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맞아
화채능선과 용아장성능을 오르기로 합니다.
두 곳 다 출입금지 구역인지라
이 기간 처럼 명절 연휴가 아니면 결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것 같아
무리를 해서라도 시도를 해 봅니다.
오색 설악산 탐방지원센타 ------------- 새벽 3시 입산
대청봉 ------------------------------ 아침 5시40분 도착
화채능선 진입 ----------------------------아침 6시
신흥사쪽 C지구주차장 도착 -----------------오후 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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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1시간 소요됨
오색에서 부터 쉬임없이 올랐지만
2시간 40여분 후인 5시 40분에야 대청봉에 도착합니다.
계속되는 돌과 나무계단으로 가파르게 이어진 길 위에
어느님들의 땀방울인가 계단위에 선명하게 얼룩져
헤드랜턴 불빛에 반사됩니다.... ㅎ
고통에 가까운 힘겨운 가뿐 숨소리와 함께하는
이 오색에서 대청봉 오르는 산행은
그야말로 체력과의 한판 싸움과 다를 바 없습니다.
대청봉에서
연휴를 맞아 대청봉에서 일출을 맞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어
나는 슬그머니 멀리서 정상석을 일견하고 비켜 내려 옵니다.
가리봉과 주걱봉 그리고 삼형제봉등이
여명속에서 불끈 기지개를 켜며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켜 줍니다.
중청봉과 중청대피소
아침 어스름 속에서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설악산 정상의 모습이
아스라히 잡힙니다.
6시가 되자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속보로 화채능선 진입을 시도합니다.
곧이어 일출이 시작되고.....
화채능선(대청봉 아래) 입구에서 맞는 일출
일출을 반기는 구절초들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고 ....
마가목 열매는 이미 붉게 익었네요.
공룡능선
신선대에서 부터 황철봉까지 이어진 산줄기가
정말 공룡의 등 같아요......ㅎ
천불동계곡은 안개의 바다......
오늘 우리가 오를 화채봉의 모습도 보이고
인가목도 이제 붉은 열매를 맺어 놓고
자랑스럽게 신의 제단에 바치고 있어요.
투구꽃 삼형제도
슾속의 아침기도회에 기꺼이 참여하고 있네요.. ㅎ
가막살나무 열매도
아침의 첫 햇살로 몸을 씻고
아침 제단위에서 밝게 웃고 있어요.
금강초롱이 곳곳에서 반겨주어
마음이 더욱 밝아졌어요.......... ㅎ
밀려 오는 운해의 파도를 포옹하며
또 하루를 시작하는 공룡능선과 천불동계곡의 생명체들은
합심하여 떠오르는 태양을 경배하고 ...........
만경대를 향하여 내려 갈 제
운무에 덮힌 칠선계곡의 언저리에서
손을 흔들어 반기는 설악의 작은 혼(魂)!~~
칠선계곡
신선대도 이미 반신은 구름 바다에
몸을 맡기고!~~~
어디론가 공룡능선을 끌고 가는 운해!~~~
아!~~ 운해여 그대는 이 육중한 공룡능선을 어디 까지 끌고 가려는가?
엄청난 운해에 떠밀려
속수무책으로 떠내려 가는 공룡의 기구한 신세!~~~ ㅎ
이제 대청과 중청봉도 공룡능선과 같은 신세가 됐군요.
설악의 진면모를 보러 온 나에게
설악의 운해는 공룡과 천불동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며
천태만상의 변화무쌍한 영상을 골고루 선사하고 있어요.
운해에 휩싸인 양폭을 배경으로 ....
만경대 가는 길
칠선계곡쪽
만경대 가는 길(양폭 쪽)
신선대와 그 뒤로 공룡능선 ...
대청봉과 중청봉 .. 그리고 소청봉
칠선계곡 쪽
우리는 언제나 밝음만을 고집할 수가 없어요.
너와 나의 사이에는 항상 알 수 없는
안개와 같은 미지의 립자들이 존재하며
그 입자들은 서로에게 순간에도 수 천만 가지의 배합으로
우리의 상황을 변화시켜 버릴 수 도 있기 때문이죠.
아!~~ 끝없는 안개속을 배회하는 존재들이여.
그리고 가이없는 우주의 한 모퉁이에서
때로는 시간의 숭배자이기도 하고,
또 때로는 시간의 디자이너 이기도 한 시공(時空)의 아들들이여!~~
만경대 끝자락에서
만경대 끝자락
산오이풀
마가목 열매
만경대에서 돌아 나오는 길
여전히 안개는 주위를 감싸 흐르고 ....
만경대에서 나오는 길
칠선폭포
진입할 때는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던 칠선폭포가
나오는 길에는 그래도 서운함을 달래 주려는 듯
안개 베일을 사알짝 젖히고 안녕이라 말하고 있어요... ㅎ
화채봉에서
화채봉에서
삼각김밥이란 별칭을 가지고 있는 화채봉 정상
화채봉에는 별다른 정상석도 없네요... ㅎ
안녕!~~~ 마가목
난장이바위솔
나리잔대(가는잎잔대)
잔대
칠성봉
칠성봉 뒷편의 토왕골이
안개베일에 가려 희미하게 잡히네요...
이제 언제 또 다시 찾아 올 수 있을까?
항상 다시는 이런 기회가 돌아 오지 않을 것만 같은
일종의 불안감 증세 때문에
이처럼 힘든 산행을 마다하지 않는 나는
별 수 없는 중증 산행중독자인가 보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