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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해남 두륜산

 

2016년 4월10일

양재역에서 네팔산악회 버스를 픽업하여

해남 두륜산으로 향합니다.

 

내가 사는 마천동에서 양재역 까지 가려면

오금역에서 3호선으로 한번 갈아 타야하기에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가지고 집을 나서야 하는데

너무 빠듯하게 출발하였더니

버스시간에 5분이나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전철역에 도착하자 마자

마라튼 선수 처럼 서초구민회관을 향하여 뛰어야 했습니다.

 

아침 6시50분에 출발하는 28인승 리무진 버스는

숨을 헐떡거리고 뛰어 오는 저를 포근히 안아

폭신한 의자에 앉혀주어 고마웠습니다. 

 

미세먼지가 많이 낀 날씨는

오늘의 산행을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

느물거리며 변죽을 놓습니다.

 

 

차창 너머로 주작산과 덕룡산 따라 오며 손을 흔들어 줍니다.

 

두륜산을 오르기 전에

덕룡산을 오를 팀원님들 4~5명을 내려주고

우린 다시 두륜산을 향해 달립니다.

 

두륜산덕룡,주작산

길 하나 사이로 서로 마주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들머리 북일면에 도착하여 

쇄노재를 향해 첫발을 놓습니다..

 

시간상 오른편의 투구봉은 오르지 말라는

회장님의 간곡한 지시가 있었습니다.

 

만일 회장님의 특별지시가 없었다면

아마도 나는 그 멋진 봉우리를 오르고야 말았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그 투구봉

저에게 큰 매력덩어리로 다가왔으니까요...... ㅎ

 

각시붓꽃

 

서울 보다 훨 남쪽이라

꽃들도 일찍 피었네요..... ㅎ

 

고마워, 방가운 그 미소...

 

다도해의 모습

 

미세먼지 때문에 바다가 희뿌옇게 보여요....ㅎ

 

투구봉....

 

마치 북한산 문수봉의 서남쪽 날개 같아요.

정말로 오르고 싶어요.

 

 

아기자기한 봉우리가

너무 매력적으로 생겼어요.... ㅎ

 

 

회장님은 이 봉우리를 투구봉이라 알려 주셨지만

지도상으로는 209m의 응봉산이라 여겨져요 .....

 

 

멀리 왼편에 두륜봉, 오른편에 가련봉(두륜산 정상)이 보여요.

 

산행 들머리에서 부터 멋진 모습을 보여주던 응봉(투구봉?)이

아름다운 허리를 들어내 보이며

잘 다녀오라 배웅을 해주네요....... ㅎ

 

오른쪽 멀리에 두륜산

 

 

고사용 돼지머리 모양의 바위가 눈길을 끌어요.

 

 

바위틈의 진달래가

운치를 더해줘요.... ㅎ

 

 

두륜산은 작은 곁가지 줄기에도

아름다운 날개를 지니고 있네요.... ㅎ

 

 

 

두륜봉가련봉 사이에

만일재의 잘록한 허리가 매력적이네요.

 

정상 가련봉(두륜산)쪽

 

두륜봉

 

남산제비꽃

 

구슬봉이

 

이제 갓피어나는 활엽수림 그늘 아래서

은근한 미소로 나를 강하게 이끄는 그 시선!~~

나의 피할 수 없는 약점을 이미 알고 있었을까?

 

그래도 나는 좋아요.

그대의 그 갓 피어난 풋풋한 미소!~~~~   훗

 

두륜봉과 오른편의 가련봉

 

두륜봉에서 지금껏 올라 온 능선을 내려다 본 모습 ...

 

올라 왔던 길을 내려다 보며

 

 

제가 점심을 들었던 장소네요.... ㅎ

 

 

이제 두륜봉으로 올라가야 하는

마지막 위치에 와 있네요.... ㅎ

 

두륜봉으로 오르려면

이렇게 잘룩한 협곡에서 가파른 암릉을 올라야 합니다.

다행히 밧줄이 매어 있군요............. ㅎ

 

 

두륜봉을 앞에 둔 협곡에서 ......

 

 

 

 

어!~~~

두륜봉으로 오르려면

또 한 차례의 암릉구간이 기다리고 있었군요.....

두륜봉 인줄 알고 빡세게 올랐던 산을 뒤돌아 보며 ........

 

 

이 나무테크를 따라 오르면

구름다리가 나타나고....

두륜봉으로 통하는 길이 연결됩니다...... ㅎ

 

그러나 정상인 가련봉으로 오르면

다시 이길을 따라 내려 와서 좌회전을 해야 한답니다.... ㅎ

 

 

돌 구름다리

 

구름다리 주변에서

 

 

두륜봉에서 바라보는 가련봉(두륜산 정상)

 

 

두륜봉에서 내려 와

다시 구름다리를 통과하여야 합니다.

 

구름다리

 

가련봉(두륜산정상)

 

두륜봉에서 내려와

멀리서 봤을 때 너무도 부드러워 보이던

만일재에 당도합니다......

 

두륜봉가련봉을 연결시켜주는 만일재!~~~

 

사람 사이에나 사물의 사이에서도

서로를 연결 내지 융합시켜 준다는 사실은

얼마나 살뜰하고 의미있는 일인지 ...........    ㅎ

 

뱀딸기꽃

 

두륜봉을 뒤돌아 보며

 

지나왔던 산능선을 뒤돌아 보며......

