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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계룡산의 가을빛

 

2015-11-12

 

아주 먼 옛날 ......

청년시절에 2~3번 다녀 왔던 계룡산!

그래서 이젠 기억 속에서 조차 가물 가물 사라져버린

전설속의 산이 되어 버린 계룡산!.....

 

오늘 난 더 늦기전에 그 산의 흔적을 더듬으며

그와 함께 지난 세월의 얘기와

이 가을의 노래를 목놓아 부르려 합니다.

 

비록 세월은 덧 없고

인생은 구름 같을지라도

 

지금 이 순간의 뜨거운 마그마의 심장과

우주의 리듬인양 규칙적으로 울려 퍼지는 맥박소리를 서로 교환하며

40여년만의 조우를 축하하고

그를 깊은 미소와 뜨거운 눈물로 끌어 안고

그동안 못다한 회포를 풀어 보려합니다.

 

역시 충청도에선

동네 어귀에 미류나무가 환영 나와 있어야 품새가 맞는거죠? 

 

들머리 용산구곡

 

 

1시간 조금 더 지난 지점에

동학사 주차장에서 올라 오는 길과 만나서

남매탑으로 오르는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남매탑 부근의 단풍

 

남매탑

 

앞쪽의 긴 능선상에

큰배재신선봉삿갓봉, 그리고 장군봉이 솟아 있고

삿갓봉 왼편 아래쪽에 오늘 우리의 들머리인 상신리 주차장이 있어요.

 

천황봉이나 동학사 쪽에서 올려다 보면

마치 3분의 부처상으로 보여 삼불봉으로 불리게되었다 합니다.

 

삼불봉에서 관음봉에 이르는 자연성릉 이어집니다.

 

 

 

삼불봉 뒷편의 암봉 안부에서

얼음과자 장수의 호객소리가 들립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한 탓에 장사가 제대로 안돼서인지

호객소리가 너무 쓸쓸하게 들려

지나치려던 발길을 돌려 얼음과자 하나를 사들고

그에게 인증사진 한컷을 부탁합니다.....

 

제법 그럴 듯하게 나왔네요..... 감솨!~~

 

가운데에 관음봉, 문필봉 맨 오른쪽 끝에 연천봉

 

제일 높은 곳이 천황봉, 바로 오른편 아래에 쌀개봉...

그러나 천황봉과 쌀개봉은 지금 입산금지구역이네요.

 

삼불봉에서 관음봉에 이르는 자연성릉

관음봉에서 천황봉에 이르는 쌀개능선,

그리고 관음봉에서 문필봉연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오늘 우리는 저 연천봉에 올랐다가 다시 되돌아 내려와서

문필봉연천봉 사이의 오른편 계곡을 따라

갑사로 내려 갑니다.

 

되돌아 본 삼불봉

 

 

되돌아 보니 얼음과자 장수가 있던 암봉이 우뚝 솟아 있네요.

 

하늘을 향해 솟구친 암봉들의 기상에 심장이 짜릿해집니다.

 

되돌아 본 연봉들!

다정하기도 하여라!~~~

 

 

자연성릉에서 동학사 계곡을 내려다 봅니다.

 

자연성릉에서

 

 

홍칼님의 사진첩에서

고맙습니다........... 홍칼님!~~

 

저 계곡 가운데 아주 조고맣게 동학사가 내려다 보이고,

그 오른편에 작은 암봉, 천왕봉이 올려다 보입니다.

 

 

 

거의 40여년만에 찾아 온 계룡산,

그러나 이 자연성릉을 왔던 기억은 없고

동학사에서 진달래능선을 거쳐 갑사로 내려간 것 같아요...

 

홍칼님의 사진첩에서

 

 

자연성릉의 모습

 

자연성릉에서 관음봉 오르는 길

 

 

 

뒤돌아 본 자연성릉

 

관음봉 오르는길

 

 

자연성릉

 

참빗살나무 열매

 

그대 미소 마저 만나지 못했다면

오늘의 여정이 얼마나 힘들었을꼬....

 

고마워 그대 미소... 잊지 못할거야 .

 

삼불봉 까지 이어진 자연성릉

 

천황봉과 쌀개봉의 프로필

 

동학사 계곡 저 멀리에 유성시의 모습도 까마득히 잡히네요.

 

오른편으로는 계룡산 최고봉인 천황봉이 솟아 있고

왼편으론 문필봉을 거쳐 연천봉에 이르며

문필봉연천봉 사이의 오른편 계곡을 통해 갑사로 내려 갑니다.

