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들꽃 하나 이슬 하나

봄의 꽃(1)

 

 

28895

 

 무상한 계절...

봄, 그리고 여름, 아니 인생....

 

어제 그렇게 기다리던 오늘이 왔건만

그 기다렸던 화사한 시간은 눈 깜짝할 순간에 지나가고

시들어 가는 꽃잎들....

 

그러나 그 모든 꽃잎들 중에서도

특히 이른 봄에 피어난 꽃잎에게는

각별한 애증의 눈길이 보내진다.

 

그 모진 추위와 눈,비,바람 속에서도

처연하리 만큼 애톳한 미소를 띄워야만하는 운명!

 

그것도 아픈 경쟁의 場에서

어쩔 수 없이 벌여야하는 한 판의 굿과 같은 것이려니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여야만 하리....

 

 애기똥풀(양귀비과)

 

 이제 솜양지꽃(장미과)도 만개했다

 

 

 

 

 

 

 왜현호색(양귀비과)

 

 

 

 

 

 꿩의바람꽃(미나리아재비과)

 

 아름답게 피어나기를 그렇게도 바랬건만

이제는 수명을 다한 모습으로 허여롭게 피어있는 모습이 조금은 애처롭다

하지만 그것도 제 역할을 다 끝낸 하나의 연기자로서

이 지구라는 무대에서 화려하게 한 순간을 빛내 주었으니

얼마나 대견스러우냐.

 

 저 시들어 가는 모습 속에 감추어진

위대하고 아름다운 순간들이

현란한 교향악으로 엮이어 있슴을 ....

 

 살다 보면 그렇게 상처도 입을 수 있는 것

 

세상을 온전히 버텨내기란

그렇게 만만치가 않은 것임을 ~~~

 

 

 

 

 

 

 

 

 괭이눈(범의귀과)

 

 아무리 작고 여린 꽃이라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무한한 흡인력으로 동물들, 특히 자기들 혼인의 매파인 곤충들을 불러들인다

빛으로 향기로, 그리고 가녀리고 아름다운 몸짓으로 ...

 

 

 

 

 제비꽃(제비꽃과)

 

 누군가가 제비꽃 주위의 낙엽을 헤쳐 놓았다

낙엽을 치워 놓고 맨땅이 나온 상태에서 사진을 찍어야 잘 나온단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작업이 끝난 다음에는 제대로 덮어 주어야 할 것을 .....

 

 

 

 앉은부채(천남성과)

 

 

 노루귀(미나리아재비과)

 

 

 그 추운 얼음땅을 헤집고 피어난 노루귀여!

내 얼마나 네 모습을 보고 싶어 안달이었던가?

 

하지만 네 그 귀여운 모습도 이제 시들어 가는구나

 

그러나 너를 기다리던 내 마음의 발돋음을 기억해다오

네 귀가 쫑깃거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 마음의 귀도 너의 고운 미소를 품으려

추운 바람속 가파른 계곡, 너의 처소에서 들려올 소식에 온 신경이 다 가 있었단다

 

 

 

 

 

 

 

 

 복수초(미나리아재비과)

 

 이제 복수초가 기지개를 켠다

 

 

 황금빛으로 치장을 하고 나오느라고

시간이 조금 지체되지만

더 아름답게 장식하고 나오렴 .....

조금은 더 기다려 줄 수 있단다.

 

 

 누군가가 사진 촬영을 하려다가 복수초를 짛이겨 놓았다.

며칠 전에는 이 복수초 군락지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그 군락지 안으로 마구잡이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는 사람에게 소리를 질렀다

조심해서 다니라고......

 

그게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복수초와 야생화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가 아닐까?

 

 이곳에 피어 있던 복수초는 누군가가 아예 캐내가 버렸다

복수초 뿐만 아니라, 꿩의바람꽃, 노루귀 심지어 괭이눈 까지

닥치는 데로 캐내가 버리는 몹쓸 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사람들 ~~~

 

이런 사람들과 어떻게 자연이 공존할 수 있을까?

서로를 위하여 존재하는 이유도 모른채 살아 가는 어쩔 수 없는 사람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