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일전에 지나갔던 중청과 대청봉을 비켜서
천불동을 향해 길을 놓습니다.
가슴에 점점히 정염의 불꽃으로 타오르는 단풍을 꽂고
오늘은 또 얼마나 숨막히는 포옹으로
나를 옴짝달짝 못하는 포로로 만들어 버릴 것인가?
그래도 나는 그대가 좋아.
그 어떤 고난의 길이 기다리고 있다 할지라도
그대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만으로도
나의 가슴은 하늘을 날 듯 가볍고 기쁩니다.
게다가 오늘 같은 날
그대의 불타오르는 가슴속을 헤치고 걷는다는 것은
또 얼마나 황홀한 아름다움이며
얼마나 달콤한 무언의 밀어로 가득찬 여로가 될 것인가?
대청봉과 중청봉이 내 여로를 축하해줍니다.
아래로는 신선대와 천불동계곡이 내려다 보이고
오른편으로는 화채봉을 위시한 화채능선이 잘 가라 손을 흔들어요.
멀리서 울산바위와 공룡능선이 반가히 맞아줍니다.
대청봉을 돌아서서 올려다 봅니다.
공룡능선의 중심부
천화대, 1275봉, 나한봉등을 확대해 봅니다.
희운각 전망대에서 가야동계곡을 바라봅니다.
무너미고개의 비탈길을 내려갑니다.
신선대를 옆에 끼고...
저 절벽을 넘어서면 죽음의계곡에 이르겠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을색이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네요.
천당폭포와 양폭을 잇는 다리가 내려다 보이는군요.
천당폭포
음폭쪽
보수중인 양폭산장
그대가 정염의 불꽃으로 타오르는 날
나는 그 불꽃에 타서 재가 되는 줄도 모르고
그렇게 타올라서 저 하늘 끝으로
흔적없이 사라져가도 좋으리!~~~
귀면암
귀면암옆의 계곡
비선대에 다 다랐네요.
내 너를 어이 두고 갈꺼나
해는 이미 서산에 걸려 있고
나직이 들리는 귀천(歸天)의 종소리에
대지는 품을 열어 나를 뉘여줄 채비를 하는데,
사랑의 열매 하나 제대로 맺은 게 없고
깨달음 하나 얻은 것도 없는 나
기우는 황혼만 애꿎게 붙잡아 두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차라리 오늘은
설악, 그대와 함께 불타 올라
그대 계곡의 어느 맑고 고운 담(潭)곁에
무영탑(無影塔)으로나 서 있으리.........
~~~~~~~~~~~~~~~~~~~~~~~~~~~~~~~
나의 하산 시간에 맞춰
설악동의 한 식당에서 막걸리를 시켜 놓고 있다가
한 잔 권하는 친구들!~~~
그 맛은 정말 꿀맛 보다 더 맛있었습니다.
어두워지는 솔밭길을 걸어
신흥사를 향하여 잰 걸음을 놓는데
무거워 보이는 카메라를 어께에 맨 한 젊은이가
갑자기 우리 앞을 가로막으며
인터뷰 요청을 합니다.
생전 처음 들어 보는 버섯 이름을 들먹이며
산행중에 그런 버섯을 보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둥 ....
나는 갑자기 당한 일이고
처음 들어 보는 버섯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해서
그 사람은 아마도 어느 제약회사나 약초상에서
자기들 제품 선전하는데 사용할 목적으로 하는 인터뷰 정도로 알고
대충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2~3일 후에 동네 분들이
MBC의 한 아침 프로에서 내 인터뷰 영상을 봤다는군요.
참으로 세상은 넓고도 좁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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