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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관광

강화 석모도

 

28914

 

 섭씨34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친구 2명과 함께 8월 8일, 강화도의 석모도에 다녀왔다

 

지난 구정에는 이곳 보문사 뒷산을 돌아 볼 목적으로

강화 외포리 선착장 까지 왔다가

돌아 나오는 뱃시간에 도저히 맞출 수 없을 것 같아 포기하고

눈 덮힌 해안도로만 하염없이 거닐다 온 기억이 있다

 

 내 조랑말(마티즈)은 내가 아직 완죤히 길들이지 못해서

칭구의 개인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다

 

 처음으로 와 본 초지진의 모습

 

송파 남한산성 아래서 새벽 5시 30분에 출발하니

길이 막히지 않은 탓으로 출발 1시간 만인 6시 40분 쯤

강화도의 초지진에 도착한다.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를 잘 견뎌 냈으나

운양호 사건을 계기로 일본군에 패한 뒤

잇달은 제물포조약 체결과

청일, 러일전쟁을 거치는 동안 힘이 커진 일본에게

강제 병합되는 치욕을 겪는 단초를 만들었던

강화도의 여러 돈대(포진지)들 중의 하나인 초지돈대가 있던 곳이다

 

포탄과 총알의 흔적을 안고 있는 소나무

 

 북벌을 계획했던 효종의 의연한 얼이 깃들어서 인가?

수 차례의 격렬한 포화와 총격을 받았을 터인데도

그 파편과 총알을 이제 제 몸의 일부로 끌어 안고

오늘도 넘나드는 조수의 볼에

한 소절의 사미인곡으로 젖어드네

 

백성이여, 내 민족이여, 내 나라여!

부디 이 아픔의 역사를 길이 기억하고

영광의 길로 내딛는 공존공영의 의지를 가슴에 새기기를!~~~

 

 강화도여!

그대가 거기 그 현장에 있었기에

우리의 아픈 역사를 그대 몸에 문신으로 새겨

이렇게 오늘, 나에게 까지 

만감이 교차되는 목소리로  얘기해 주누나.

 

 외포리에서 배가 출발하려 하니

부근에서 쉬고 있던 갈매기떼들이

마치 제 철을 만난 듯이 날아 올라

환송하듯 배 주위를 맴돌이 하며 나르고 있다

 

에그, 미안하다 갈매기들아!

난 오늘도 너희들의 환영, 환송에 답할 준비를 안해 가지고 왔네!

담 번엔 잊지 않을께.

 

낮게 비행하며

탑승객들이 던져 주는 과자 부스러기를

잽싸게 낚아 채 먹는 갈매기의 묘기가 여간  잼있어 보이지 않는다.

 

승객과 갈매기의 교감!

 

쑥부쟁이

 

 석모도에 도착하여

보문사 입구에서 강화 특산인 밴댕이무침과 인삼막걸리를 곁들여

아침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산행에 오른다

 

 달맞이꽃(바늘꽃과)

 

 며느리밑씻개(역귀과)

 

 대형 주차장 앞 수퍼마켓 옆으로 나 있는

미로 같은 골목길을 지나 숲길을 따라 오르다가

넓은 묘역이 자리잡은 곳에 잠간 멈춰서

설핏 뒤돌아 본 보문사 앞 바다 정경.....

 

 요즘 한창 미모를 뽑내는 며느리밥풀

 

 습도가 높고 온도도 높아서

땀이 벤 몸에 감겨드는 거추장스런 옷을 향해 당치도 않는 푸념을 하다가

언뜻 고개를 들어 보니

소나무 가지 사이로 눈썹바위 위의 낙가산이 눈썹을 씽긋 해 보이며

그 정도를 가지고 뭘 그리 신경질을 부리느냐고 점잖게 타이르는 것 같다

 

 닭의장풀

 

 친구와 함께....

 

낙가산을 향해 오르다가

보문사 앞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바위 위에서 ...

