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렇게 마음 깊은 곳,
그곳에서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신 님이
나를 찾고 있으니 어서 빨리 가 봐야지 ...
나의 젊은 시절
이태(2년) 동안이나 동고동락했던 그님,
그님이 날 부르고 있으니 ........
완주군 운주면 장선리와 완창리와 안심사 골짜기!~~
나의 30대 초반의 풋풋한 숨결이
굽이 굽이 마다에 휘감겨 있던 곳
30년이 지나서야 맘 먹고 찾아 온 나를
그래도 반겨 주는 고마운 님!~~~
성능이 떨어지는 똑딱이 카메라로 올리건만
그래도 작가라고 추켜 세워주는 이대장님의 멘트가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그래도 어쩌랴
대장님의 명령이니 따를 수 밖에..... ㅎ
미니님과 햇살님, 그리고 이대장님!
이렇게 소중한 시간에
이렇게 그리던 님의 품에서
동행하게 되어 정말 행운이었어요...... ㅎ
이곳은 충남 금산군 진산면과 전북 완주군 운주면의 경계지점이군요.
아마도 몇십 차례나 이곳의 님을 만나뵈러 왔었지만
그 코스는 언제나 금강구름다리가 있는 금강계곡 쪽으로만 올라 갔었고
이 들머리로는 그냥 차를 타고 지나 다니기만 했었네요.
그래서 오늘 갑자기 그대의 모습을 자세히 새겨 두고 싶은 마음이 발동해
이렇게 당신께로 달려 왔어요......
30여분을 빡세게 올라 왔다가
다시 10여분을 오르니 제 앞에서 멋진 봉우리가 인사를 합니다.
우거진 잡목 가지 사이로
바라보기만 해도 숨이 막힐 정도로 절묘한 봉우리가
제 마음을 사로잡아요.......... ㅎ
가까이 올라 갈수록
더 깊히 빠져드는 나의 혼!~
조금 전에 처음으로 나에게 인사를 건넸던 봉우리에 올랐습니다.
둘러 쳐진 철조망을 도둑고양이 처럼 살짝 넘어 바위 틈을 비집고 올라 가니
그곳도 , 또 그곳에서 바라 보는 경관도 장관이네요..... ㅎ
이 경관은 그 봉우리 위에서 담은 것입니다.
낙조대를 향해 오릅니다.
낙조대에서 바라 본 경관
앞의 바위능선을 따라 내려 가다 보면
석천암을 거쳐 우리가 오늘 날머리로 정한
수락리 주차장 까지 내려갈 수 있답니다.
오른쪽에 오늘 우리가 통과해야 할
대둔산 정상 마천대의 개척탑도 보이네요.
낙조대를 뒤에 남겨 두고
또 훌쩍 떠나 왔네요....
아름다운 경관들인데
진행방향이 역광이라 흐리게 나와서 아쉬워요.
낙조대 산장이 내려다 보여요.
지나 온 방향을 뒤돌아 보면
경관이 좋을 뿐 아니라 밝게 나와서 다행이네요.
저 아래에 케이블카 출발 승강장이 내려다 보여요.
2~3년전에 통제가 해제된 용문골이군요.
층층이 계단식으로 쌓인 바위능선의 각 층 마다
자태가 빼어난 소나무 한 그루씩이 자라고 있어요.
아마도 어여쁜 우리님이
몸소 모종을 하여
자연 분재로 키우고 있는 것 같아요.
드디어 저 아래
희미하게 구름다리가 보이기 시작해요.
나의 대학시절에 놓기 시작했으니
거의 45년 가까이 되었군요.
아마도 우리나라 구름다리의 효시가 아닐까 생각드는데요.
저 역시 여러 번 이 금강구름다리를 건넜던 추억이 있답니다.
마천대의 개척탑이 가까이 다가 왔어요.
삼선계단의 윗 부분도 내려다 보여요.
점심을 먹을 시간이 없어
이곳에서 막걸리 한 잔에 마른 멸치 한 봉지로 점심을 떼웁니다.
아주 예전에
이곳에서 담근 약초술 한잔에 간단한 안주거리로
끼니를 떼웠던 것 처럼!~~~
그리고 삼선계단을 오르기 위해
아래로 내려 갑니다.
