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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재개발지의 고뇌

우리동네는 강남권에서는 거의 제일 낙후된 지역입니다.

그래서 6~7년전에 소위 제3차 뉴타운(New Town)지역으로 지정되어

개발을 기다리는 상태로 일체의 건축행위와 용도변경등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뉴타운으로 지정되던 당시에는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부동산 사무실 마다 불야성을 이루다 싶이 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부동산시장의 침체와 세계경제의 불황속에서

아파트 값이 폭락하고, 주변 시세보다 훨씬 싸게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의 보급으로

뉴타운 처럼 도심 재개발사업의 사업성은 떨어지고,

또 너무 많은 지역이 동시다발적으로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되다 보니

대규모 주택단지 건설 경기에 체증이 걸린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용한 의원이 처방을 내린다 해도

이미 사면초가로 꽉 막혀버린 출구를 찾아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사실, 뉴타운 사업이란 이상이며 허상일 뿐으로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례가 없는 독선적이고 맹목적이고 비합리적인 사업입니다.

 

지금의 정부나 야당이나 시민권에서도

이 엄청나게 커져버린 사회적 모순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고 냉소를 자아내게 하고 분노케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그것은 많은 투자자들의 돌팔매가 두려워

그 숱한 부동산 대책을 위한 방송프로그램이나 토의에서도 핵심을 건드리지 못하고

항상 그 겉만 맴돌다가 끝나버리는 회의의 성격상 어쩔 수 없는 한계점을 드러낸 것입니다.

 

심지어, 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원순씨 마저

처음에는 뉴타운 출구전략이라는 거창한 프로젝트를 구상하여 발표하였지만

아직도 답보 상태에 있는 것은

이지역의 투자자들의 반대가 두렵고

자기가 속한 정당과의 조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는 너무나도 커져버린 암덩어리를 언제 까지 끌고 가려는지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7년째 건축을 하지 못하게 묶어 놓은 도시재정비사업법(뉴타운 사업 포함)으로

손을 못대고 있어 거의 쓰러져 가는 기와집.

 

장마철에 대비하여 우선 올 한 해라도 비 피해를 모면하려고

지붕위에 기왓장을 올려 놓은 모습이 차라리 눈물겹다.

 

조금 더 후미진 골목길 안쪽에는 이보다 더 낡아서

아예 거주를 하지도 세를 놓지도 못해 방치된 가옥들도 있다.

 

하지만 뉴타운이 지정되기 직전에

언론등의 발표를 통해 정보를 얻은 일부 발빠른 업자들은

자기 집, 또는 조금 큰평수의 단독주택을 매입하여

소위 지분쪼개기식으로 다세대나 소형 빌라를 지어 비싸게 분양하거나

기존의 작은 다세대를 매입하였다가 되파는 수법으로

많은 부를 축적하고 이곳을 떠나 버렸고,

또 상당수의 사람들은 소위 막차를 타 비싼 가격에 집을 사서 

아직도 이곳이 개발이 되면 상당한 수익을 올릴거라 꿈을 꾸며 발을 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 꿈을 꾸는 사람들도 지금 쯤은 꿈을 빨리 접어야한다. 

그리고 뉴타운사업을 주도한 MB나, 연관이 있었던 건설행정의 주역들은

이런 식으로 뉴타운을 시행하지도 못하고 계속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하여

국가경제와 투자자들과 서민들을 수렁속으로 끌어 내릴 것이 아니라

이 뉴타운 제도를 속히 해제하여 국가재정과 투자자들과 서민을 살려야 한다.

 

지금은 투자자들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이 잘 못된 정책을 끌고 가려는 아집을

속히 버려야만 할 때이다.

뉴타운에 대한 해결책은 백약이 무효임을 깨달아야 한다.

왜냐하면 뉴타운 사업은 애초 부터 토목공사에는 자신이 있었던

당시 서울시장의 과욕이 부른 신기루에 불과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지역에는 뉴타운 지정이 발표되기 직전에 지은 다세대들이 많다.

1층은 소위 필로티 구조라 하여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2.3.4,5층을 주거용으로 하는 공동주택이다.

그당시에는 땅 지분이 5~6평에 건물이 전용 10여평만 되어도

무상으로, 또는 조금만 부담을 하면 아파트 한채 씩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고

무조건 사려는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그 소문에 접한 사람들이 무리한 대출이라도 받아서 사 놓으면 돈이 되는 줄 알았었다. 

*부화뇌동(附和雷同)*이란 말은 어느 나라에건 통용되는 말이지만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더 잘 어울리는 말인 것 같다.

 

*조합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의 승인이 시청에서 통과 되었다는 프랑카드가 걸려 있다.

 

지은지가 몇년되지도 않은 이 많은 다세대들을 모두 헐고 재건축한다면

국가적으로 얼마나 많은 자원이 허비되는 것일까?

 

뉴타운 발표가 있기전에 5000만원 나가던 다세대 주택이

1년 반 정도의 기간 동안에 그 6배인 3억 까지 올랐었고

제일 비쌀 때는 다세대 지분 평당 8000만원 까지 치솟았다.

즉 지분 5평인 방 2칸 짜리 다세대가 4억1000만원에 거래된 것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지역에 그 거세던 투기 바람이 잦아들었다.

거래의 흐름이 완전히 멈춰버렸고,

한 참 비쌀 때 집을 처분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쌌던 다른 지역의 부동산을 취득하여

몇곱을 튄 사람들도 많다.

