바른 틈새가 있으면

빠뜨리지 않고 자기의 분신을 피워올리는

부지런하고 절박한 쑥부쟁이들!~~~~

 

한 바위 어깨 너머로

흘림골의 아기자기한 봉우리들이 아련히 건너다 보이는 

암벽 아래서...

 

해피(돼지)바위

 

가만히 보고 있노라니

괜시리 마음이 편안해지고

저절로 미소가 머금어져요......  ㅎ

 

니가 거기 그렇게 있어줘서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행복감을 안겨 주었을까?

비록 생명이 없어도

생명체들 못지 않은 풍부한 감성이 느껴지는

큰님의 또 하나의 명품......  감사해요!~~

 

멀리 흘림골등선대 산줄기가

힘차게 뻗어 내리고 있어요...

 

귀부인꽃 구절초

내 길섶에 아주 작은 공간만 있으면

주저 없이 마중나와 곱게 미소 띄우며 반겨주어요..... ㅎ

 

멀리 가리봉 아래 장수대에서 부터

2Km는 족히 될 듯한 거리군요......... ㅎ

 

이제 서북능선쪽을 올려다 봅니다.

 

오른편으로 도둑바위골을 끼고 오릅니다.

한계령삼거리 8부능선 쯤에서 뒤돌아 보면

우람한 암봉 하나....

그 암봉이 오른편 멀리서 인사를 청하고...

 

귀떼기청봉을 에워싼 암봉들의 위용이

너무 기세등등하여

내심 나의 도전심을 자극합니다.

 

소승폭포 위의 봉우리도 예사롭지 않네요.

 

앞서 가던 어느님인가가

거시기(?) 처럼 생긴 바위라 하여

한바탕 웃음소리가 들렸었는데 .......

 

과연 그런가? ........... ㅋㅋㅋ

 

 

첫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한계령

 

기온은 삽상하고

날씨는 너무 맑아 산행의 기분을 업 시켜주네요.

 

조금 아래에서 올려다 볼 때는

그저 단순한 암봉 처럼 보였는데,

이렇게 조금 올라 와서 바라 보니

모형이 완죤히 틀리네요.

 

사물이나 사건이나 심지어 한 인물 마저도

보는 시각에 따라서 이렇게 천차 만별이군요.

 

바위떡풀

 

저는 바위취와 닮았지만

그만큼 예쁘지는 않아요.

 

하지만 덜 예쁘다고 서러워하진 않아요.

다른이들의 눈에 너무 뛰어나게 예쁘면

저 보다 힘쎈이들 앞에서 제 안위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저 이대로가 좋답니다.

저에게도 모든 게 다 있지 않나요?

바람과, 비와, 햇빛과 나비와 심심찮게 들려주는 새들 노래 까지 ....

 

그리고 무엇 보다

봄과, 여름과 가을 그리고 겨울 까지

모든 시간을 공평하게 누리고 있으니까요.

 

금강초롱

 

그리운이들이 찾아 온다는 소식이 들리면

이 초롱꽃 속에 하나 들 등불을 켜들고

그님들을 마중 나가봐야지!~~~~ 

 

 

도둑바위골등선대 너머로

점봉산의 모습도 선연하네요.

 

너덜지대위의 휴식

 

 

서북능선이 처음이라면

이런 너덜지대도 아마 처음었으리!~~~

 

이 너덜지대가 조심에 조심을 더 해야 하는 길이라면

내 인생의 너덜지대에서는 어찌해야 할 것인가?

 

 

이제 서북능선상에 오릅니다.

 

가리봉삼형제봉, 주걱봉이 뒤를 받쳐 줍니다.

 

배초향

 

너덜바위 길 바위 틈새에

어렵사리 보금자리를 틀었습니다.

 

제발 뭇발길들이 제 작은 몸집을

비켜 가 주기를 애타게 바라는 순간이

그 얼마 동안이었고

앞으로도 얼마나 계속되어질 것인가?

 

십여번을 왔어도 늘 설레이는 마음인데,

처음 오신님은 얼마나 벅찬 순간일까?

 

토돌이님!~~ 감사합니다..... ㅎ

 

 

공룡의 품에 안긴 용아

 

늦게 신청하셨다구요?

그러나 쾌념치 마세요.

아주 잘 하셨습니다.

서로의 만남은, 특히 산행중 만남은

그 어떤 곳에서의 만남 보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순간이니까요 ~~~~   굿

 

중청에서 부터 용틀임하며 나르는

공룡능선용아장성을 배경으로 ........ ㅎ

 

토왕성폭포에서 뵌 것 같은데

빨리 못 알아뵈어서 죄송했어요............ 

 

홀로 제천에서 참여해 주신

Miz Wang님!~~ 

힘에 넘치는 모습이 인상적이군요.... ㅎ

 

젤 뒤에서 허둥거리는 저를 잘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아름다운 산행을 통하여

더욱 건강해지시기를!~~~

 

마가목

 

 

다른 동료들은 모두 열매를 맺고 자취를 감춰버렸는데

그대 홀로 이 길을 지키며

나에게 마지막 하얀 미소를 선사하네....

고마워 마가목꽃님!~~~

그대의 하이얀 미소 오래 간직할께..

 

이 기슭을 따라 내려가면 곡백운계곡

저 아래 한계령삼거리쯤에서 수렴동계곡 쪽으로 내려가면

직백운계곡이 되네요...

 

소승폭포 상류지역

 

산부추 군락지

 

서북능선길은 쑥부쟁이와 개미취그리고 구철초등의 들국화들과

철지난 엉겅퀴, 분취류 그리고 에메랄드빛 지리바꽃

그리고 산앵도, 매자나무, 마가목백당나무 열매들의 붉은 물결로

가득히 범람하고 있네요. 

