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천불동계곡과의 만남에 마음이 설레입니다.
나는 설악의 단풍을 그 어느 곳의 그것 보다 사랑합니다.
능선 첨봉위에 날렵하게 날개를 펴고 서 있는 소나무와 함께
가파른 벼랑에 뿌리를 내리고
열정을 다 해 한해를 마무리하는 단풍의 붉은 기원의 울림은
그 어떤 웅변으로도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도로가에나 주차장 주위의 공원등에
인공으로 무더기로 식재해 놓은 무성한 단풍나무 숲 보다는
단단한 바위위에 자생하며
온 산을 점점히 수 놓는 단풍의 생명력이
저에게는 무엇 보다 소중한 선물이 되어
제 안으로 들어 와 안기기 때문일 것입니다.
천당릿지
신선암봉 릿지
신선암봉
천당릿지
천당릿지
지난 해 9월 24일 등정했던 천당릿지
그 추억이 주마등 처럼 지나 갑니다.
천당폭포에서 양폭으로 이어지는 협곡이 내려다 보여요.
천당폭포
양폭
양폭 위 만경대쪽 언저리
음폭골
양폭대피소 뒷산
양폭대피소
양폭대피소 앞 ...... 별길릿지
양폭대피소에서 바라 본
양폭과 음폭골
양폭대피소에서
단풍 시즌이라 탐방객이 여간 붐비는 게 아니네여...
그래도 인증샷 하나 쯤은 남겨 볼까나....
대피소도 오랫만에 성시를 이루는 것 같아요.
내가 젤 좋아하는 단풍의 모습이네요.
고마워... 설악!~
내 모든 정성을 다 하여
그대를 보듬어 내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조심스럽게 안치해 놓을께 ...
칠형제봉릿지쪽
칠형제봉릿지쪽이나 별길릿지쪽 모두
절경에 단풍도 최고예요.
나는 떠도는 한 조각 구름
헤어진 가솔들 그리며
시름에 젖어 있을 제
내 찬손을 잡아
품속에서 녹여 주며
맑은 눈동자와
붉은 가슴을 가지라
속삭이던 그대,
가을 설악의 님들이여!
비록 척박한 삶 이었지만
그런데로 살만한 세월이었어요,
그대들의 환경을 보니
저 보다 썩 나아 보이지도 않아요,
하지만 그대들은
모두 다 밝고 맑은 웃음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스히 감싸주네요.
그래서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요.
고마워요.
나에게 위안을 주신 당신,
하지만 또 겨울이 오면
당신은 더 힘들어 지겠죠.
알아요
나도........
눈덮힌 이 계곡과 산 능선에 몰아치는 찬 바람,
그리고 반신을 덮도록 내려 쌓이는 폭설,
모든 생명체들을 꽁꽁 얼어 붙게하는 추위....
그래도 당신은 또 아무 불평도 하지 않고
새싹을 틔우고,
꽃잎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그러다가 또 오늘 처럼
고운 단풍으로 갈아 입고
우리에게 기쁨을 선사하겠죠!~~~
아주 먼길을 걸어 온 사람들인가 봐요.
당신 동산의 가솔들이 흘려 보내는 맑은 물로
손발을 씻네요.
화를 내지 않으시는 님!
고마워요.
끝없이 맑음을 선사하시는 님,
그러나 우리는 그 맑음에 대해서
고마워 할 줄을 모르는군요.
그 감사함이 쌓이고 쌓이면
당신과 저는이 지구라는 별에서
더 오랫 동안 친구의 길을 가겠지만,
그 고마움을 모르거나
설령 알고 있다 해도
마음속으로만 간직하고
밖으로 나타내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 될거예요....
이제 오련폭포에 이르렀네요..... ㅎ
오련폭포에서
오련폭포 맞은편 용소골 모습
용소골 오른편으로는
칠형제봉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2년 전 여름...