 

왜냐하면 그당시 이곳 땅값이 평당 2000만원 하였다면

이곳 보다 지리적으로 도심에 속하는 가락동이나 방이동은

평당 1000만원에도 못미치는 가격 형성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뉴타운사업이 지지부진해지자

다시 이곳의 땅값은 평당 1300~1400만원대로 떨어지고

방이동이나 가락동의 땅값은 2000만원대로 치솟아

그당시 이곳의 땅을 처분하고 부도심으로 나간 사람들은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그러니 부동산에는 전문가가 따로 없다.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는

불황이라는 기나긴 터널의 문을 열고 들어 서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그리스, 스페인, 이태리등의 뒤를 따라

소위 IMF 때 보다 더욱 극심한 혼란을 겪게될 것이다.

 

뉴타운사업, 소위 도시재개발사업으로 빚어지는 폐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이 아직도 상당수인 이곳의 특성상

한 집에 보통 4~5가구가 세들어 살고 있다.

 

그런데, 세입자들의 이사비용이 이웃간의 인심을 흉흉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즉 재개발지역의 세입자들이 재개발로 인해 집이 철거시 까지 살고 있다면

그들에게는 일정액의 생활비(보통 3개월로 1인당 350만원 정도)를 보상해 주어야 하는데.

그 보상금을 뉴타운사업 시행 초기에는 일괄적으로 조합에서 주기로 되어 있어 별문제가 없었는데,

이 부분이 2010년 6월 한나라당의원들이 일방적으로 임대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의결했기 때문에

집주인들은 임대차기간 2년이 경과되면 무조건 세입자를 바꿔치기하고 있다.

게다가 다른집으로 이사를 가려해도 같은 구역으로는 이사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같은 구역에서 오래 살면, 이역시 그 구역 조합사무실에서 이사비용을 주고

나중에 정산할 때 마지막 철거할 때 임대한 주인에게 그 이사비용을 청구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그래서 이지역에 오래 살아 고향 처럼 여기고 살던 사람들은

임대인에게 이사비용을 청구하지 않고 무조건 이사한다는 단서를 달고 살고 싶어해도

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단서사항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는 소문 때문에

임대인은 무조건 임차인을 타지역 사람으로 교체해 버리고 있고

이곳에 정들었던 세입자들은 무조건 이곳에서 쓸쓸히 떠나야 한다.

 

보호구역(Reservation)이 따로 설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만 빼놓고는

자기 고향에서 강제로 쫒겨가는 아메리카 인디언들이나 다름이 없다.

바로 현대판 인디언들인 Korea-Indian들이 바로 이곳 뉴타운지역의 세입자들이다.

 

뉴타운 촉진지역 변경고시일 이전 3년전 부터 같은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으면

임대아파트 분양권이 주어진다는 특권도

겉만 화려했지, 이런 상황에서는 버티고 살 형편이 안되니

이 마저 그저 *빛좋은 개살구* 일 뿐이다.

 

디자인 서울?

허울 좋은 미사여구여 ....

 

시민들의 행복이 화려한 주택 안에 있지 않은 것은

화려한 의상이 고귀함을 뜻하는 것이 아님과 같음이니,

제왕의 황금빛 옷을 한 꺼풀만 벗겨내면 왼갖 추악함이 다 드러난다는

쉐익스피어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너무나 자명한 진리이니

 

지금 부터라도 정부는 정부 데로 뉴타운과 도시재정비사업을 속히 해제하려 노력할 일이며

투자자들은 투자자들 나름으로 기왕의 잘못된 투자 심리를 늦게라도 뉘우쳐

속히 기존의 뉴타운, 재개발사업을 해제 내지 변경해야 할 일이다.

 

그렇지 않고 계속해서 지지 부진하게 실기(失機)해 버린다면,

국가적으로 또 국민적으로 큰 재앙이 따를 것이니......

 

여기 한 할머니가 있다.

그녀는 홀홀 단신이다.

그녀는 오래된 어느 다세대주택의 깊은 지하실 방에 살고 있다.

 

그녀는 얼마전에 동네에서 재활용 고물을 주우러 다니다가

자동차에 받쳐서 거동이 불편하다.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그녀의 방에 곰팡이가 슬고

길에서 빗물이 흘러들어 와서 부엌과 방바닥이 엉망이 된다.

 

그녀에게도 10여년 전에는 20여평 남짓 되는 작은 단층집이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나에게 돈이 무슨 소용이 있겠냐* 싶어

집을 팔아서 3500만원을 천주교에 쾌히 기증했다.

 

그 덕에 천주교와 주민센터에서 가끔 교우들과 도우미들이 와서

김치도 담아주고 보살핌을 주고 간다.

 

그러나 지금 그녀에겐 자기 몸을 지탱할 기력이 없다.

보행기 같은 손수레를 끌고 왼 밤을 꼬박 새며 동네 반 바퀴라도 돌아야

하루에 몇백원이라도 벌 텐데

그 손수레를 끌 힘도 남아 있지 않다.

 

방에 들어가면 그 케케한 곰팡이 냄새에 골이 쑤시고

습한 방바닥에 누워 있으면 몸 구석 구석이 아프다.

어찌해야 하는가?

도대체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우리 동네에는 이런 분들이 많다.

아픈 사람들!~~~

아!~~  더 아픈 이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