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마지막 雪山 산행을 다녀 오고 싶다.
어쩜 소양호와 파라호를 내려다 보며
멋진 산행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마음이 앞서 갔지만,
요즘 계속되는 중국발 미세먼지 탓에
오늘도 큰 기대는 하지 않는게
차라리 속이 편할 것 같다.
e목요산악회
잠실역 7시 출발
웅진리 들머리에서 하차하여
거의 40분 가량을 걸어 올라 간다.
선정사를 지나 또 한참을 오르니
계곡을 끼고 앉은 이름없는 암자 하나가
왼편에 서서 길손을 맞고 ......
우리는 잘 닦이지 않은 비포장 도로를 따라
직진한다.
계곡 왼편은 음지여서
아직도 수일전에 내린 폭설이 녹지 않고 쌓여 있고
우리가 오르는 길은 계곡 오른편 양지라서
눈이 모두 녹아 낙엽이 따스하게 맞아준다.
e목요산악회의 회장대행을 맡고 있는 주아네님과
총무겸 카페지기를 맡고 있는 안개꽃님이 폼을 잡아준다.
동네친구 김용연님과 젤 뒤에서 오른다.
고도가 높아갈 수록 나무들의 춤사위는 더 거칠어지고,
그만큼 더 치열해지는 인고의 삶에
애증의 눈길도 더 깊어지니 ....
사랑하여라
아픈 세월을 함께 걸머지고 가는 이웃들을!~~
열흘 전 쯤에
이곳에는 1미터가 넘는 눈이 내려서
곳곳이 고립되었었는데,
이제는 눈이 많이 잦아져서 큰 불편이 없어 보인다.
처음 올라 본 사명산!
비록 기대했던
파라호와 소양호의 정경은 볼 수 없었지만
처음 올라 본 사명산의 품이 포근해서 좋았고,
거기, 나목들의 현란한 춤사위가
생의 울림을 제대로 반영해 주어 좋았다.
나
그리고 친구
길이 길이 번영하여라
그 몸짓,
그 그리움을 향한 생장점의 자취를 따라....
드디어 문바위에 도착했군요.
문지방위에 출렁다리가 놓여 있구요.
어느 누가 세웠을까?
내력을 알 수 없는 7층 석탑이
신의 품에 귀의하려는 나약한 인간들의 내면을 보여 주어
숙연한 마음을 내려 놓고 떠나 갑니다.
문바위 주변의 정경들
저 다리는 녹슬고 낡아
사용이 금지되어 있군요.
하지만 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새로 건조함이 좋을 듯하네요.
문바위를 뒤로 하고..
사명산!~~
이곳은 그동안 등산객의 출입이 많지 않았던 듯,
겨우살이들의 천국이군요.
몸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
아무리 위험해도 기어코 채취를 해서
자기 수중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앞으로는 산행하는 님들이
산야초를 내 몸과 내 이웃 처럼 생각하여
꼭 필요한 곳에 쓰지 않으려면
절대로 훼손하거나 채취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추곡약수로 하산하는 지점에서 첫 전원주택을 만납니다.
추곡약수....
꼭 마셔 보고 싶었는데,
우리가 제일 늦게,
그것도 주어진 시간에 거의 1시간 가까이나 늦게 내려 왔기에
아주 가까이 지근 거리에 있는데도
버스를 향해 그냥 지나쳐 내려 갑니다.
그러나 다행히 추곡약수 맛은
버스 안에서 e자연사랑님과 김용민님의 배려로
서운치 않게 음미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