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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올림픽 공원의 가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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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공원의 가을 2

 

 

이제 계절은

꼭 내가 걸어 온 만큼의 색채를 안고 있다.

 

아쉬운 가을날들이여 ~

 

 

 

 

그래도 지는 해를 붙잡을 수 없으니 ~

 

계절이 벌려 놓은 잔치를 구경할 수 있는 한은

다리가 아프더라도 참고 돌아 봐야겠다

 

 

 

*평화의 문* 앞 성화대에서..

 

멀리에선 곰 인형 축제가 한창이다.

 

 

 

 

 

 

 

이 오리들은 이 가을 남자의 마음을 알까?

 

참으로 여유자적한 모습이 부럽다 ~

 

 

 

 

 

참으로 자연은 평온하다..

그러나 저 건너 빌딩 숲에선 지금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항상 경쟁과 여유의 경계선에서 나는 서성이고 ~

 

 

 

버려야 할 것들을 버리지 못하고

버리지 않아야 할 것들을 버리고

 

나는 항상 잘못된 선택을 하면서도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야

아쉬움에 속수 무책인 바보 ...철부지...

 

그러나 그런 생각 자체가

부질없고 책임 회피적인

불성실한 나의 또 다른  모습인 것을 ~ ~

 

 

 

그저 나도 이렇게 속절 없이

센 머릿칼을 자랑인양 곧추 세우고 하늘을 우럴으고 서있는

갈대 마냥

푸르렀던 날들 갈무리하여

땅에 묻고

말없이 가려네 ~

 

 

 

 

 

꽃의 영광도

푸른 생명의 기운도

이제 다시 찾아 오지 않는다 하여도

이 가을

몸살을 앓으며 채색을 하는 생명의 고리 안에서

나는 웃으며 넘겨주리

나의 전부를

그대 ...시간의 자손들에게 ~ ~

 

 

 

 

이 자랑스런

갈대 처럼

 

 

 

생각하는 갈대가 되리

 

 

 

 

작은 구릉을 이용해 축조한

풍납토성 저 건너 오른편

성내천 다리 위로 차량의 모습이 보인다

 

 

 

 

 

태양이 하루의 짐을 내려놓을 무렵...

 

그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는 듯

갈대들의 다소곳한 모습이

성스럽기 까지 하다 ...

 

아무 것에서도 감사함을 모르고 지내는

또는 아주 작은 것에만 감사를 표하는

인간들 보다

얼마나 더 성숙된 모습인가 ~

 

 

 

 

자연을 사랑하자

자연을 더 잘 보호하자

아무런 말도 없이

아무런 보답도 바라지 않고

묵묵히 우리 생명을 잉태하고

생명을 유지하는 자연을

우리는 왜 자꾸 유린하고 황폐화 시키는가

 

이제 이러한 인간들의 행위에

인간들은 스스로 책임을 질 날이 가까왔음을

자연은 무언으로 암시하고 있는데 ~

 

재앙이 가까이 왔음을

왜 느끼지 못하는가

느끼면서도

왜 그 대책을 강구하는데 소홀히 하는가?

 

구제 받지 못할 인간의 욕망이여 ~ 

 

 

 

 

 

 

 

 

 

 

 

 

-이렇게 잘 가꾸지 않았습니까?

신이시여 !-

 

그러나 이런 모습의 자연 관리는

눈에 보이기 위한 관광은

돈을 벌기 위한 자연의 관리로는

전체에 비하면 손톱 만한 크기일 뿐이니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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