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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하나 이슬 하나

남한산성 서문~동장대~한봉~노적산~광지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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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봄은 허물을 벗고

쓸쓸히 시간 속으로 희미한 자취를 감춘다.

 

보다 성숙된 모습은

그 허물의 뒷편에 남겨지는 것 ....

 

그 꽃의 화려한 등장과 쓸쓸한 퇴장 뒤에는

또 어떤 얼굴이 진정한 모습으로 변신해 있을까?

 

어쩌면 그 내면에는 화려함도 쓸쓸함도 아닌

일관된 의지가 담겨 있을지니

그 의지야 말로 꽃을 피웠다 사라지는

모든 생명체들의 진정한 모습이리라 ....

 

 으아리(미나리아재비과)

 

 

 

 백선(白鮮:  운향과)

 

고운 너의 모습을 보려고 얼마나 기다렸던가

그러나 너는 내가 찾아 나섰던 그 곳이 아닌 제3의 영토에서

이렇게 권속들과 더불어 번영을 누리고 있었던 것을 ......

 

 

 

 아침의 계곡은 언제나 이렇게 새희망의 속삭임으로 활기차다

 

 국수나무(장미과)

 

국수나무의 줄기를 자르면 그 속에

마치 국수가락 처럼 길고 하얀 속살이 드러난다고 하여 국수나무란다

 

 

 

 단풍나무(단풍나무과)

 

단풍나무의 꽃이 지니

바람개비 같은 열매가 꽃을 대신하여 자랑스럽게 얼굴을 내민다

 

 

 

 올괴불나무 열매

 

 올괴불나무 열매가 단 하나,

외롭게 한 나무 그루를 대신하여 붉게 얼굴을 붉히고 있다

올 해만 이렇게 외로운 모습일까?

아니면 본래 자손이 귀한 나무여서 일까?

 

 고광나무

 

조용한 계곡에 서너 그루의 고광나무가

한창 예쁜 모습으로 날 반긴다

 

 미소를 짓지 않았다면

내 어찌 그대가 거기에 서 있음을 알 수 있으리오

 

모든 관계는 이렇게 자신만의 신호를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전해 줌으로서 가능해지는 게 아닐까?

 

 

 봄맞이꽃(앵초과)

 

 백당나무(인동과)

 

 애기똥풀 군락

 

 붓꽃

 

 산성을 돌아 가는 내 길가에

붓꽃 봉오리중 한잎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제 충분히 성숙되었으니

벌, 나비와 사랑을 속삭여도 좋겠다 싶었던지

한겹 두겹 세상속으로 그만의 무늬와 색상으로 치장을 하고

고혹적인 향기로 미소를 보낸다

 

 붓꽃의 모습

 

 

 

 층층나무(층층나무과)

 

 

 

 가시엉겅퀴

 

 섬뜩하리 만치 예리한 가시들로 몸을 두른 가시엉겅퀴,

그래서 그런지 그 꽃잎들 또한 날카로워 보인다

 

하지만 그래도

그 향기와 감칠맛 나는 꿀만은

그 어느 꽃에게도 뒤쳐지지 않겠다네요.

 

 

 남한산성 북문과 동장대 사이의 고골쪽에서 내려다 본

하남시와 한강 건너 덕소쪽의 모습....

 

 남한산성 돌틈에서 화려한 외출을 기다리는 기린초

 

 민들레

 

바람만 불면 어디론지 곧 날아갈 채비를 갖춘

보헤미안의 모습

 

그의 새로운 영토는 그 어디메 쯤이 될까?

 

 남한산성 수구(水口)의 모습

 

 

 

 

 많은 암문중에서도

가파른 절벽위에 아주 은밀하게 만들어진 곳이다

 

 가파른 능선길에 마치 층계를 포개놓듯 축조된 산성

 

그 멀리에 송파구의 모습이 조망된다

 

 

 은방울꽃

 

 가슴에 꼬옥 품고 다니다가

그립던 그님을 만나면

들릴듯 말듯 가만히 흔들어 주고 싶은

귀엽고 앙징스런 꽃이여!

 

 

 용둥굴레

 

동장대로 오르기 직전에 청초한 용둥굴레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동장대지가 있던 성곽에 기대어

벌봉과 한봉쪽으로 나가는 문이 새로 축조되었다

 

 봉황성에 대한 설명이 있지만

청의 병사들이 남한산성 내부를 관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해설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벌봉은 자주 가 봤으나 한봉쪽으로는 자주 못가 봤으니

오늘 만큼은 한봉을 지나서 광지원리 까지 내려가기로 한다

 

 봉황성의 한 단면

 

 한봉성에서 엄미리쪽으로의 통행을 위하여 설치 된듯한 암문

 

 성문을 매달았을 돌쩌귀의 흔적은 아직도 생생하련만

그 본래의 모습은 땅속에 묻혀서 알길이 없다

 

 

 성의 축조에 사용된 돌들은

큰것들은 대략 4~500Kg에 이르른 것들도 있다

 

 이제 한봉성에 다라랐다

 그러나 정작 *한봉*의 표지석은 아무리 둘러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아마 이 표지판이 한봉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벌봉 까지의 시간을 계산해 보면.....

 

 갑자기 등산로에 35만 볼트의 송전탑이 앞을 가로막고 섰다

 

 수어장대 까지 9Km라면

나의 첫 출발지인 마천동에서 이곳 까지는

아마도 10Km가 넘으리라....

 

 쪽동백나무(때죽나무과)

 

 쪽동백나무!

난 네가 피어날 때쯤이면

설레이는 마음으로 너를 마냥 기다리고 있단다

 

행여 자취없이 왔다가 떠나가면 어찌하나 하고

없는 시간 이나마 쪼개어

네가 나타날 그 언덕베기를 걸어 보곤 한단다

 

그러나 언제나 너는 날 실망시키지 않고

그 청순한 미소로 날 반겨 주었지,,,,

 

 이제 이 긴 능선의 마지막 봉우리에 당도하였다

이곳에서 30분간 계속내려가면 광지원리란다

 

한봉 지나서 부터는 처음 밟아 보는 능선길,

햇볕은 따갑겠지만 이 능선상의 산행길은

대부분의 구간이 그늘로 이어져서

너무나 호젓하고 부담없이 걸을 수 있는 좋은 등산로였다

 

 

 

 선밀나물 열매가

파란 방울을 울리면서 자기를 돌아 보고 가란다

 

 자유당의 이승만 대통령에 맞서

야당이었던 민주당의 후보로 나서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였던 신익희선생 추모비가 산행의 날머리에 있었다

 

 나는 모르고 지나 왔지만

이제 지도를 보니, 약수산과 약사산을 지나 왔음을 알 수 있었다

 

 광지원리의 냇가 그늘을 찾아 허기를 달래려는데

보랏빛으로 곱게 치장한 선개불알풀꽃

호들갑스런 미소로 날 반긴다

 

 

 

 광지원리 다리에서 올려다 본 노적산의 모습

 

 구절초의 청초한 향기가 내맘속의 티끌을 씻어주고 나니

 

 어디서 사뿐이 내려 왔는가

통둥굴레의 푸르른 봉오리가 내 맘의 후원에 줄지어 피어나네

 

 

 이제 산행의 들머리 격인 남한산성 서문으로 회귀했다

광지원리에서 산성내의 관광단지 까지 오는 시내버스로 올라와서

다시 걸어서 서문에 이른 것이다

 

 장미와 인동꽃

 

확실히 6월은 장미의 계절이다

 

 

 어느 집 울타리 아래에 수레국화가 요염하게 피어 있다.

긴 산행끝에 오는 피로감이 그 미소에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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