오랫만에 만나는 금강구름다리는
그냥 눈인사만 하고 떠나 옵니다.....
미안해! 금강구름다리야!~~
내가 시간 안배를 잘 못해서
오랫만에 왔는데도 먼발치서 이렇게 눈인사만 하고
떠나게 되어 정말 미안해,
어느 햇살 밝은 좋은 날이 찿아 온다면
그때 더 고운 미소로 다시 만나자!~~ ㅎ
두어번 올랐던 기억이 있는 삼선계단
대둔산 최고봉인 마천대 개척탑
청년시절 .... 어느 추운 정월 대보름날
저는 친구와 함께 이 마천대에 올랐습니다.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인데
점심을 먹지 못해 배가 몹시 고팠습니다.
그때 눈에 띄는 것은
누군가가 이 마천대에서 고사를 지내고 간 듯
그들이 남기고 간 막걸리와 과일 나부랭이였습니다.
나는 쾌재를 부르며
친구와 함께 그 고사 음식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물론 그 음식을 남기고 간 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는 빼놓지 않았죠!~~~~~ ㅎ
개척탑에서 바라 본 경관들
왼편의 능선을 따라 이곳 까지 왔어요.
마천대에서 내려다 본 정경들
이제 이곳의 오른편을 따라 내려 가야합니다.
마천대에서 내려다 보는 마지막 풍광으로
멋진 삼형제 바위를 담고 하산길에 듭니다.
미니님
내장산에 이어 오늘이 두번째 만남이었네요.
함께해서 방가웠어요.......ㅎ
바위봉우리와 소나무
반대편 금강계곡쪽으로 올라 올 때도
아주 고혹적으로 올려다 보이더니
이 뒷편에서 보아도 역쉬 매력 덩어리군요..... ㅎ
안녕, 마천대!~~
다시 만날 때 까지 안녕!~~~
이제 부터는 하산길입니다.
ㅎㅎㅎ 미니님과 햇살님!
아직은 이대장님께 연수를 더 받아야하겠는걸요..... ㅋ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후미대장님이신 이명수님과 함께
낙조대 갈림길 안부의 잘록한 부분이 왼편에 보이네요...ㅎ
햇살님
아름다운 곳을 함께해서 즐거웠어요..... ㅎ
왼편에 낙조대 갈림길 안부, 오름편엔 마천대의 개척탑
이명수대장님
오늘 함께해서 방가웠네요...ㅎ
낙조대 갈림길과 왼편에 낙조대
바위 아래 석천암이 아주 자그맣게 보여요.
도중에 수락폭포와 선녀폭포를 지나 왔으나
날씨가 가물어서인지 수량이 너무 적어
폭포로서의 명성에는 어울리지 않았네요.
수락리 마을 전승탑 부근에는
아직도 붉은 단풍이 철을 잃어 버린채 홀로 불타 오르고 있지만,
가로수 단풍나무들은 거의 다 져버려
조금 쓸쓸함을 안겨주고 있어요.
오늘 첫 대면이신 미니님과 햇살님!~
그러나 아주 오래 사귄 정인 처럼
그렇게 다정스러울 수가 없네요...... ㅎ
그해, 그 신록의 5월에
나는 불과 20여통에 불과한 소규모의 벌통을
운주면 장선리의 밤나무가 우거진 냇가 벌판에 내려 놓았어요.
밤이 되면
별빛이 내리는 넓은 냇가의 내 천막으로
동네 총각들이 막걸리를 통째로 들고 와서
늦도록 얘기꽃을 피웠고,
낮이면
초등학교 아이들이 내 천막으로 찿아와
나는 그들과 친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반찬거리를 해결하기 위해서
맑은 냇물을 구부리고 들여다 보며 다슬기를 잡아
호박잎을 넣고 된장국을 끓여 먹었습니다.
또 때로는 틈틈이 시간을 내어
<아침의 음악편지>라는 라디오 프로의 음악을 감상하기도 했고
<법구경>이라든지 <법화경><화엄경>등의 불교서적을 탐독하기도 했습니다.
