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암산 철쭉평원에서
풍선을 한 짐 지고 오르는 산꾼...
나는 그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 왠일로 이렇게 풍선을 한 짐 지고 오르느냐고.... --
그러자 그가 대답하네요.
-- 그냥 즐거워서 그래요.
보는 사람들도 즐겁구요. --
그래서 나는 그에게 이 사진을 폰으로 담아 보내주었어요.
*제암산 산나그네*라고 이름을 붙여서요.... ㅎ
2~3일전에 모진 폭풍우가 전국을 휩쓸고 지나갔고
이상 고온현상 까지 겹쳐서
지금 한창 이곳 제암산은 철쭉 축제기간인데도
철쭉꽃이 많이 시들어 버리고 헤성 헤성해요....
오늘은 전국제일의 철쭉평원이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되었네요.
어느 산행팀이런가
철쭉 산행 준비를 거창하게 했군요... ㅎ
확대해 본 제암산 풍경
형제바위(일명 가족바위라 부르기도 하나봐요.)
미선나물꽃
큰꽃으아리
그대에게 붉은 내 마음을 바칩니다.
한겨울의 눈보라 속에서도
저는 이 순간을 위해
아무도 모르게 기도를 했어요.
그 기도의 열기는 얼어 붙으려는 제 육신을 녹여주었고
쓰러지려는 제 무릎을 일으켜 주었어요.
제가 그렇게 아파하는 시간에는
제 곁을 지켜주거나 지나치는 이들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러나 이렇게 화려한 순간이
머잖아 곧 나에게로 다가 올 것이라는 믿음 하나만으로
그 아픔의 고비들을 기도로서 헤쳐 왔답니다.
제 기도의 결실인 이 꽃들은
붉고 순결해요.
이 모든 것은 당신만을 위해 준비해 온 것이오니
당신이 원하는 만큼 안고 가세요.
그래서 당신이 어느 곳 어떤 환경에 놓이든지
저의 따듯한 기도의 마음을 기억해 주세요.
당신을 만나 보게되어 행복했어요.
부디 저의 미소와 붉은 기도의 마음과 함께
늘 행복하세요.... ㅎ
이제 제암산이 1KM안으로 다가섭니다.
생전 처음 마주하는 그와 나!~~
신선한 감흥이 세포 하나 하나를 들뜨게 만듭니다.
소위 임금바위(帝岩)라 일컫는 걸 보면
이 지역 사람들이 예전 부터 이 산을
얼마나 신성시 했었는가를 새겨 볼 만합니다.
제암(帝岩)
참으로 위풍당당한 모습입니다.
난 조심스레 제암산 정상에 오릅니다.
행여 그를 노하게 하는 짓이 아닌지 마음 조섭을 하며
그가 허락한 위험한 길을 더듬어
그이의 어깨에 무등을 탑니다.
고마워요,
제암산!~~~~~
당신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어서 정말 고마워요... ㅎ
제암산 정상에서 담아 본 정경들!~
네팔산악회 회장님
- 그대는 한송이 꽃과 같이 -
산둥굴레
이제 올라왔던 길을 따라 하산합니다.
잘 가라고...
잘 있으라고...
처음 만난 우리는
또 이렇게 헤어져야 한답니다.
내가 얼만큼 걸었을 때
그대가 그리워질까?
부질없는 상념인 줄 알고 있지만
그래도 헤어짐은 늘 아쉬운 것을!~~~~~
벌깨덩굴
미나리냉이
금란초(금창초)
백선(운향과)
언제 보아도 고귀한 품성의 꽃 .....
날머리 금산리 주차장에선
제암산 철쭉축제의 일환으로
장년들로 구성된 악단이 연주를 하고 있었고
나는 주먹 만큼 큰 개량종 붉은 철쭉꽃이 만발한
주차장 입구의 궁색스럽지만
어딘지 이고장 맛의 맥을 이어 내려 올 것만 같은 허름한 식당에서
두부 한 모로 오늘의 허기를 메웁니다.
새벽 4시 부터 낮 1시 30분에 이르는 긴 산행이었지만
보성만의 장엄한 일출과
그 일출을 경배하고 축하하는 새들의 영롱한 합창과
전성기가 약간 지나긴 했지만 곱디 고운 철쭉들의 미소와
자기를 추앙하는 자들로 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도 너무 가까이 있지도 않고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며 품위를 잃지 않는 제왕산의 성품을 배울 수 있어
정말 아름답고 멋진 산행이었다고 술회하고 싶습니다.
일출과 숲의 조화가 일품이었던 일림산(日林山)
사자의 늠름함이 느껴지는 사자산
그리고 제왕의 품위를 배울 수 있었던 제암산.
그건 분명 최고의 멋진 한 셋트 선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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