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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사진

2009 가을 남한산성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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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번의 코스는

남한산성 서문을 기점으로

수어장대와 남문 동문을 거쳐서

다시 서문으로 돌아 오는 길을 택했지만

오늘은 서문에서 시작하여

북문과 동장대와 망월사를 지나

동문에서 종로(관광단지)를 관통해서 서문으로 귀환하는 코스를 택한다

 

이제 나의 정원

남한산성에는 이미 가을이 막바지에 접어든다

 

나의 황혼녘을 생각키우는 가을....

그리고 그 가을을 장식하는 단풍잎들 ....

 

 이제 생강나무잎들이 노랗게 물들어

치열했던 한 계절을 마감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하여

잠시 휴식에 들겠단다

 

 산초나무잎들도 노랗게 물들었다

 

 갈대를 지나 저 멀리

오늘 내가 지나가야 할 동장대 옆에

제일 높은 곳에서 벌봉이 우뚝 버티고 앉아 있다

 

 이제 구절초도 한 생을 마감하려하고 있네

 

 연주봉 옹성으로 출입하는 암문옆에

붉은 머릿단을 풀어 헤치고

이제는 하늘로 귀환하려는 듯

기도의 제단을 쌓는 아름드리 나무....

 

그러나 그 붉은 기운은

해충으로 부터 자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갑옷이며

그 아름다운 자태도

이제는 땅에 떨어져서 훈훈한 이불이 되겠지...

 

 

 하남시 고골쪽의 성곽을 오른편에 끼고 도는 길은

언제나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지만,

특히 요즈음의 단풍 색깔은

그 어느 곳의 그것 보다 더 붉고 곱다랗다

 

그러나 올해는 여늬해 보다

가뭄과 한 때의 한파로

단풍이 일찍 시들고 말았다.

 

 이고들빼기

 

 

 

 이제 감국들도 씨앗를 남기고

아름답던 모습을 지우려하고 있다

 

자연은 모두 거부할 수 없는 부름에 응하여

제 각각의 미소와 몸짓을 거두고

이렇게 흔적을 지우고 있다

 

그러니 그 자연의 한 부분인 나도

어쩔 수 없는 숙명의 그 길을 묵묵히 따라야 하리...

 

 

 

 

 지나온 길을 조망해 본다

왼편 윗쪽의 평평하고 젤 높은 봉우리에 수어장대가 있고

오른편 끝에 연주봉옹성이 귀떼기 처럼

희미하지만 쭈삣하게 솟아 있다

 

 성벽 한 가운데 조그만 구멍이 수구(水口)이고

오른쪽에 암문이 보인다.

아무리 보아도 남한산성은 천혜의 요새임이 분명하다.

특히 이 고골쪽의 지형을 보면 말이다.

 

 

 

 여기 이곳의 단풍은

해마다 아주 고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올 해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말이다

 

 

 동장대에서 벌봉과 외성인 봉황성으로 나가기 위해 설치한 성문

 

 동장대지로 부터의 거리를 나타내는 이정표

 

 

 이 성문의 존재는 유사시에 적으로 부터

성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위치에 있다

 

 

 동장대지와 여장

 

 오랫만에 들려 보는 망월사

 

 

 가을날 바람이 불어

하나의 낙엽으로 한없이 날아가 버릴라 치면

어느 듯 따라와 내 소맷자락 휘어잡으며

내 어깨를 다독거려 주던 그대

 

처마 끝의 고독한 풍경(風磬)

 

이 가을도 그대의 독경속에 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소롯히 책장 갈피에 스며드네 .....

 

 

 

양옆으로 단풍이 고운

절 뒷켠의 계단을 따라 오르니

아담한 단풍의 정원이 나타났다

 

햇볕이 따사로워서인가

이곳의 단풍은 아직도 선명한 빛으로 윙크한다

 

 

 절이나 교회의 부조물들은

모두가 그 상징성이 독특하다.

 

이런 산신각의 모습속에서는

우리 선조들의 자연숭배사상을 여실히 볼 수가 있다

 

 이 아름다운 단풍지대를 떠나려니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백일홍(국화과)

 

다른 꽃들에 비해 그 수명이 무척 긴 백일홍~

그 색깔과 섬세함 또한 비길데 없이 오묘하다

 

 

 망월사  입구

 

이곳을 지나서 800미터를 더 가면 장경사가 있다

 

 

 동문에 이르니

한 여류화가가 동문주위의 가을 풍경을 화폭에 담고 있다

 

 

 홀로인 화가나

친구들간의 대화에 물들어 있는 이 가을 나그네들에게나

모두 이 가을은 소중한 의미로 다가 와 있다

 

사색의 계절 ......    그 깊은 울림..........

 

아!    가을 ! .....

 

 

 

 

 동문 계곡....

 

울 딸이 서너살 이었을 적에

아내와 딸을 데리고

나는 가끔 이 계곡에 와서 피서를 했던 적이 있었다

 

그 세월이 벌써 스물하고도 너댓 해를 훌쩍 뛰어 넘어 버렸으니

참으로 무상하다.

 

딸은 그때 일들을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왠지 가슴의 숨겨 놓은 터널을 꽉 채운채

가을 바람이 폭풍처럼 휩쓸고 지나간다.

 

세월! 세월 !  아 ~  세~월 ........

 

 

 

 단풍잎을 뚫고 꽂히는 햇살은

어느 덧 내 심장 마저 꿰뚫고

 

나도 한갖 한잎의 낙엽임을 어쩌지 못하고

햇살속으로 스러지다....

 

 

 동문에서 이제 종로로 오른다.

 이 가을길은 사람들 보다 차량들이 더 많이 질주한다.

 

 

 

 

 

 

 

 

 

 

 

 

 

 숭렬전 입구

 

 

 

 

 

 

 이제 서문에 당도했다

 

올해 나의 정원 남한산성의 가을은

예년 보다는 못했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미소를 잃지 않고 나를 반겨주었다.

 

이제 부터는

겨울의 황량함 속에서

또 다른 봄을 잉태하며

새로운 한해를 맞이 할 준비에 여념이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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