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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해남 달마산 종주(1)

 

2016년 4월 23일 토요일 밤11시20분

양재역 9번 출구 서초구민회관 앞에서 버스에 오릅니다.

 

이번 무박 산행지는

해남 달마산 종주입니다.

 

거의 14~5년전에 마봉리에서 도솔봉 떡봉, 문바위를 거쳐

미황사로 내려 간적이 있었고,

그 후로는 다른 팀들과 함께

송촌을 들머리로 관음봉달마산을 거쳐

역시 문바위에서 미황사로 내려 왔던 적이 2번 있었네요.

 

그런데 그동안 가 본지가 너무 오래된

도솔봉도솔암에 대한 그리움이 새록 새록 돋아나서

다시 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못견딜 것 않아서

비록 체력에 무리를 안겨 주는 무박이긴 하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흔연히 네팔산악회와 함께하기로 결정합니다.

 

새벽 4시의 어둠을 뚫고 송촌리 들머리에서 출발하여

거의 1시간 반에 가까운 산행 후

관음봉을 앞에 둔 지점에 이르러 지나 온 뒷쪽을 바라보니

아직도 여명의 입술이 또렷히 열리지 않은 다도해의 섬과 포구들이

개선장군이라도 맞는 것일까?

휘황한 횃불들이 땅끝마을 온 바다와 인근 산하를

보석처럼 장식하고 있어요.

 

일출은 기대를 확신할 수 없지만

보름을 조금 넘긴 열이레달이

환하게 반겨 주어 마음이 한결 정화되네요........ ㅎ

 

어둠속이긴 하지만

만발한 쇠물푸레나무꽃이 한껏 자태를 뽐내며

어둠을 밝히고 있군요.

 

어둠속에 각인된 강인한 바위얼굴 하나!~~

링컨상이라 명명할까요? .....    ㅎ

 

지나 온 길 ...

 

그러나 오늘은 일출을 볼 수가 없었네요.

하지만 두둥실 밝고 둥근 준보름달을 안아 보았으니

그 정도면 일출을 대신할 만 했었네요..... ㅎ

 

이제 달마산을 앞에 두고 걷습니다.

아득히 먼길!~~~~~

 

앞으로도 얼마를 더 걸어야 할 지 모릅니다.

 

북평면 이진리 포구에 여명이  찾아 들더니....

 

드디어 포구는 붉은 여명의 입김으로 세례를 받고

오늘이라는 하루의 여정 속으로

총총히 자신을 적셔갑니다.

 

나도 여명의 세례에 내 자신을 맡기고

스스로 안식의 세계를 염원해 봅니다.

 

 

 

 

 

 

 

 

달마봉에서

 

 

 

미황사 전경

 

저 멀리 통신탑이 보이는 곳 조금 못미쳐 도솔봉이 있습니다.

 

 

이제 미황사로 내려가는 문바위가 앞에 나타납니다.

 

 

문바위

 

 

 

문바위에서

 

 

 

 

한떨기의 바위꽃 ...

 

 

미황사로 내려가고픈 약간의 유혹을 뿌리치고

그대로 도솔봉도솔암을 우럴으며

정토를 향한 고행의 길을 재촉합니다.

 

꼭두 새벽 부터 아침 내내 지나 온 산허리 저편으로

우릴 환송하던 횃불의 행렬은

이젠 노곤하게 잠들어 있는 것 같군요.

 

달마산만물상인가요?

 

 

 

 

 

 

마치 이스터섬모아이 같은 모습....

 

걸터 앉으면 딱 좋을 ...

의자바위 같아요.

 

 

 

 

 

 

마치 두 마리의 죠스 같죠?

 

 

 

약간 오른편의 바위들은

저팔계손오공 바위라 불러야겠어요...........  ㅎ

 

 

 

 

 

 

 

 

 

 

 

 

 

 

멋진 바위 조각공원을 뒤에 남겨둔 채 떠나 옵니다.

 

 

도솔암 가는 길은 험준하기도 하네요....

 

하기야

미래불인 미륵보살이 머물고 있을 정토,

도솔암에 이르기가 그렇게 수월할 수가 있겠어요?

 

바위 능선의 저 끝간데에

아련히 도솔봉이 어서오라 손을 흔들어요... ㅎ

 

지나온 능선들

 

 지나 온 달마봉쪽

 

달마봉

 

미황사 부도전으로 내려가는 삼거리네요.

 

 

 

 

 

 

그리스 신화나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묘하게 생긴 동물의 형상을 한 바위.....

 

이건 ET바위라 명명해야 하겠어요.... ㅎ

 

 

신록의 파르스름한 나뭇잎들이 움트는

멋진 바윗길 사이로

샤방 샤방 이토록 힐링의 산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이던가요?

 

누군가가

구태어 도솔천이라 외치지 않아도

이곳이 과연 아름다운 천상의 길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이 산이 풍기는

그만의 형용할 수 없이 고운 자태 때문이겠지요!~~

 

한반도의 땅끝에

이처럼 고운 모습으로 형상화되신

대자연... 당신의 깊은 뜻을 기리며

오늘도 감사한 마음을 내려 놓습니다..

 

여기 까지

저의 발길을 안전하게 인도하신 님께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