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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스크랩] 홍천 백암산과 가령폭포

 

 

 소나기가 내린단다.

그러나 새벽 부터 차를 타러 나가는 시각 까지도

비는 계속해서 내린다.

 

그러나 이 비 쯤으로는

아직 가 보지 못한 산......

백암산가령폭포에 대한 나의 미련에 찬물을 끼얹지는 못한다.

 

10시 30분 쯤 연화사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하산 완료시간은 오후 3시15분이라고 했다.

 

지난밤에 내린 비로 계곡물이 기운차게 흐른다.

 

달맞이꽃

 

국도에서 500m거리에 있는 연화사

 

우산을 받쳐들고 연화사를 지나면서

오늘 올라갈 백암산을 올려다 본다.

산 계곡과 능선에 운무가 가득하다.

 

정다운 징검다리

 

왠지 이런 옛 것들을 보면 동심으로 돌아가서

나도 몰래 가슴이 따스해지는 것을 어찌할 수 없다.

 

연화사에서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오르기 20~30분 쯤...

 

드디어 관목 숲 사이로 폭포가 자태를 드러낸다.

잘록한 허리를 한 번 꺾으며 춤추 듯 흘러 내리는 폼이 뇌살적이다.

 

참길님, 미니님, 이대장님(좌로 부터)

 

난 제일 뒤에 가다가

후미대장을 맡으신 이대장님과 함께

인증샷을 주고 받는다.

 

홍의(紅衣)의 주연배우에

백의(白衣)의 백-댄서는 전세에 예비된 커풀인 듯

주위를 압도한다.

 

 

갑자기 홍의의 여자 주연배우에게 도전장을 던지며

푸른 망또의 사나이가 무대위로 오른다.

 

심상찮은 대결이 벌어질 것 같다.

 

등산로 입구인 비레올에서 백암산 정상 까지 5.8Km이니

왕복 11.6Km...........

 

평균 시간 당 2.5Km로 걷는다면 4시간 30분 쯤이 걸린다.

 

 

키 작은  산죽들이

산객들에게 곱잖은 눈길로 마지못해 길을 내어 주고 있다.

우리는 이 산죽들에겐 불청객이거나 무뢰한 일 뿐이니까....

이해가 간다.

 

중턱을 지났는데도 아직 이슬비가 내려

능선은 운해가 가득하다.

 

정상에 가까이 오를 수록 초원이 넓어지고

야생화들도 눈에 자주 띈다.

 

동자꽃, 이질풀, 말나리, 잔대, 노루오줌, 어수리, 큰원추리, 나비나물등등 ....

 

어수리

 

아랫 부분의 꽃은 이미 다 졌다.

 

동자꽃

 

동자꽃의 모양도 이미 전성기를 넘어 선 듯

조금 서글픈 음영이 드리워 있다......

 

말나리

 

송장풀

 

백암산 정상

 

주위의 풍광은 전혀 알 수가 없다

처음 오는 산 인지라

비가 내리는 날이긴 해도 일말의 기대감이 없진 않았기에

조금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푸른 망또의 사나이는 의식의 중요성을 인식해서 근엄한 표정인데

홍의의 여주인공은 자기 감정 관리가 잘 안되나보네 ..... ㅎ

 

여주인공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심각하게 재고를 해 봐야 할듯요...............  ㅎ

 

감정을 추스리고 다시 한 번 잘 해보자구요................ ㅎ

이런 기회가 온제 다시 올 수 있나요?

 

자, 이제 주례님 까지 모셔 오셨으니................

감정을 추스리고.... 요이 ~ 땡!~~~~

 

옳지, 옳지!~~~~   ㅋㅋㅋㅋ

잘 하넹!~~~ 

 

아!~~ 이제 됐다, 성공!!!~~~

ㅍㅎㅎㅎㅎㅎ

 

주례니~ 임!, 나 어땠시유?

웃기게 잘 했시유? ......  ㅎ

 

아 ~ 암!~~  잘 하다 말다요!~~~

아주 쥑입니다요........  ㅎㅎㅎ

 

그렇게 뇌살적인 포즈로 보지 마시라유...

보는 사나이들 가슴이 떨려 옵니다요!~~~  ㅎ

 

참길님

 

오늘 주례 보시느라 수고 엄청 많았어요.... ㅎ

 

그 푸른 망또 땜에 내 멋진 포즈가 빛을 잃었으니

이제 망또를 벗어 던지고,

 

다시 제2막으로 .......

 

고럼 그렇지, 그렇고 말고

요로코롬 꿍짝이 착착 잘 맞는디....... ㅎ

 

하, 조오타!~~~

이렇게 해서 백암산 정상에서의 이벤트성 세리모니 성황리 마감!~~~

 

이질풀 군락지

 

단풍취

 

안개에 휘감긴 하산길

 

큰원추리

 

가령폭포 상단

 

폭포 상단

 

폭포 상단

 

폭포상단

 

출입금지선 아래서

 

폭포상단부

 

폭포상단

 

폭포 아래 까지 보이네요...

 

하산길에 본 가령폭포

 

내가 다시 이 가령폭포로 내려 왔을 때

이 젊은이 혼자 폭포 아래서

메리야쓰 차림으로 온통 물을 뒤집어 쓴 채 앉아 있었다

 

그래서 내가 인증샷을 자청해서 찍어 줬더니

이렇게 내려 오다가 뒤돌아 보니

자기 핸드폰에 담긴 자기 사진을 들여다 보고 서 있었다..... 훗

 

회향

 

염아자

 

겨우 형체만을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시들어 버린 염아자

내가 엄청 좋아하는 꽃인데.....

이렇게 세월 앞에서 해체되어 가는 아름다움....

그러나 그 열매 속에 또 다른 진실한 아름다움을 새겨 넣고 있겠거니 ...

시들어 버린 그 자태는 허상이고, 진실은 그 열매속에 감추어져 있으니.....

팔당호

 

돌아 오는 길

버스 차창으로 보이는 팔당호

 

팔당댐

 

비록 비가 내리고 날씨가 흐려서

원만한 풍광들을 접하지는 못했지만

무더위를 이겨내는 산행을 통해서 건강을 다지고

말로만 듣고 사진으로만 보아 왔던 가령폭포를,

그것도 간밤에 비가 많이 내려 풍부한 수량으로

자태를 뽐내는  가령폭포를 담을 수 있어서 너무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ㅎ

 

 

출처 : 늘푸른수목토일산악회
글쓴이 : 킬리만자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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