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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첫눈은 내리고 ~

 

 오랫만에 첫눈이 내려요

애기 베낭을 덜렁 매고

남한산성으로 향해요,

 

요즈음에는 무릎이 아파서

산행을 마음데로 못해요.

2주일 전 부터 동네의 정형외과에서 치료를 받지만

예전 처럼 그렇게 자유스럽지가 못하네요

 

한 의원에서는 퇴행성관절염이라고 하고

또 다른 의원에서는 인대가 늘어 났다고 하네요

그래서 치료 방법도 각각 틀려요.

 

처음에 간 의원에서는

무릎 X-Ray를 찍어 보고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하며

며칠 치료를 받다가 호전되지 않으면

연골주사를 맞자고 했어요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호전이 되지 않았는데

계속 똑 같은 운동요법과 투약과 물리치료를 더 하래요

그래서 그 의원에게 믿음이 안생겨서 다른 의원을 찾게 되었어요

 

두 번째 의원에서는 인대가 늘어났다고 하면서

속칭 뼈주사라고 하는 주사를

무릎 연골속 깊숙히 찔러 넣었어요

물론 머리에서 식은 땀이 났고

저는 이를 앙다물면서 신음소리를 삼키려 했지만

조그맣게는 밖으로 새어 나왔고

나도 모르게 침대 모서리를 움켜쥐고 몸을 뒤틀었어요

조금은 창피함도 들더군요

어른답지 못하게 엄살부리는 것 같아서요

그러나 정말로 아파요. 그 뼈주사는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뼈주사를 맞은 다음날 부터

아픈 통증이 씻은 듯이 나았어요

그리고선 이틀간을 물리치료와 전기침을 맞았죠

그러나 약간은 또 예전의 통증이 감지되었어요

 

그러던 차에

수년전에 건설업에 종사하면서

서울시 동시분양 아파트를 한꺼번에 2군데 씩이나 벌였으나

나중에는 사업에 실패하여 수감생활 까지 했던

학교와 동네 후배가 찾아 와서 한잔 걸치고

단란주점에 갔더니 동네 구의원을 위시해서 아는 이들이 많아서

그들과 어울리고 막춤을 추었더니

갑자기 무릎이 삐끗하면서 다시 또 심한 통증이 시작 되었어요

 

정말 철딱서니 없는 나를 조용히 질책하면서

낼 또 병원에 가서 이실직고하고

치료가 잘 되기를 바래야 겠네요 ....

 

 마천동 남한산성 입구의 3415버스 종점 부근에서

군고구마 장수 아줌마한테서 군고구마 한 봉지를 샀어요

 

눈내리는 날 누구하고 먹을 약속이나 예정도 없으면서

그냥 그 아주머니의 군고구마를 팔아 주고 싶었어요

그 아주머니는

* 일요일이라 나왔더니 갑자기 눈이 와서 손님이 없을 것 같아요*

하며 눈오는 날이

장사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시큰둥하네요

 

 등산을 마치고 내려온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이 보이고

카메라에 잡힌 눈송이는

유성들 처럼 빛을 발하며 내려 오네요

 

이곳 등산로에서도

다리를 못쓰는 듯한 남자 앵벌이가

차와 사람이 섞여 다니는 일방통행 도로에 누워서

동냥 바구니를 바퀴달린 판위에 놓고 밀면서 가네요

저는 언듯  주머니에서 지폐 한장을 꺼내서

그 앵벌이의 손에다 쥐어 주었어요

그 풀라스틱 바구니는 한 푼도 없이 비어 있었어요

이제사 나온 건지, 아니면 눈이 내려서 젖을까 봐서

다른 곳에다 놓았는지 , 동전도 한푼 안보이구요

 

이 사람의 애절한 바구니도

오늘 만큼은 하나 가득 채워지면 좋겠어요

 

이 모두가 첫눈과 년말이라는 분위기 탓에

마음이 조금은 들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에구! 못말리는 환갑 지난 애송이 ... ㅋㅋㅋㅋㅋ

 

 남한산성 발등 정도 되는 낮은 곳의 한 약수터에서

우산을 받쳐 든 사람이 생수를 받고 있네요

가까이 다가 가서 보니 아는 분이었어요

 

*눈도 내리는데 미끄러워서 어떻게 내려 가시려구요*

많은 물통을 놀란 듯이 바라보며 묻는 내 말에

*아들이 차를 가지고 온다고 했어요. *하며 은근히

효도하는 아들이 있슴을 자랑이라도 하듯 말씀하시는 그,

정말 첫눈 오는 날은 마음도 포근해 지나 봐요

 

 봄, 여름, 가을 동안

농삿군들이 땀을 흘리면서 일하던 밭위로

하얀 눈이 이불 처럼 소복히 쌓여 있으니

너무나 정겨워요

 

 내가 자주 지나 다니는 소롯길...

이곳으로 다니는 사람은 많지 않아서

너무나 조용하고 호젓하답니다

 

그래서 내 생각의 나래를 맘껏 펼칠 수 있는 길...

다정한 나의 친구 ...

 

 지금 시각이 오후 4시인데도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남한산성으로 오르고 있네요

 

요즘의 낮은 짧아서 금방 어두워질 텐데 ...

이럴 때 마냥 감흥에 젖어서

앞뒤를 생각치 않고 올랐다가

갑자기 날이 어두워지면

어쩔줄 몰라 하는 분들을 종종 본답니다

특히 오늘 같은 날

아이젠을 하지 않고 오르는 분들이 많을텐데.....

 

몇 번인가 오늘 같은 날

그렇게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내 아이젠을 벗어주거나

앞서서 전등불을 밝혀주면서 내려 왔던 기억들도 있거든요

 

겨울 산행은 특히 조심해야 되는데 ....

