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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시간을 멈추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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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정신이 가장 찬란히 번득일 때는

고뇌의 순간이라네

그러나 남은 시간이 너무 짧아

이제 고뇌할 시간 조차도 없네.

 

때로는 승자가 되기위해

시간을 잊고 살다가도

문득 창문 빗장을 열고 밖을 내어다 보면

곱게 웃어주던 꽃들은 간 곳 없고 

쓸쓸한 낙엽만 바람에 날리네

 

 

걸음을 빨리하면

생각할 겨를도 없고 주위를 돌아 볼 틈도 없어

인생에 남는게 하나도 없다하기에

동행들 다 앞세워 보내 놓고

산천초목, 벌 나비 더불어 꽃밭에서 노닐다가

황혼녘에 돌아 와 보니

초막을 지키던 행려병자 하나가

마주 나오며 반색을 하네.

 

 

그래...

달려도 보고 걸어도 보고

때로는 물속에서 허우적거리기도 하고

진흙탕에서 딩굴기도 하면서

비가 오면 빗물로 몸을 씻고

숲속에서 열리는 정령들의 무도회에도 참석해 봐야지.

 

 

천천히 걸으면 천천히 걷는데로

빨리 달리면 빨리 달리는데로

종착점은 항상 제자리에 꽂힌 깃대가 서 있는 곳일지니

시간이 무상한 것이 아니라

단지 허무한 존재가 문제일 뿐일레라...

 

 

거기에

다만 그 존재가 빈 캔버스를 메꾸어 가는

채색의 명암과 농도가

착시현상을 가져다 줄 따름이겠거니....

 

 

모든 것은 한 때의 꿈인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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