능선에서 만들어진 주름진 계곡들은

또 얼마나 많은 얘기들을 간직하고 있을까?

 

산의 주름인가?

인생의 주름인가?

 

시간의 작품.... 그 깊이는 헤아릴 수 없어요.....

 

계곡사이로 두륜봉

 

진달래.......

 

산행 초입에서 부터

그대의 미소 너무 정다웠어...

 

하지만 그대의 미소가 온 산을 덮고 있어

사람들은 그대의 아름다움에

별로 마음을 빼앗기지 않은 것 같네...

 

하지만 나는 알아

그대 모습이 아무리 흔해 보여도

그대 하나가 앉아 있는 그 자리는

신께서 점지해 준 바로 그대만의 자리라는 것을 .....

 

 

 

내 뒤로 노승봉 지켜보고 서 있는데,

그 뒤 멀리에서는 예전 내가 처음 이 두륜산을 찾아 왔을 때

케이블카를 타고 당도했던 고계봉

언제나 다시 와 볼 것이냐며 아쉬운 빛을 보내오네요..

 

 

10여년 전의 눈보라 치던 어느 추운겨울날

늘푸른산악회원들과 함께

이곳에서 추위와 눈폭풍을 피하고 있었던 장소가 바로 이곳이었어요.... ㅎ

 

추억의 장소여서

기억이 새로와요.

 

내가 다시 또 이곳을 지나다니!~~~~~~~  

 

가련봉 산허리를 타고

노승봉 쪽으로 이동합니다.

 

두륜산 남매 봉우리들이 다정하게 포즈를 취해줍니다.

 

5남매쯤 되나 봅니다.

두륜산이 다산을 했군요.

하기야 옛적에는 그 정도는 돼야 집안이 훈훈했겠죠?

 

가련봉 남매들,   

안녕!~~~~~

 

언제 다시 올 수 있으려나..

오늘 그대를 만나 보게 되어

정말 행복했어, 안녕! ~~ 안녕!~~

 

 

가련봉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거대한 암괴로 이루어진 노승봉..........

노승봉에서 내려가기가 상당히 어려웠는데

지금은 계단을 설치하고 있네요..

 

대흥사

 

노승봉에서 내려다 본 모습

 

오늘은 대흥사를 통과하지 않고

오심재에서 오소재약수터로 하산합니다...

 

 

두륜산 ........ 가련봉

 

저 멀리 고계봉

 

오른편으로 계단의 모습이 가까스로 잡힙니다.

 

예전에는 이 바위굴을 어렵사리 통과하여

오르내렸답니다.........  ㅎ

 

그러나 오늘은 예전의 너덜지대가 아닌

대흥사 갈림길, 오심재로 내려갑니다.... ㅎ

 

 

얼레지

 

얼레지의 군락지를 만납니다.

 

고맙기도 해라 .......

그대의 미소를 보게되어

오늘의 산행은 더욱 축복받는 산행이 되었어요.... ㅎ

 

햇빛을 받아야만 얼굴을 쳐들고 붉게 웃는 그대...

누가 그대를 *바람난 여인*이라 부르던가?

 

아름다움을 잉태하려는 자연의 의지를

우리는 과연 어디 까지 이해하고 있는것일까?

 

대자연으로 부터 부여 받은

그대의 아름답고 심오한 의미를 우리는 잘 알지 못해요.

 

그러면서도 그대에 대해

섣부른 편견으로 얘기하는 우리의 가벼움을 용서해 주세요.

 

대자연의 신부여!~~~~

내 친구여!

이 우주의 동행이여!

나와 한 가지...

피할 수 없는 운명의 나그네여!

 

안녕!   

언제 다시 만날 기약 없는 나의 고운 친구,

두륜산얼레지꽃님이여!~~~~~~~

 

남산제비꽃

 

노승봉

 

오심재에서 올려다 본 노승봉

 

여기 오심재에서 오른편으로 꺾어

날머리인 오소재약수터 주차장을 향해 하산합니다.

 

뱀딸기꽃들도 자신만만하게

자신들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중매쟁이들을 불러 들입니다....

 

그 틈에 이 불청객도

무뢰한이 되어

그의 아름다움을 무상으로 즐깁니다.

 

이 꽃들에게는

일고의 기대치도 없는

우리들!~~~~~~

 

 

금란초(자란초, 금창초, 가지조개나물)

 

2년전 화왕산관룡사 부근에서 담아 왔던 금란초..

행여 또 어디서 만나 볼 수 있을까?

은근히 기대하면서 많이도 살펴 보았건만

겨우 오늘에야 그 모습을 만나보게 되었네요..... ㅎ

 

방갑고 방가워서

가슴이 뛰도록 기뻣어요

~~~~~~~~~~~~~~~~~~~~~~~~~~~~~~~~~~~

예전에 3번 정도 다녀왔던 기억이 있는

두륜산의 추억!~~~~

 

처음엔 케이블카로 올랐었고

다음엔 한 겨울의 눈보라 속에서 힘든 산행을 했었고,

그리고 어느 가을날 갈대가 흩날리는 산길을 걷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내려 오는 길은 늘 대흥사, 한 곳으로 귀결되었었지요.

 

오늘 처럼 이렇게 오소재 주차장으로 내려 온 건 처음이네요.

함께한 동행님들 감사했구요.

텁텁한 해남 막걸리로 갈증을 해소시켜주신

하산 식당에서 동석하신 산우님과

우연히 동석하게된 네팔산악회 김용원회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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