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서는 생전 첫 대면인 설악산 독주폭포!~~~
산행 전날 밤 갑자스런 결행을 시도해 봅니다.
잠실----------------------------------------- 5시 출발
오색 탐방지원센타 들머리--------------------- 8시 입산
독주폭포 ->끝청 ->대청봉 -> 오색------------- 6시 하산(10시간)
계곡만을 따라 올라가야 하는데
계곡에서 비켜나 왼편 가파른 능선을 따라 올라 갔다가
20여분간의 알바를 하고 말았습니다.
참배암차즈기(산뱀배추)
꼭 뱀이 먹이를 낚아 채려는 순간의 모습이네요... ㅎ
멀리 서북능선상쪽이 올려다 보이지만
정확한 위치는 알길이 없습니다.
한시간 반쯤 올랐을까
어느 골짜기 평탄한 흐름을 만나자
산우님들께 간단한 주의사항을 주지시키는 대장님....
은빛여우님(백장폭포에서)
이 독주폭포는
아래 작은 폭포로 부터
백장폭포, 천장폭포 그리고 제일 상단에 제일 큰 만장폭포로 불립니다.
백장폭포
천장폭포가 올려다 보입니다.
은빛여우님(천장폭포에서)
내가 제일 뒤에서
오늘의 후미대장 은빛여우님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합니다.
천장폭포
천장폭포
이틀전 까지만 해도 이곳에 많은량의 비가 내렸던 듯
풍부한 수량에 천장폭포도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모든 탤런트를 다 쏟아 내며
자기를 찾아 준 우리의 성의에 감사함을 표합니다.
고마워 .... 천장폭포
제가 당신께 보여 드릴 수 있는 재주라야
고작 이렇게 비의 도움으로
제 은빛 나래를 펼쳐 보이며
자그만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어 보는 것이랍니다.
이런 작고 틀에 박힌 저의 몸짓이지만
이 유치한 저의 모습에 탄성을 보내주시는 님들도 많으신 듯해요.
정말 감사드려요.
그 보람으로 해서
저는 오늘도, 그리고 여늬 추운 겨울날에도
이곳에서 또 다른 날의 봄과 여름과 가을을 기다리며
이 계곡을 지켜가렵니다.
은빛여우님(만장폭포에서)
만장폭포
난장이바위솔
피는둥 마는둥한 작은 꽃...
척박한 바위 틈새가 저의 보금자리랍니다.
찾아 주는 이는 드물어도
하늘을 흘러 가는 구름이 비를 뿌려주고
바람소리 새소리에
갖가지 꽃향기가 어울렁 더울렁 서로를 위로하니
그런데로 지낼만 하답니다.
그러나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단 한가지....
인간의 욕망이 가져다 줄 부메랑효과랍니다.
영원한 생명의 길목을 지키고 있는
순환의 고리가 잘리고
정체되고 흐르지 않는 자연현상 ......
그때는 비도 바람도 멈추고
아름다운 소리 조차도 들리지 않겠죠?
설악산에 처음 오르신 님!~~
수고 많으셨어요...... ㅎ
아름다운 공간을 함께 공유해서 방가웠어요.
안녕!~~ 독주폭포...
내가 어느 길 위에 서 있든
그대가 안겨 준 이 감동은
영원히 내 가슴에 아롱새겨져
한 뜸 마블링의 불길로 타 오를거야....
쑥부쟁이
애절하고 애달픈 사연을 간직한
가을꽃 ...................
꽃며느리밥풀
바위떡풀
바위취와 많이 닮았죠.
바위취는 봄에 피고 좀더 화사해요.
미역취
지지리바꽃
어수리열매
이제 서북능선상에서 점심을 듭니다.
*09-10*이라고 쓰여 있는 비상 안내표지봉 옆에서
4시간여의 여독을 다스리며
끝청과 중청, 대청봉 그리고 오색까지의 여정을 가늠해 보며
느긋한 기분으로 망중한을 누려봅니다.
이질풀
바늘분취
두메분취라 지칭하기도 하며,
거제도에서는 은분취라고도 하나봐요.
흰송이풀
촛대승마
지난 설날 빙화의 터널을 더듬어 올랐던 이 길 ...
