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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사진

아차산. 용마산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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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있지만 자주 찾지 못하는 작고 아담한 산..

그중엔 아차산과 용마산도 끼어 있다.

 

이제 막 절정을 향하여 달리는

가을 정취를 놓치기가 아쉬워서 일까

많은 인파들이 줄을 이어 오르내리고 있다.

 

몇년전에 왔을 때 보다 잘 손질이 되어진 공원은

이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서

거의 손색이 없을 정도로 깨끗해 보였지만

아직도 취객들의 방뇨하는 모습이나

이곳 저곳에 버려진 쓰레기들은

우리 공중문화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는 듯해서 씁쓸하다.

 

 대성암쪽을 향해 오르다가 올려다 본 곳에

고구려 시대의 보루가 눈에 띈다.

 

 한강을 향하여 축조한 아차산의 보루들은

예전에 이곳이 백제와의 접전지역이면서

동시에 문물교류의 場이 아니었나 하는 추측을 낳게한다.

 

 팥배나무(장미과)등 가을 열매들이

빨갛게 익어가는 정경이 여유스러움을 선사한다.

 

 많은 불자들이 찾아와서 향불을 피우고 기도를 드리며

불전함에 보시를 하는 모습들이 이어진다.

 

 

 비좁은 암자의 종각옆에

이제 막 가을빛으로 치장한 나무 한 그루가 고혹적인 미소를 보내고...

 

 뒷켠으로 돌아드니

쌀이 나왔다는 구멍이 뚫려 있고...

 

 

 아차산 일대에는 이런 고구려시대의 보루들이 많이 눈에 띄는데

지금은 모두 정비중이라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오른쪽 윗편으로 워커힐의 모습도 보인다.

 

 대체적으로 암반으로 이루어진 등산로는

그런데로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어서 친근감을 주었다.

 

 정비중이니 출입을 자제해 달라는 당국의 요구에도

이렇게 들어가 앉아서 아무렇지 않게 구경하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여기가 제3보루가 있었던 곳으로 아차산 정상부분이란다.

 

 

 

 

 

 

 용마산으로 오르면서 뒤돌아 본

아차산 제4보루 정비현장..

 용마산이 조금 더 높아서 인지

가을빛이 더욱 완연하다.

 

 

 용마산 정상에 붐비는 사람들 ~

 

 내가 걸어 왔던 길이 아득히 멀리 느껴지고

가을빛이 더욱 깊어진 모습이

부모님께 마지막 인사를 하는 시집가는 처녀 같다.

 

 

 

 

 

 

 용마산역 쪽으로 내려가는 길에 ...

낙엽의 반란이 시작되려는 듯.

 

이제 지독한 가을의 몸살을 앓는 사람들이

가을 길가에서 외로움을 토해낼 것이다.

 

어쩜 자신을 이 외로운 낙엽에 투영시키면서

자신도 이 낙엽이 되어 바람에 날려가는

외로우면서도 낭만적이기도 한 꿈에 젖을 것이다...

 

 

                                                                                                                                                  중곡동 부근 아파트

 

 용마산 제7보루 앞에서

한 여인이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용마산 폭포공원을 내려다 보며

오랜 시간 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있는 가을 여인...

 

확실히 가을은 사색의 계절인가 보다.

혼자 있으면 깊은 침잠의 세계로 빠져들기 십상인 계절...

 

그것은 퇴색해 버린 초목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묘한 질문의 시간이기도 한 때문이리라.

 

*나는 튼실한 열매를 맺고 이제 퇴색하여 옷을 벗습니다.

   님들은 무엇을 하셨나요?

   님들의 시간도 멀지 않았습니다.

   올 한 해라는 매듭을 잘 맺으셨는지요?

   한해 한해의 열매가 모여 모든 날들의 열매가 되는 것이니까요...*

 

 

 

 

 

 용마산 폭포공원

 

 

 물줄기가 보이지 않는 폭포공원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시민들...

 

 깊고 가파른 절벽 아래에 멋진 공원을 조성해 놓아서

많은 시민들이 찾는 휴식공간이 된 폭포공원..

 

  이제 여름철새들이 떠나 갔네요.

떠나기 싫어도 아쉬움을 뒤로하고

수많은 어려움이 놓여 있어도 떠나야하는 숙명이니

어쩔 수 없겠죠.

 

그 먼 길을 가는 동안

그들의 많은 권속들이

그들 곁을 영영 떠나고 말거예요.

또 많은 그의 동료들이 부상을 입거나 낙오가 되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숙명이며

자연의 질서이니 거스를 수 없나봐요.

 

거기에 비하면 우리는 정말 행복하네요.

오체투지 보다 더 어려운

숙명적인 여정이 주어지지 않아서지요.

 

여름철새들은 떠나 가도

겨울철새들은 다시 돌아 와요.

 

비록 그 숫자는 점점 줄어들고

때로는 조류인플렌자를 전염시킨다하여

마구잡이로 떼죽임을 당한다 해도

거부할 수 없는 슬픈 운명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지 않고 찾아 와요.

 

우리는 비록 대양을 건느는 철새는 아닐지라도

거센 바람앞에 몸을 깊숙히 숙여야만 하는 풀잎이네요.

 

자연의 질서는 바람에게 칼을 주면서

좋은 일에만 쓰라 일렀건만

바람은 자기 길 가운데 꼿꼿히 버티고 서 있는 풀잎을 보면

사정없이 베어버리고 지나가네요.

 

그래서 많은 풀잎들은 속으로만 옹알이를 하면서

바람이 불어 오기도 전에

미리 머리를 깊히 수그리고 누워버리네요.

 

한 바람이 지나가면 또 다른 바람이 불어 오고

때로는 바다 건너에서 불어 오기도하고

또 때로는 산 넘고 강 건너에서 불어 오기도하지만

많은 날들은 거의 한 울타리 안에서 생겨난 바람이네요.

 

그 바람들이 오는 날에는

우리는 철새들 보다 더 아픈 여정을 걸어야 한데요.

 

그래도 우리 풀잎들은 믿어요.

어느 날 엔가는

부드럽고 상냥한 바람이 불어 와서

그 섬세한 칼로 예쁜 놀이개도 만들어 주고

맛있는 요리도 만들어 줄 것을 .....

 

그럴 때면

그 칼은 눈먼 장님의 손을 떠나

이미 모든 풀잎들의 아픔을 겪어 온

사랑의 마음에 따라 춤을 추리니

 

모든 슬픔과 위험을 잠재울 수 있으리라 믿어요...

 

이 가을 밤의 평화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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