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들꽃 하나 이슬 하나

봄의 전령사들

 

 

28812

 

 봄은 가까이 와서 속삭이네

긴 겨울 얼마나 춥게 지냈느냐고...

 

그러나 난 대답하네

모두 다 지난 일이니

기억조차 희미하다고...

 

 3월 7일 인천 잠진도 해안에서

 

 생강나무 꽃망울

2009-03-10 남한산성 ....

 자주 지나치는 오솔길에

마치 사슴의 모습으로 나를 응시하는 참나무

 

 2009-03-14

괭이눈(범의귀과)

 

이제 머지 않아 이 파아란 망울은

샛노랗고 작은 꽃무더기를 피워 올리리니....

 

 이끼류도 기지개를 켜고

 

 이제 봄의 전령사들의 환호속에

영원할 것 처럼

위세등등하던 작은 폭포의 얼음도

패잔병처럼 모습이 잦아들고...

 

 

 계곡은 얼음이 제몸을 풀어 흐르는

여울물 소리에 잠겨 꿈을 꾸리라

 

 이 나뭇가지들에 새잎이 돋아나면

산새들도 신방을 차리고 새끼를 치고

수풀사이를 나르며

서로 서로 사랑으로 화답하리

 

 2009-03-15

생강나무(녹나무과 : 일명 산동백)꽃

 

양지쪽에서는 생강나무꽃이

연노란 빛을 띄우며

생끗하고 청초한 미소를 보내오고

 

 

 

 

 쌓은지 불과 수년인데

이렇게 허물어진 성곽처럼

허접한 사람들의 마음일랑 접어 두고

 

그렇게 따사로운 봄볕은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와서

너와 나의 야위어진 어깨를 안아주네요

 

 

 연주봉 옹성 마저 위험스럽군요.

 

2009-03-14

산수유 꽃망울

 

 2009-03-15

춘란(남한산성)

 

 

 서릿발이 마치 고층 아파트 숲 같아요

 

 2009-03-15

진달래 꽃망울(남한산성)

 

 

 

2009-03-15

 개암나무(자작나무과)

빨간 암꽃은 앙징스럽고

길게 늘어진 숫꽃은 탐스러워요

 

 

 

 

 

2009-03-15

솜양지꽃(장미과)

보송보송한 잎과 꽃봉오리가

겨울의 추위를 대비해서 털옷을 입은 같아요

 

 

 설리 설리 키운 딸을

 나에게 시집 보낼 때

줄 것은 변변찮으니

부디 춥게는 지내지 말라는

장모님의 당부의 마음이 이렇든가?

 

이 털보송이 솜양지꽃을 보니

나에겐 제일 크고 값나갔던

두툼한 혼수 솜이불이 그리워집니다

 

 

 현호색도 꽃을 피울 준비에 한창이죠?

 

 2009-03-15

산수유꽃

꽃망울이 귀여워요

 

 세상의 어떤 보석 보다도

빛나고 아름다운 꽃망울 ...

한 아름 안고 볼이라도 부비고 싶어요

 

2009-03-15

 매화꽃도 피어날 꿈에 분주하죠?

 

이제 이 꽃망울들은

고운 꽃의 미소로 춤사위를 벌이다

전혀 새로운 인연을 만나

열매와 씨앗을 남기고

또다시 그 일생을 마치겠죠?

 

 

 

 봄은 이렇게 소리없이

우리들 가까이에 와 있었군요

 

그러나 그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은

아마 세상의 어떤 교향악 보다도 웅장했고

어떤 함성 보다도 더 컸을거예요

 

봄을 맞이하기 까지의

만물들의 그 오롯한 힘이야 말로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꺾을 수 없는

생명의 근원이네요

 

'들꽃 하나 이슬 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루귀, 매화, 올괴불나무,개암나무....  (0) 2009.04.05
올괴불나무, 노루귀,제비꽃...  (0) 2009.03.23
괭이눈  (0) 2009.03.01
남한산성의 가을꽃들   (0) 2009.02.14
시흥 관곡지의 연꽃  (0) 2008.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