언제 다시 올 것인지 기약할 수 없었기에
한 겨울의 추위와 위험을 무릅쓰고
왼종일 진눈개비와 눈과 우박을 맞으며
폭풍속의 산행을 감행했던 그 시간속의 여행...
나는 오늘 다시 또 이길 위에서
또 다음을 기약할 수 없슴에
절실한 마음으로 이 길을 걷고 있습니다.
중청이 올려다 보이고....
전생의 어느 시기 어느 곳에서 만난 적이 있었던가요?
내 앞에 홀연히 나타난 그대....
뉘시라 불러드려야 하나..
단정히 빗어 넘긴 회오리형 머리칼이
큰님의 부름에 자전(自轉)을 하며 날아가는
어느 소행성의 모습 처럼 단아해요.
그대는 예전엔 소행성 이었지만
이곳 설악에서 잠간 쉬어 가려고 내렸다가
설악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겨
제 갈길을 잊어 버리고 세월이 흘러
어느 덧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이곳 설악의 정령(精靈)이 되어 버렸군요.
그래서 저는 당신을 설악의 정령초라 부르렵니다.
*설악 정령초* 안녕!~~
다음에 만날 때 까지 잘 있어........ ㅎ
큰용담
중청에 오르는 길은 통제되어 오를 수 없어요.
하지만 바위와 숲의 언저리에는
산오이풀과 구절초가 다정히 어울려
지친 제게 더없이 맑은 미소를 보내며 응원을 해 주네요.
바위구절초
내 지나온 길을 돌아 보며.......
촘촘히 찍어 놓은 내 궤적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데
다만, 시간에 투영된 내 영혼의 끝에서
가느다란 여운으로 흔들리며 침잠해 들어 오는
구원(久遠)의 소리여!~~~
드디어 중청산장이 눈앞에 모습을 나타내고
그 뒤로 대청봉이 고개를 갸웃하며 *안녕!*이라 인사를 해요 .
산부추
도라지모싯대
붉은 마가목열매 너머로
외설악의 준봉들이 천군만마와 같이 도열해 있군요.
구절초 군락지
수고 많았어요....
SMK씨 ......
설악산 첫 등정을 축하드려요.... ㅎ
지리산 벽소령에서도....
그리고 또 이곳 중청 대피소에서도
누군가에게 절절한 편지를 보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직껏 보내지 못한 사연들!~~
나는 언제쯤 이런 마음의 사연을 보낼 수 있을까?
참당귀
이질풀 군락지
마가목 열매 뒤로 외설악
눈잣나무와 두메분취
산앵도인가요?
여간 앙징스럽지 않네요.... ㅎ
저는 이제 새끼들을 다 길러 냈으니
여한이 없어요.
하지만 이 새끼들이 앞으로 닥칠
추위와 고난의 시간을 어찌 견디어 낼지 걱정이랍니다.
물론 제 조상 대대로
모두가 그런 역경을 이겨내고 우리의 역사를 이어 왔지만
어찌 걱정이 앞서지 않겠어요?
산오이풀과 도라지모싯대
중청대피소에서 대청봉에 이르는 구간은
야생화의 천국이네요...... ㅎ
산부추와 두메분취
나도바람꽃
대청봉 주위는 온통 천상의 꽃들로 가득합니다.
구절초, 산오이풀, 도라지모싯대, 기름나물, 나도바람꽃
이질풀, 각종 분취류, 터질듯 빨갛게 농익은 마가목열매와 산앵도,
참당귀와 산부추 ......
나는 그 가운데
꽃구름 가마를 타고 흐르는 천국의 나그네......
수없이 많이 올랐었지만
정말 오랫만에 찍어 본 인증샷이 새롭네요.... 훗
잔대
대청봉에서 오색 까지의 돌계단은
산행하기에 정말 까다로운 길입니다.
그 길을 지친 상태로 내려 오기란 더더구나 힘들구요.... ㅎ
은빛여우님!~~
오늘 후미대장직 수행하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잔대 ....
내 이 발길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지만
난 언제나 이 길위에 서서
그 알 수 없는 종국을 생각합니다.
그리곤 내 자신에게 묻습니다.
그대의 나그네길은 괜찮았었느냐고...
그대는 다른 나그네들과 공생의 길을 걸었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