잦은바위골을 거쳐
칠형제봉을 등정한 후
신선암봉을 넘어 가려다
갑자기 비가 내리는 바람에
짧은 코스인 이 용소골로 하산하는데
그 비가 갑자기 폭우로 바뀌는 바람에
저 폭포 중간에 갇혀서
하마터면 조난을 당해
어쩜 불귀의 객이 되었을지도 몰랐었네요..... 휴!!~~~
그 때
평소에는 잘 돌아 보지도 않던 하느님을 향해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던지!~~
마가목나무 열매가 빠알갛게 익었군요.
오련폭포 아래 200여 미터 거리에 있는
칠선골 입구에 수문장 처럼 버티고 서있는 암봉...
이 칠선골은 아직도 출입통제구역인지
입구 표시도 제대로 해 놓지 않았군요.
화채능선을 탈 때
가끔 한 번씩 들리던 만경대를 오가며 내려다 보았던
칠선계곡과 칠선폭포...
그리고 만경대에서 천불동계곡을 따라
이 칠선계곡 입구 까지 이어진
별길릿지의 그 현란한 암능미는
그 어떤 수식어로도 이루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귀면암 뒷편,
칠형제봉릿지의 초입에 해당하는 봉우리들이
시야를 찾이 합니다.
마치 벽돌을 쌓아 놓은 듯한 계곡 입구 바위가
특이하네요... ㅎ
하나 같이 다정스럽고 아름다운 모습들,
눈을 감아도 떠오르는 고향 같은 계곡미!~~
굽이 굽이 몇번을 휘돌았던가?
한 번 돌아들 적 마다
새롭게 튀어 나오는 색다른 모습들,
말 그대로
천의 얼굴을 가진 부처들의 계곡(千佛洞 溪曲).....
아니 그 부처들의 본향이거나,
또는 그들의 수양터.....
극락이나 선계(仙界)가 따로 없어요.
이제 오늘 이곳을 지나가면
다시 또 언제 이곳에 서 있을 수 있을까요?
마음 같아서는 언제나 이 때 쯤이면
이곳에 서 있고 싶지만,
우리의 앞날은 기약이 없네요.
사랑하는 이들이여
사랑하는 생명체들이여,
그 중 그 누구 보다 사랑하는 설악이여!~~~
이곳은 아마도 큰형제바위골 쯤 될 것 같군요.
칠성봉에서 귀면암에 이르는 칠성봉릿지를 사이에 두고,
또 작은형제바윗골은 귀면암 아래 쪽의 계곡이 될 것입니다.
칠성봉릿지
귀면암 뒷면의 계곡
귀면암
왠지 예전의 귀면암이 아닌 것 같아요.
모양은 털진달래 같은데,
시기적으로 봐서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조금은 그 정체가 모호한 꽃 한송이....
그러나 방가워요.
깊은 계곡의 꽃이여!~~~
그대 미소로 인해 조금은 피로가 풀린 것 같네요.... ㅎ
이젠 비선대가 가까이 다가선 것 같구요.
저 멀리에
오늘 새벽에 올랐던 비선대 <->마등령 능선이 보이네요.
이제 거의 다 내려 왔다는 안도감에 긴장이 풀려서인지
힘없이 바윗길에서 나둥구러져
엄지손가락에서 피가 나네요.... ㅠㅠ
하기사 그도 그럴 것이
여늬 때 처럼
11시간 동안 산에서 섭취한 음식이
고작 5000원 짜리 식빵 1개 였으니 그럴만 도 하지요..
비선대
장군봉과 적벽이 넓은 가슴으로 나를 맞아줍니다.
KISSING-ROCKS
오늘도 역쉬 산행 종착점인 이곳에서
다정스런 바위들의 입맞춤을 보며
빙긋, 미소 한 줌으로 오늘의 피로를 풀어냅니다.
토왕성폭포
신흥사 입구 버스 승차장에
길게 늘어선 단풍객들을 보니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가늠이 안돼
제3주차장 까지 1시간여를 걸어 내려갑니다.
오늘 수고가 많았노라고
설악의 고운님이 나에게 보너스로
토왕성폭포를 안겨줍니다.
오늘 고마웠어요.
사랑하는 나의 님, 설악이여!~~~
영원히 내 마음속에서 살아
나를 조각하는 큰님과 함께
구원(久遠)의 꿈을 꾸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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