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겨울 새벽녘
그래도 남한산성에는 눈이 내릴게다....
작은 계곡 처럼 패인 등산로는
그 동안의 강추위와 내린 눈으로 얼음으로 뒤덮혀 있고
겨울비는 땅속으로는 한방울도 스며들지 못하고
그 얼음 위로 그냥 흘러 내려 갈 뿐이다.
마치 그 숱한 열망의 눈동자들이
허망한 눈송이로 숲속에 맥없이 스러져
받아들여지지 않은 자신의 소리를 아프게 토해 내며
그렇게 흙탕물로 흐르고만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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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이 되어야만 했는데,
모든 기반은 이제 옛틀 그대로 인채
갈망의 눈동자들을 아무렇게나 허리춤에 꿰차고
그렇게 무심히 흐르는 역사의 물줄기여!~~~~
산 중턱 못미쳐서
헤드라이트에 비치는 눈 쌓인 등산로.ㅣ.ㅣ..
산성의 서문에 이르러서야 조금 밝아졌어요.
서문 위 망루
서문 망루 옆의 휴식터
수어장대로 오르는 길과 성곽
병암남한산성신수비(屛岩南漢山城新修碑)도 눈에 덮혀가고 ...
이렇게 흐린 날에는
깃발로 나불낄 의기도 상실할 듯도 한데
무엇을 기다리며
아직도 마음의 깃대에서는 깃발들이 흩날리고 있는가?
수어장대의 옆 모습
수어장대
눈이 앉은 소나무 가지는 신부의 부케가 되었네요.
다시 서문을 통과하여 나갑니다.
올라 올 때 어둠에 가려 있던 숲의 모습들
누군가가 쌓아 올린 작은 소망탑 위에도 눈이 내립니다.
내 손등의 핏줄인양
어우러진 다래나무 줄기
무성하던 물푸레나무도 하얀 설화를 피워내며
봄을 꿈꾸고 ..
나에게 유난히 길고 추운 시간이 될 이 겨울....
봄은 어디 쯤 오고 있는 것일까?
마음으로 불러 보는 꽃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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