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었어요.
자연의 성숙기인 가을....
이제 이 계절이 지나면
황량한 겨울이 오겠죠?
그러나 우리에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모두다 골고루 필요한 것 같아요.
마치 우리에게
성장기가 있고,
한창 일하기 좋은 청장년기가 있고,
또 노년이 지나면
이제 안식의 시간이 주어지듯이요.
그렇게 보면,
지금은 한창 수확에 바쁜
장년의 시기이군요......
<의상능선상 의상봉 아래의 기이한 바위>
오늘은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북한산성분소를 지나
의상능선을 오르기로 합니다.
이 코스는 북한산에서는
제가 젤 좋아하는 등산로이기도 합니다.
올 초봄에는 이곳에 들렸다가
문수봉 하산길에 눈보라속에서 길을 잃고
생전 처음으로 구기동계곡으로 내려 오기도 했답니다.
의상봉을 오르는 길이 험해서
쇠줄을 붙잡고 올라야 하는 구간이 상당히 길게이어져요.
수직에 가까운 의상봉 북측면에는
고운 단풍이 점점히 박혀 있어요.
백운대쪽의 정경이
미세먼지 때문인지 희미하게 보이네요.
여기 이정표에는
대남문 까지의 거리를 3Km로 표기하고 있지만
실재로는 6Km 이상의 거리일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만큼 가파른 위험 구간이 많다는
반증이 되기도 하는 거죠.
<의상봉에서 바라 본 용출봉>
용출봉 왼편으로 용혈봉과
그 뒤로 증취봉의 모습도 조그맣게 보여요.
<국녕사>
나라의 안녕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사찰 같아요.
의상능선은
일기변화에 따라서
그 얼굴이 시시각삭
많이 변하나 봐요.
<용출봉>
가사당암문에서 올려다 본 모습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욱 소리가!~>
어디선가
먼 옛날 즐겨 읊었던 싯귀가
가슴으로 밀려와 안겨요.
어느 새
나도 구르몽이 되었어요.
용출봉을 뒤돌아 봅니다.
올라가야 할
용혈봉과 증취봉, 나월봉, 나한봉, 문수봉이 올려다 보입니다.
용혈봉과 용출봉 사이의 안부에
멀리에서 보면
마치 한 마리의 토끼인양 보이는 바위...
가까이서 보면 그 모습이 기이하게 생겼어요.
포개어진 두 얼굴
서로 분리되어서는 결코 존재할 수 없는
두 얼굴 --
우리 속에 내재 되어 있는
두 마음 --
평생을 어찌 할 수 없이 살아가야 하는
애증의 두 얼굴!~~~
뒷면에서 보니
또 다른 모습이네요.
어찌 보면 아기곰 같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동료들의 안전과 나의 안전을 지키는
뭇 포식동물들의 먹잇감에 지나지 않는
미어캣 처럼 보이기도 해요..
용출봉 뒷면
용출봉 오른편 뒤로 의상봉
용혈봉 단풍도 한 고비를 넘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붉은 자태를 자랑하고 있군요.
이렇게 붉게 물들었다가
고운 모습을 한 번 선 보이고
이제 제 본 육신을 위해
한 줌 거름으로 썩어 가겠죠?
참으로 기특한 나무들.....
참으로 본받을 만한 초목들!~~~
용혈봉에서 바라 본 비봉능선
용혈봉을 잠시 뒤돌아 보고
다시 증취봉을 향하여 오릅니다.
구르몽이 된 나는
단풍잎들이 수놓인 오솔길에서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마치 내 자신이 이 가을 단풍의 화신인양....
그렇게 숲길을 헤매이고 있어요.
뒤돌아 본 용출봉과 용혈봉
그대들은 마치
오늘 내가 이 길을 걸어 가리라는 걸 미리 알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표정들이 마냥 밝아요.
환영의 미소도 언뜻 언뜻 스쳐지나가구요.... ㅎ
하나의 커단 바위 봉우리가 일품인 증취봉
어디 발을 디디고 올라가 볼 요량으로
이리 저리 돌아 보았으나
올라갈 수가 없는 둥그스럼한 바위로군요.
증취봉 아래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한그루....
몇년이나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걸까
가늠이 안되는 그 생명력...
나이를 알수도 없고
나이가 필요 없는
생명체!~~
나의 나이는 과연 몇 살일까?
반 이상 허물어진
부왕동여장쪽에
단풍이 한창입니다.
더 고와지라....
햇살이 그 얼굴을 비취이면
부왕동여장에서 올려다 본 나월봉과 나한봉
오늘 단풍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해 주는
부왕동여장과 성랑의 단풍
부왕동 성랑과 부왕동암문의 단풍
부왕동 성랑에서 여장을 따라
암문에 이르는 길은
환상의 금빛 단풍길이네요.
부왕동 암문 주위의 풍경
이제 나월봉을 향하여 오릅니다.
나월봉의 근육질적인 알통 모습
나월봉에서 내려다 본 오늘의 여정...
의상능선
나월봉 정상
나월봉은 그 허리에
온통 루비로 장식된 허리띠를 두르고
이 가을의 나그네를 맞습니다.
고마워!~~
나월봉!~~
나월봉과 비봉능선
나월봉의 옆면으로 문수봉이 올려다 보입니다.
오늘 올라가야 할 최고의 봉우리이네요.... ㅎ
방금 지나 왔던 나월봉이 내려다 보여요.
뾰쪽 봉우리가 너무 위험하여
통제구역으로 지정된 곳....
나월봉과 그 아래로 의상능선의 다른 봉우리들
나월봉과 의상능선
왼편에 문수봉
오른편 바위 봉우리를 내려서면
비봉능선으로 이어지네요.
문수봉을 오르면서
지나 온 흔적을 담아 봅니다.
지난 초봄엔
눈보라치는 날씨로 인하여
이 근처에서 무쟈게 헤매였네요..
내가 북한산에서 젤 좋아하는 정경이 바로 이곳입니다.
오늘은 공깃돌 같은 저 바위를 오르내리며
암벽등반 연습을 하고 있군요.
보현봉의 모습
나는 저 바위를 횃불바위라 부르고 싶군요... ㅎ
오늘은 정말 오랫만에
문수봉에 올라 봤어요.
문수봉 오르려면
누군가가 그 봉우리 옆면에 파놓은 홈에
발을 밀착시키고
또 손을 사용하여 그 홈을 붙들고 올라야 합니다.
문수봉과 나한봉 사이의 봉우리
비봉능선
비봉능선으로 내려 갈 산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네요.
내가 횃불바위라 명명한 바위네요
보현산
문수ㅇ
횃불바위에서 바라 본 문수봉
이곳에선 목하 암벽등반 연숩이 한창이군요.
잘 있어,
내 마음속의 이상향 같은 그대!~~~
문수봉에 석양이 내립니다.
대남문쪽에서 바라 본 문수봉
대남문
왼편이 보현봉, 오른편에 문수봉
보국문을 향해 내려가는
황혼의 산나그네....
황혼속에서도
제빛을 잃지 않은 단풍잎들 ...
이곳을 지나 정릉쪽으로 하산합니다.
올해 북한산 단풍은 정말 환상이었네요.
가까이 있는데도 자주 찾아 보지 못하는 북한산과
관악산등, 서울 주변의 산들!~~
이제 앞으로는 먼 곳 보다는
근거리 산행을 해야 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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