 

 

매자나무 열매

 

제 붉은 미소와 열매를 원하세요?

그러시다면 저의 예리한 가시를 잘 살펴 주세요.

저를 거칠게 다루시면

제 가시가 당신을 찌르고 말거예요.

 

저는 당신이 제 가시에 상처 받는 걸 원치 않아요.

그러니 언제나 제 가까이 오시려거든

조심 조심 오세요.

 

제 열매가 아니라

다만 제 미소와 향기만을 느끼고 싶을 때도 말이예요.

 

 

 

귀떼기청봉 정상에서

 

용담(과남풀)

 

아직 꽃을 피울 시기가 안 된 것일까?

모두들 봉오리를 열지 않고 있네요.

 

회목나무열매(노박덩굴과)

 

마치 루비 귀걸이를 대롱대롱 매달고 있는 듯해요.

 

지리바꽃

 

매자나무 붉은 열매 군락 뒤로

안산 까지 이어진 서북능선의 줄기가 기운차게 흐르고 ....

 

인가목열매

 

붉은인가목꽃 못지 않게 고운 빛의 열매가

새생명을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있네요..

 

가을의 전령사 들국화가 없었다면

우리의 산야는 얼마나 황량했을까?

 

마음의 증표를 남기며 멈추어 가고 싶은 산 굽이 마다

들국화의 접대가 융숭하다.

 

이제 재량밭골로 내려갈 지점에 다다른 것 같네요.

건너편 가리봉능선도 가을 하늘 아래 산뜻하게 차려 입었어요.... ㅎ

 

가을 산길에서 종종 마주치는 작은 꽃....

그러나 나는 아직 당신의 이름을 몰라요.

내연산 바윗길에서 ... 또 지금의 이길 위에서도 ....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싶어요....

 

그러나 당신의 이름을 모른다 하여

당신을 덜 사랑하지는 않아요.

나는 당신이 지닌 아름다움 만큼 당신을 사랑한답니다..

 

백당나무 열매

 

지난 어느 봄날 당신이 꽃으로 핀 고운 모습을

끝청 오르는 길목에서 뵈었어요.

그런데 서너달 사이에 어느 덧 이렇게 아름답고 튼실한 열매로 성장했군요.

모진 바람과 폭우와 열대의 더위속에서도 이렇게 열매를 맺으심을

정말 축하해 드려요.....

 

부디 더욱 튼실한 후손을 두시기 바래요.

 

분취(분취의 종류가 너무 많아 정확한 이름으로    부를 수가 없네요)

 

송이풀

 

빙그르르하고 금방이라도 돌아 갈 듯한

마주송이풀 보다는 조금 흐트러진 모습이죠?

 

미역취

 

수리취

 

보기에 섬뜻하고 무서워요......... ㅠㅠ

 

재량밭골 중턱쯤에

폭우로 허물어진 절개지 위에 단풍이 곱게 물들었네요.

 

 

한참을 내려 온 뒤 돌아 본 서북능선

 

내려 가는 도중 멋진 봉우리가 나타났어요.

 

그 봉우리를 확대시켜 봅니다.

 

주위가 아름다운 봉우리들로 병풍 처럼 둘러 쳐진 이곳에

그냥 맨손인 채로는 내려 가기 어려운 폭포가 있어

Lee 대장님이 다시 보조 자일을 설치하고 있나봐요...

 

 

가을을 더욱 청량하게 수놓는 귀부인 꽃 ....

그 이름 구절초꽃 이여!~~~

 

 

 

 

 

 

 

맨손으로 내려 오기는 만만치 않겠네요.

그래서 원래 매어 있었던 오래된 밧줄 대신에

Lee 대장님께서 준비해 가신 새 밧줄을 잡고 하강합니다.

 

 

 

 

제2폭포 내려가는 도중에도 작은 폭포가 있네요... ㅎ

 

조금 내려 가다가 마주친

또 하나의 폭포......

 

대장님이 보조 밧줄을 설치하는 동안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대원들!~~~

 

 

 

제2폭포의 모습.....

한계령 도로에서 올라 오면 제1폭포가 되겠죠?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래도 밝은 표정을 보니

아름다운 산행이었슴이 틀림없네요.... ㅎ

 

이 어려운 산행을 무사히 끝마치니

무한한 힘이 솟구치죠?

잘 하셨어요.........................  ㅎ

 

 

 

 

이제 산행 끝 마무리를 지으려니

그래도 뭐가 아쉬운지...

자꾸 뒤가 돌아 봐 지네요....... ㅎ

 

못 말릴 나여!~~~

 

이제 차도로 내려 서기 위한 마지막 휴식 시간이네요..

 

 

지나온 계곡을 올려다 보며....

 

각시취

 

정말 새악시 처럼 볼이 발그레하네요..

 

한계령 차도

 

길가에 패랭이꽃이 잘 가라 인사하고

 

산톱풀꽃도 수줍게 미소를 보내요.

 

엉겅퀴꽃

 

적어도 나에게는

그리고 또 다른 많은이들에게도

아직 까지 처녀림 처럼 남아 있는

한계령 기슭의 소승폭포 주변의 고요한 숲과

아기자기한 암봉들!~~~

 

어쩜 내 생애 마지막 소풍이 될 이곳의 이 순간 ...

모든 것이 순수하고 아름다웠고

그래서 꿈에라도 다시 걷고 싶은 그 길....

 

그리하여 나는 내일도 모레도

그 아름다운 길들을 찾아

또 그 같은 길위의 나그네가 되어 있을 것이다.

 

함께한 모든님들 수고하셨고 감사하고

늘 건강, 평안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