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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전세대란과 재개발 정책

 

지금은 이사철이다

봄 설날을 전후하여 2개월여와 추석을 전후한 달포 정도가

이사를 하기에 적기라서,

추석을 막 넘긴 지금, 만기(이사일로 부터 2년)를 채운 임차인들이

새로운 거처로 옮길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 갑자기 올라버린 전셋값 때문에

꼭 이사를 해야 할 사람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만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가만히 앉아 있어도

사방에서 들려오는 한 숨 소리에 가슴이 아파온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갑자기 나타난 것인가?

 

너무 오른 아파트 분양가가 버거워 분양이 안되니

아파트 건설업자들이 아파트를 짓지 않아서 인가?

 

아니다,

지금 울고 있는 사람들은 아파트에서 살아야만 되는 사람들이 아니고

그냥 일반 서민주택에서 살아도 되는 이웃들이다

 

그런데 그 일반 서민들이 움직일 만한 주거공간이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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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이렇게 심각한 전세난에 허덕이는 것은

최근의 정책 때문이 아니다

 

벌써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도심재개발사업을 위하여 야심(?)차게 추진했던

소위 뉴타운 건설사업과 재개발 정책 때문이다

 

현재 내가 몸담고 있는 지역은

강남3구 중에서 유일한 뉴타운 지역인, 송파구 거여마천 뉴타운 추진지역이다

 

지금 이곳에서는 뉴타운 추진 때문에 6년째(2005년 부터) 건축허가 및 착공제한에 묶여

일체의 건축이 혀용되지 않아

거의 쓰러질 듯 허름하고 위태로운 집들도 수두룩하고

꼭 고쳐야 할 수리 부분도 *얼마 안 있으면 재개발로 헐어버릴텐데!*하는 기대심리에

세입자들이 요구하는 고장난 부분도 그냥 건성으로 넘겨버리거나

눈가림식으로 고쳐주는 경우가 허다하여

이곳의 세입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 않게 

당국에 의해서 그 주거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는 실정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러나 뉴타운으로 지정되기 바로 전에

기대심리에 들뜬 투자자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어

일부 발빠른 업자들은 이곳의 부동산을 매점매석하다시피 사들여

다른 여러 사람들에게 재분양 하듯 팔아 넘겨 이득을 취하고

또 일부의 업자들은 대지 지분이 큰 단독주택들을 사들여

지분을 쪼개는 식의 다세대주택을 지어 많은 차익을 남기고 떠나갔다

모두가 치고 빠지는 식의 투기꾼들의 배만 불려 놓고

가난한 서민을 위한 배려는 그 정책 가운데 손톱 만큼도 담겨 있지 않은

무자비하고 냉혈한 개발정책인 것이다

 

이 모두가 이곳이 뉴타운지역으로 지정되기 전에

한 차례의 태풍 처럼 흝고 지나가 버렸다

 

그리고 그 여진은 그 후로도 2~3년 동안 계속되다가

지금은 흐름이 멈춘 부동산 경기 때문에 남은 것은

투자자들 일부와 이곳의 세입자들의 고통스러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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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이런 상황이 우리 동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서울시 전체로는 약 150여개소에 달하는

뉴타운 추진지역과 재개발및 재건축 지역이 모두 이런 상황에 처해 있다

 

거여마천 뉴타운 추진지역내에만 1만여 채의 주택이 포함되어 있으니

서울 시내의 모든 재개발등 추진지역의 평균 주택수를 대략 3000여 채로 잡드라도

대략 45만 채의 집들이 이 재개발 추진지역에 포함되어

5~6년 째 건축제한및 착공제한에 묶여 있으니

이 문제를 어디에서 부터 가닥을 잡아서 풀어갈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 45만 채의 집들 중에 단독주택이나 다가구 주택에는

평균 4~5세대의 주민들이 살고 있으니

작금의 재개발 추진지역에 살고 있는 세대수는

대략 100만 세대에 육박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 100만 세대들 중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꼭 이사를 해야 할 세대들이

또 얼마나 많을까?

그런데 새로 지어야 할 건축물들도 줄줄이 흐름이 멈춰 있으니

이를 어찌해야 하는가?

 

뉴타운등의 추진으로 건축이 묶여 있는 5~6년동안을

자연스럽게 놓아 두었으면 지금 처럼 전세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또 서민들의 한 숨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었다

 

우리 보다 문화가 앞서 있고 부유한 국가들에서도

꼭 명품도시를 만들려고 현재의 우리나라 처럼 이렇게 국민들,

특히 서민들의 주거권을 이처럼 심각하게 짓밟지는 않는다.

 

고향 같은 지금의 재개발 추진지역에서 오랫동안 몸담고 살아온 세입자들,

그들에게 돌아 오는 건 이사비용 몇푼이지만

그것도 입주시키고 있는 주인이 책임을 지라는 국회의 의결 때문에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도 쫒겨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방을 구할 때 주인들이 필수적으로 넣어 달라는 문구는

*재개발로 인한 철거시 무조건 비울 것* 이란 문구이며

방을 구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그런 불평등한 계약서에도 감지덕지로 날인을 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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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이를 지켜보는 정부당국자의 불감증이다

 

어제 담당부서인 국토해양부의 정종택장관은 TV에 출연하여

지금의 전세대란 문제는 예전에 비해서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고 무책임하고 뻔뻔스런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이 문제가 연말과 내년으로 이어질 수록

더 심각한 사회불안 요소의 앙금으로 남을 것임을 왜 직시하지 못하고 있는가?

 

정부는 물론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겠지만

지금이라도 당장 뉴타운등의 재개발 정책을 변경, 수정내지 축소하여

해제할 곳은 바로 해제하여 후폭풍을 최대한 억제해야 할 것이다.

 만일 그것이 무서워 차일피일 이런 상태를 유지한다면

걷잡을 수 없는 불행을 초래할 것이다.

 

지금, 이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했던 MB는 이 폭풍의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마치 태풍의 눈 처럼 가만히 숨어 있기만 할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이 엄청난 재난의 발원지인 MB를 지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가슴을 가지지 않아서 모른다

그와 그들의 추종자들은 부동산 투기와 대형 Project를 통하여

엄청난 개발이익을 취하였을 것이며

이에 중독된 그들의 귀에는 내 이웃들의 아픈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고

그 심장의 맥박은 싸늘하게 식은 피만 흐르고 있으니

서민들의 아픔은 그들의 관심밖의 일일 뿐이다

 

이 서민들의 통곡소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