또 건강관리를 위해
새벽이면 운주초등학교 운동장을 땀에 흠뻑 젖도록 돌며
소박한 무엇인가를 꿈꾸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밤꽃이 지고 밀원(꽃)이 적어지자
나는 새로운 밀원을 찿아
안심사가 있는 골짜기의 역시 밤나무밭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곳은 대둔산 자락에 둘러 싸인 골짜기인데,
내가 천막을 친 그 윗쪽에는
안심사라는 절과 은(銀)광산이 있어
그 곳에 연줄을 댄 사람들이 모여들어
작은 동네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나는 구경차 그 동네를 둘러 보고자
참깨꽃과 호박꽃, 그리고 수염을 늘어뜨린 옥수수들이 한참인 밭길을 돌아
안심리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거의 1Km를 걸어 그 마을에 도착한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전혀 인가가 없을 것 같은 그곳에는
여늬 대갓집 같이 넓다란 대청마루와 넓직한 방들을 갖추고
점심식사 손님들을 받고 있었는데
손님들의 숫자도 많을 뿐 아니라 활기가 넘쳐 흘러
장사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도 그곳에서 식사와 막걸리를 한되 시켜 먹었는데
역시 음식이 깔끔하면서도 맛이 있어
손님들을 끌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집을 나와서 동네를 돌아 볼 겸
안심사가 있는 동네 윗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러다가 또 한 번 깜짝 놀랐습니다.
내 팔로 몇번을 돌아야 한 바퀴가 될듯한 시원한 정자나무 아래
넓다란 창고형식의 목공예 공장에서
많은 남정네들이 땀을 흘리며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어떤이들은 웃통을 벗어 젖히고 작업에 몰두하는데
그들의 손끝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목각인형과 갖가지 동물형상을 닮은 괴목들과 기타 목공예품들이
정말 소중한 보물로 태어나고 있었습니다.
그곳을 지나 안심사에 당도합니다.
예전에는 제법 큰 사찰이었으나,
6.25전쟁을 겪으면서 급격히 세력이 쇠하여
지금은 겨우 수명의 여승만이 절을 지키고 있다 하는 비운의 절 .....
나는 그 절의 뜨락을 거닐면서
인생의 허무함도 함께 밀려 오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어느 존재건 조직이건 힘이 약해지면
안심사의 오늘 처럼
주위의 포식자들에 의해서
그가 가진 것을 모조리 빼앗겨 해체되는 운명을 맞이하는 것을!~~
후일에 안 일이지만
내가 수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며 몸담고 있었던
전주의 유명 예식장 아당에도
이곳 안심사에서 가져 온 거북석상이 놓여 있었습니다.
안심사 계곡에도 가을이 지나갔습니다.
이제 그 비장한 현의 울림으로 내 간장을 에어 놓던 풀벌레들도 사라지고
어두운 새벽 공기를 가르며
은광으로 향하는 마차를 끌고 가던 말방울 소리도 기억속에 희미한데
아직도 내 가슴에 살아 있는 구성진 목소리
*어이 ~ 어이~ 구월산아 옷을 벗지마
아까운 내 청춘이 다 져간다.
이 골짝 지나가면 또 어느 골찌기던가!
황혼 비낀 산허리엔 옷벗는 소리만 가득
어이~ 어이~ 시월산아 옷을 벗지마
서러운 내 인생이 다 져간다.*
어린 나이에 서울로 올라 간 아들이
한 달이 멀다 않고 용돈을 보내주어
담배도 사 피우고, 막걸리도 싫컷 마셔 행복하다는
어느 농부의 주름진 얼굴이 지는 낙엽위에 오우버 랩 됩니다......
~~~~~~~~~~~~~~~~~~~~~~~~~~~~~~~~~~~~~~~~~~
나의 황금시기에
나에게 가장 크고 깊은 영향을 미친 대둔산,
그리고 그 냇가와 골짜기와 풍광들!~~
오늘 그대를 만날 수 있슴에
나는 정말 행복했었어.
그대도 알고 있겠지?
초장의 천막에서 한가위 보름달을 바라보며
고향을 그리던 그날 밤, 나의 단상을!~~~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지금 한창 세간에 회자되고 있는 금언이던가?
# 이 또한 지나가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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