 

 

연천봉 능선

 

연천봉에서 삼불봉쌀개능선을 배경으로

 

쌀개봉과 천황봉

 

연천봉에서 바라 본 삼불봉관음봉에 이르는 자연성릉

 

계룡산은 유사 신흥종교의 집합소 같은 곳이기도 하답니다.... ㅎ

 

연천봉에서 갑사로 내려가는 능선상 안부에서....

오늘 산행중 처음 뵌 님들도 많아 방가워요....... ㅎ

 

 

공룡능선(연초록)님 SYJ님과 함께

갑사 경내에 이르릅니다.....

 

대나무와 단풍과 기와 담장이

고즈넉한 단층 건물과의 조화가 환상이군요.

 

 

 

홍칼님 고맙습니다..

 

 

 

이정표의 오른편 어깨 너머로

삼불봉자연성릉의 자태가 아련하고 .....

 

 

갑사에서 조용한 사잇길을 택해 하산합니다.

 

대적전(大殿)

 

 

 

고요한 뒤안길에도 가을이 쌓이고 있어요.

아무도 오지 않을 것 같던 그 길에도

그 누군가의 흔적들이 교차하고......

 

지나가 버린 흔적들은 보이지 않지만

대지의 눈동자와 대지의 가슴은 알고 있어요.

 

순간 순간에 엉겨 붙어 푸른하늘이 된 우리의 눈동자와

동행이 되어 걷는 순간에

서로의 가슴에서 용광로가 되어버린 우리 가슴의 열기를요.

 

 

 

지금은 쇠락해 버린

개울을 낀 길가의 작고 허름한 식당이 가슴을 아리게해요.

 

그러나 그 가게 주인의 정성을 먹고 살던 단풍나무는

아직도 그이의 따스한 가슴의 온기를 기억하며

붉게 웃고 있군요............ 

 

사람들이 가을 단풍 나들이를 나왔군요.

 

그들이 지나가는 길에서는

갑자기 붉고 잔잔한 회오리 바람이 일어났다 사라지곤 해요.

 

내 동행이었던 용아장성님의 입가에서도

붉은 미소가 일어나는 게 보여요.

 

경내의 한켠에 마련된 작은 전람회장에는

그렇게 가을의 절정을 만끽하려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흩어지곤해요.

 

이제 자연은 또 제 갈길을 언제나 처럼  걸어 가겠죠?

그는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그렇게 걷겠지만

우리는 때로는 너무 느리다 하고

또 때론 너무 빨리 지나간다 말하네요.

 

그러나 누가 뭐래도 너무 아쉬워요....

이 세월이!~~

이게 저와 우리에게 주어진 한계이겠죠?

 

자기의 뿌리 위에 덮혀야 할 낙엽들이

헛되이 낡은 지붕위에 쌓이고 있군요.

 

 

가을 낙엽의 길은 혼자 걸어야 할까봐요.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들이 많을 것 같으니까요.

 

남에게 방해를 받지 않으려면 말이죠.

 

용아장성님 제의로

어느 방송국에서 진행하는

한식대첩의 우승자가 운영한다는 음식점을 찾아 듭니다.

 

전국대회의 우승자 식당이어서 그런지

주문한 산채비빔밥의 맛이 참으로 좋았어요.

 

그 식당 이름이 수정식당이었던가?

용아장성님 여러모로 감사드립니다...

 

40년만의 만남이 정말 꿈만 같았어요.... 룡산님!~~

이렇게라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이던가요.

 

이제 세월의 강가에서

아쉬워해햐만 했던 한가지 작은 바램은

님을 만난 그 순간에 다 이루어 진 것 같아요.

 

물론 우린 죽는 순간 까지

그 무엇인가를,

그리고 누구인가를 끊임 없이 그리워하겠지만

모두다 이룰 수가 없는 것이니

이렇게 작은 바램이라도 하나씩 이루어진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하겠죠?

 

오늘은 너무 좋은 만남이었어요.

님께서 이런 환상적인 만남을 위하여 준비해 주신 은혜에 감사드려요.

님을 보지 못해 못내 아쉬워했던 그 순간들의 공허함을

모두다 채워주고도 남음이 있는 오늘의 이 기쁨....

님께 어떻게 보상하면 되겠어요?

 

제게 가만히 말씀해 주세요......... ㅎ

~~~~~~~~~~~~~~~~~~~~~~~~~~~~~~~~~~

좋은 산행지 마련해 주신 늘푸른산악회 이대장님께 감사드리고

함께하신 모든 님들과,

 함께하고 싶어도 동행하지 못한 님들과도

이 행복을 누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