 

 물양지꽃

 

 

 패랭이

 

꽃잎의 중간에 그어진 선명한 선의 문양이

이 꽃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보문사 마애불 위의 눈썹바위가 있는 낙가산은

이렇게 경사진 바위가 있어서

산행인들의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척박한 바위틈 사이에 어렵사리 뿌리를 내리고

고운 꽃을 피운 닭의장풀....

 

해명산 까지 가 볼까도 생각했지만

오늘은 무덥기도 하고

김포에서 야생화 카페지기 다래님과 1시반에 만나기로 한 약속 때문에

이쯤에서 산행을 접고 아쉽지만 하산을 결정한다

 

 

 김용연님과....

 

 칡꽃

 

 낙가산에서 눈썹바위 옆으로 내려 오는 길은

위험하다 해서 그랬는지 사찰의 수입원을 높이려고 그랬는지

아무튼 철조망으로 막아 놓아서

우리는 왔던 길로 다시 되짚어 내려 가서

입장료를 내고 낙가산 바로 아래의 눈썹바위 까지 올라갔다

 

 보문사 마당에서 ...

 

 저 윗쪽의 마애불은 공사중이라

아마도 관람이 어려울 것 같다

 

 아마도 먼 옛날 낙가산의 바위가 조각나서 떨어진 듯....

그 바위에 굴을 파서 석실을 만들어 불상들을 모셨다

 

예전에 내가 전해 듣기로는

영부인이었던 육영수여사께서 이곳 보문사를 각별히 아껴서

많은 불사를 일으켰다고 들었는데

그 이후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찾게되지 않았을까?

 

 오래된 맷돌위에 많은 이들이 동전을 올려 놓았다.

 

공주 마곡사에서는 사찰의 연못에,

그리고 순천 송광사에서는 사찰 입구의 나한상(?)의 후미진 곳에

동전들로 애교스런 보시를 해놓고 있었다

 

 

 눈썹바위 아래 새겨진 마애불로 오르는 계단

 

 무슨꽃일까?

 

계단옆에 피어 있는 꽃이 유난히 여려 보여서

측은한 마음을 자아내게 한다

 

 계단을 오르다가 다시 한 번 보문사 앞바다를 향해서

셔터를 눌러 본다

 

 10여년전에 왔을 때는

저 아래  건물이 누각 처럼 되어 있어서

 그 누각 주위를 돌아 다니면서

바다의 정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촬영하고 했었는데 .......

 

 마애불상 앞의 참배를 위한 공간을 넓히는 공사를 하는 듯....

아마도 밀려드는 참배객들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확장공사를 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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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석모도를 뒤로하고

다래농원을 향해 달렸다.

 

살아 숨쉬는 것들을 모조리 익혀 버릴 듯히 이글거리는 태양아래

다래네 야생화 농장 역시

비닐과 검정 그물막의 지붕이 태양열로 숨을 못쉬고 기진맥진 해 있는 듯 보였다

 

거의 1년만에 보는 다래님은 넓은 차양모자를 쓴채로

야생화 화원에서 조카님과 함께 꽃들을 돌보고 있다가 방갑게 맞았다

 

 송엽국

 

우리는 다래님이 안내하는

김포 고촌면 풍곡리(다래화원이 있는 곳) 소재의 한 음식점으로 향했다

 

그 음식점은 아담하고 정갈한 정원을 마당 대신 가꾸고 있었는데

 그 조원은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멋진 정원이었다

바로 그 정원에 보석 같이 빛나는 야생화들의 미소....

그것은 바로 다래님의 정성이 베인 다래님의 분신이었다

 

 

 분홍바늘꽃

 

 

 해란초

 

 

 물싸리

 

 이 예쁜꽃은 뭐라 부를까?(다래네화원에서)

 

나는 아직 멀었다

야생화에 대해서는 아직 입문도 못한 입장인데

그래도 아는 꽃사진 몇가지만 올려도

주위에서는 마치 전문가 수준으로 치켜 세우니

그저 황송하고 죄송할 뿐이다......  ㅎ

 

서울에 도착하여 내 사무실에서

강화를 떠나 올 때 사온 인삼막걸리로

오늘의 짧은 여행을 자축하면서 축배를 들었다

 

모든 여정이 꿈결 처럼 지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