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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설악산 곡백운골의 가을 ..

 

2017-10-05

한계령(오색령) !

 

추석 다음날....

단풍시기로는 아직 이르다 싶었는데,

설악산 1000미터 이상에서는

가을이 제법 깊어진 모양샙니다.

 

흘림골

 

한계령 탐방지원센터 뒷편..

 

올라 온 오색령쪽을 돌아 봅니다.

 

망중한(忙中閑)

 

서북능선

 

대청봉

 

 

 한계령 삼거리에 이르는 등로에서

 

올라 온 길을 뒤돌아 봅니다.

 

 

 

 

 

 

한계령삼거리에서 바라본

공룡능선용아장성능의 어우러짐

 

왼편 --  귀떼기청봉에서 흘러내려

구곡담계곡으로 이어지는 능선 ...

 

한계령삼거리에서

 

도둑바위골 아래 한계령 건너로

가리봉 능선이 빼꼼히 건너다 보이고 ...

 

나폴레온 모자를 쓴 바위 아래에서

구곡담계곡쪽을 향하여 내려가면 곡백운골에 이릅니다.

 

투구꽃....

 

지난 여름 나를 향해 연분홍빛 미소를 보내주던 

미역줄나무꽃들은 모두다 어디로 자취를 감추어버린 것일까?

 

이젠 청초한 가을꽃 ...

투구꽃의 미소에서 시린 회한의 세월을 돌이켜보네.

 

원시림 같은 정글 숲을 헤치고

계곡으로 계곡으로 ....

 

 

대부분의 이웃들이 훌훌히 자리를 비우고 있는데.....

 

꽃황새냉이!

그대는 어이하여 아직도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가?

 

다가 올 강추위에 맞서려는 의지가

그대의 표정에 짙게 서려 있어

나는 그대에게 내 작은 사랑의 입맞춤을 보낸다네........ ㅎ

 

 

드디어 곡백운골에 이릅니다.

 

 

잔잔한 옥수는

마치 아늑한 온돌 구들장 위에 누워

푸른 가을하늘을 우럴으며

꿈을 꾸듯

자기의 위치 조차 모른채

무아의 경지에서

크고 작은 폭포를 따라 흘러 내리고 ....

 

이제는 퇴색해서 잊혀져 버릴

자기 생의 일기장을 챙겨 든 낙엽들,

 

촘촘히 줄을 따라 흐르며

먼저 가겠노라

뒤를 따를 이웃들께 허여로히 손을 흔듭니다.

 

 

 

 

 

다정한 님, 햇빛이여!~~

그 동안 고마웠어요.

 

제가 당신을 얼마나 기다리며 그리워했는지

님께선 잘 알고 계시잖아요?

 

그러나 이젠 떠나야 할 시간

 

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줄 아시고

이렇게 곱다랗게 찿아 와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그러나 님이시여,

우리 서러워 말아요.

 

이제 또 긴 인고의 세월이 지나고 나면

 

저는 새 잎을 틔워서

당신께 더 고운 미소로 인사를 올릴께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그동안 우린

기다림에 익숙해 져 있고

그 기다림 뒤엔

언제나 흐뭇한 미소의 댓가가 따르지 않았나요?

 

그러니 비록 제 모습이 앙상하게 보일지라도

저에게서 당신의 온기를 거두지 말아 주세요.

 

당신의 온기야 말로

제가 님의 앞에 다시 설 수 있는

이유이며 힘이기 때문입니다.

 

 

계곡 아래 저 멀리에 용아장성능

 

 

 

 

 

 

 

 

 

크고 작은 폭포마다

물의 주렴(珠簾)을 드리우고

 

이웃들이 자신을 불태워

가을 제단앞에

겸허히 제물로 받쳐지는 것을 이윽히 바라보며

 

자신 또한

그 이웃들과 함께

길을 떠나야 하리란 채비를 하고 있네요.

 

 

그대

별나지 않고 다소곳한 그대,

 

비록 남들이 그대를

폭포라 부르지 않고,

그대의 위용에 감탄을 보내지 않더라도

 

그대 모습 그대로

그 어떤 폭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아름다운 폭포이오니

 

부디 끝날 까지

그 품위를 잃지 않으면 좋겠어요..... ㅎ

 

 

 

어느 유명 사찰 탱화의

보살상의 치맛자락이거나,

 

부처님이나 보살이

사뿐히 즈려 밟고 있는 구름 같은 무늬....

 

정말 유려한 문양을 선보이고 있네요.

 

부드러움의 극치인 이 문양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용아여!

우린 언제나 만나 볼 수 있을까?

 

이 만큼의 거리가 언제 쯤이나 좁혀질 수 있을까?

 

정녕 우리가 영원히 이렇게 마주 바라봐야만 한다면

어쩌지 못해 시린 가슴 둘이

남몰래 흘러

 

구곡담계곡 쉬어 가고픈 어느 담소(潭沼) 옆에서 만나

못다 한 정(情)

깊은 해후의 한 때를 보내고

한올이 되어, 먼 바다 까지 함께 길을 떠나요!~~~~

 

 

연속되는 폭포를 따라

낙엽도 흐르고.

가을 나그네도 흐르고 ......

 

백운폭포로 낙하하는 물줄기를 향해

붉은 미소를 보내는

단풍들의 고운 정이 따사롭습니다.

 

백운폭포

 

참회나무 열매

 

백운폭포

 

 

백운폭포에서

 

 

 

 

 

 

 

곡백운, 직백운 합수점에서....

 

왼편이 직백운...

오른편이 오늘 우리가 내려온 곡백운 ...

 

 

 

합수점 아래의 백운계곡

 

 

 

 

 

 

 

 

 

 

 

 

이제 수렴동계곡에 이르렀어요.

 

수렴동계곡에서 바라 본

백운동계곡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선

백담사 주차장의 인파......

이곳에서 1시간 이상을 기다리다가 셔틀버스를 탔어요... ㅎ

 

백담사 다리위에서

 

지난 해 여름에 이어 다시 찾곡백운골의 가을....

그곳 꽃들의 얼굴은 달라졌어도

그곳 숲의 색깔은 변하고

흐르는 물도 새로운 물이지만,

 

변하지 않을 설악의 얼굴

가슴으로만 울려퍼지는 그 무언의 소리,

 

오늘 밤도

그님이 보여준 붉은 단풍과

한없이 부드럽고 단아한 작은 폭포와

마음속 깊히 파고드는 작은 물줄기 소리를 안고

강처럼 평화로운 꿈길을 거닐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