 

*아이젠이 뭐예요!~*

하고 물었다던 그 사람이

갑자기 생각이 나요

 

 평소에는 사람들이 앉아 있을 통나무의자에

오늘은 첫눈님이 앉아서 비켜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여요

 

먼데서 내려 오시느라고 힘드실텐데

오늘 만큼은

소복한 선녀님께 자리를 좀 양보해야겠네요 ....ㅎ

 

 오늘은 이제 요기 까지만 오르고

그만 내려 가기로 하네요

 

내 무릎이 너무 좋지 않아서

이곳 까지도 정말 조심해서 올랐네요

 

얼른 나아서

다음 번에는 훨 훨 날아 다녀야징 ~~~~  샤방 샤방 ~~~ 

 

 등산로를 따라서 Guard-Rail을 설치해 놓았어요

그 위로 살포시 내려 앉은 첫눈이 귀여버요 ...

 

~~~~~~~~~~~~~~~~~~~~~~~~~~~~~~~~

등산로변의 한 작은 주점이예요

장사를 시작한 지 한 3년쯤 되었다네요

 

혼자서 장사를 하는데

아직도 너무 여려서 힘들어 해요

 

남편이 수년 전에 실직을 해서

가사가 어렵게 되어

부인이 이렇게 나와서 장사를 한데요

 

1남 2녀의 실질적인 가장이 되었으니

어쩔 수 없이 생활전선에서 고된 경쟁을 해야겠죠?

 

그녀와 한 두어 번 술자리를 같이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술을 몇 잔 마시면

갑자기 울음을 터뜨려서 저를 당혹스럽게 만들어요.

 

그녀가 흐느낄 때면

고된 세월, 그 추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 일까?

좁고 가녀려 보이는 두 어깨가

가늘게 파도를 타요

 

오늘 지나 가다가 들여다 보니

손님이 너무 없고 한산해요

그래서 들어가서 매취순 한 병에

내가 사온 군고구마를 꺼내놓고

선채로 한 잔 했네요

 

앉으라고 권했지만

한 번 앉으면 자리가 길어질까 봐서 그냥 선채로요

옛날의 포장마차나 선술집 처럼요

 

한때는 남편이 부동산 관련 공기업에서

잘 나갔었다는 그녀에게도

첫눈과 함께 행복한 2010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청년시절의 전주였다면

오늘 같은 이런 날에는 거의 어김없이

길가의 포장마차에 들려서

오뎅국물이나 참새, 메추리와

떡 벌어진 막걸리잔을 기울이면서

친구나 후배들과 어울려서 첫눈 오는 날의

겨울나기를 했을 이 즈음....

그 시절이 그리워요

 

~~~~~~~~~~~~~~~~~~~~~~~~~~~~~~

송파xx산악회 회장에게 저나를 걸었네요

감기걸려서 몸조리중이래요

 

1년도 전 부터

e목요산악회에서 산행지를

남한산성 입구쪽에 부착해 달래요

그래서 산행지 안내판에 부착하고 있어요

 

그런데 토요일이나 일요일 아침에 가서 보면

같은 목요일에 가는 산악회의 산행지들이

몽땅 송두리째 뜯겨서 없어져 버리는 거예요

다만 송파xx산악회의 것만 빼고요...

 

그런데 어느날인가

왠 덥석부리 사나이가 산행지 안내판을 정리한다면서

가방에다가 산행지들을 쑤셔 넣은 것이 보였어요

 

그래서 저는 순간적으로

혹시 이사람이 예의 그 문제의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미치자

그에게 아는 채를 했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목요산악회에 나가는데요

혹시 xx산악회에 나가십니까?* 하고 악수를 청했더니

*아, 네 저는 xx산악회 대장 정xx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안내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질서가 없어서

정리하는 중입니다* 라고 하는게 아닌가

그래서 나는 한 걸음 더 나가서

*그러시군요, 그럼요, 다 같이 깨끗하게 사용해야지요.

보아 하니 이 게시판도 귀하의 산악회에서 만들어 놓은 것 같은데

수고 많이 하시네요 . 언제 기회가 되시면 저희 목요산악회도 한 번

참석해 주시지요, 저도 xx산악회에 한 번 참석하고 싶군요*

하면서

요즘에 산행지가 자주 없어지는 것에 대해서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그는 요즘 재활용품을 모으러 다니는

노인들의 소행이 아닌가 의심이 간다고 했어요

그러나 그 노인들이 떼어 간다면

왜 하필 목요일날 가는 산악회 중에서

송파xx산악회의 산행지만 항상 그대로 있고

다른 산악회들 것만 없어지냔 말이지요.

그것도 한 두번도 아니고

1년 이상 ... 2년 가까이....

 

그래서 송파xx산악회 회장에게 저나를 해서

그런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협조하자고 얘기했는데

그는 계속 발뺌을 하고

자기들이 이웃돕기를 하고 좋은 일만 한다는 변명만 늘어 놓네요

 

하지만 저의 추론으로는 그들의 소행이 분명합니다

소위 불교의 불심을 모토로 한다는 산악회에서

그런 일을 벌인다는 것이 정말 가증스러울 정도였어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서로가 위하고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모습속에서

우리의 장래의 희망과 아름다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확신해요

앞에서는 미소와 그럴싸한 입담으로 넘어 갈지도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진심이고 심장의 고동소리입니다

 

오늘 첫눈 내린 날 밤

아름다운 꿈들 많이 꾸고

모두 모두 새하얀 마음으로 축복받는 새해가 되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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